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밤

방관자

by 박나킨


밤은 늘 같은 소리로 시작한다.

웅, 웅_ 냉장고.

똑딱, 똑딱_ 시계.


불을 껐는데도, 방 안은 여전히 밝았다.

어둠 속에 눈이 더 환해졌다.

환영들이 들락거렸다.


언니가 물었다.

"왜, 그때 날 잡지 않았어?"


아빠가 물었다.

"왜, 그때 날 밀었니?"


나는 대답했다.

"몰라. 그냥 그랬어."

그들은 그렇게 사라졌다.

내일 또다시 돌아왔다.


엄마는 옆방에서 뒤척인다.

소리는 없는데, 그림자가 움직인다.

무표정한 얼굴이 어둠 속에서 선명하다.

눈을 감아도 지워지지 않는다.


나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린다.

귀를 막는다.

그런데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분명히 아무도 걷지 않는데,

계속 누군가 걸어 다닌다.

나인지, 아빠인지, 언니인지 모른다.


밤은 끝나지 않는다.

시계 초침이 계속 움직이지만, 밤의 시간은 움직이지 않는다.

창밖이 희어져도, 여전히 밤 같다.


나는 눈을 감는다.

다시 열어본다.

또 밤이다.


밤이 오고, 또 밤이 온다.

끝나지 않는다.

나는 그 안에 있다.

아직도, 방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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