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주도하는 미래

⑦블랙박스 사회: AI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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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차들에서 우리는 AI가 가진 양면성을 살펴보았다. 오늘은 조금 더 근본적인 이야기, 즉 AI가 내놓은 놀라운 결과물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블랙박스(Black Box)』 문제를 이야기해 보자. 이것은 AI를 의심하자는 것이 아니라 AI를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 때문이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AI가 전문의보다 먼저 희귀 암을 발견해내는 놀라운 사례들이 보고된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인류에게 축복과도 같은 기술이다. 하지만 현장의 의사들은 그 AI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이 이미지의 어느 부분을 보고 암이라고 판단했니?” 이 질문은 AI를 못 믿어서가 아니다. AI가 발견한 단서를 의사가 이해해야만, 확신을 가지고 수술을 집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의 딥러닝 AI는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한다. 수억 개의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직관적인 판단력을 갖게 되었지만, 정작 그 결론에 도달한 논리적 과정은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다.


과거의 소프트웨어는 인간이 설계한 규칙(if-then)대로 움직였기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반면 지금의 AI는 스스로 학습하며 인간이 이해하기 힘든 자신만의 복잡한 신경망을 구축한다. 성능은 비약적으로 좋아졌지만, 속을 알 수 없는 ‘블랙박스’가 되어버린 셈이다.


필자가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공존’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대출 승인, 채용 면접, 심지어 법적 판결 같은 사회의 중요한 결정들을 AI와 분담하게 될 것이다. 이때 AI가 “당신은 대출이 불가능합니다”라고 말할 때 단순히 “데이터가 그렇다네요”라고 통보받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납득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유를 알 수 있어야 결과에 승복할 수 있고, 만약 오류가 있다면 바로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납득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AI의 결정은, 아무리 결과가 좋아도 우리 마음속의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투명하지 않은 지능은 도구가 아니라 ‘주술’에 가깝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AI 기술은 ‘얼마나 똑똑한가’를 넘어 ‘얼마나 잘 설명하는가’로 경쟁하게 될 것이다. AI가 복잡한 데이터의 미로를 지나 어떻게 그 결론에 도달했는지 우리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줄 때(XAI), 비로소 인간과 AI 사이의 진정한 ‘신뢰 계약’이 맺어질 수 있을 것이다.


▶김영기 위고컴퍼니 대표이사


*[AI가 주도하는 미래] 8회차 주제는 ‘AI의 결정, 누가 책임지는가’입니다.


출처 : E동아(https://edu.donga.com) 김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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