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

by 주로 독자


밤새 창을 열어두고 잤다

물소리가 시원하게 가슴을 쓸었다

고무신을 자박이며 비온 산사를 거니노라니

산사가 벼루가 되고 나무와 흙이 먹이된다

먹가는 손길은 정수리를 잡고 가만가만 간다

고달팠던 고백과 한숨

달뜬 날들은 반동 한번에 산산이 날리니

가지만 남거들랑 잘했다 등을 한번 쓸어주어라

빗방울 맺힌 매꽃이 참 그 때의 내음새려니

생각없이 오래오래 먹을 갈아야하는 이유

온통 향그러우니

비도 그치지 아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