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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

혼자가 하나가 되는 정원

by hada



하늘은 단풍을 보라 하고

단풍은 하늘을 보라 한다


파란 하늘 같던 사내가

알록달록 꿈 많던 새댁이

쭉정이 휜 몸을 맞대고

상수리를 돌로 깨고 있다

공원 너럭바위에 앉아


청사과 같은 젊음이 있었던가

삶을 깨고 퍼내고서야

소란이 그치고

맑아졌다, 파랗게

여름을 바치고서야

영혼의 고향이다, 빨갛고 노랗게


하늘이

나무가

가까스로 절정에 다다랐을 때

휩쓸려온 세월

만추다


저만치 가을이

단풍이라는 깜빡이를 켜고

황급히 시간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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