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주사위 두 개를 동시에 던져서 나온 눈의 합이 5인 경우의 수는 모두 몇 개인가? - 중2 수학
새로운 이웃이 이사 올 모양이다.
엘리베이터에 '특 올수리'라고 불리는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가 예정되어 있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최신기술의 새시가 들어간 집은 얼마나 따뜻할까?' 9년 전 이사 올 당시 930만 원뿐인 인테리어 예산으로 31평 아파트를 손보느라 최대한 발품을 팔았지만 턱없이 춥고 소박한 우리 집의 불편함이 떠오르며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사기간: 2/4 ~ 3/1,
공사장소 : 우리 집 바로 아래층.
아파트의 공사소음은 벽을 타고 라인 전체를 통과하기 때문에 어느 집이라도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만 바로 아래층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1월 10일에 시작한 아이들 겨울방학의 절반에 가까운 기간이다.
아이들은 늦잠자기 글렀다며 달가워하지 않는다.
'방학 동안 11시까지 늦잠 자는 거 아주 꼴 보기 힘들었는데 잘됐구나'
'내 휴식도 물 건너갔군' 엄마는 양가적 마음이 혼재한다.
소음강도가 중, 강 인 날짜에 두 아이는 도시락을 챙겨서 도서관에 가는 것으로 합의했다. 가서 공부를 하던지(1) 엄마눈을 피해 딴짓의 자유를 누리던지(2)는 아이들이 선택할 일이다.
9일 동안이나 늦잠을 반납하며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갈 아이들 얼굴에는 화장실 문 뒤에 숨어있다가 퇴근한 아빠를 왁 하고 놀래키는 개구장이의 설레임이 담겨있다. 너희는 후자를 택했구나? 말은 꼭 입으로만 하는 게 아니란다.
공사전날 아이들 도시락 재료들을 손질하고 있는데 '딩동' 초인종이 울린다.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아래층에 이사 올 입주민입니다."
"아래층으로 이사오 실 분이 제 어머니이신데요, 공사 때문에 불편을 드릴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내가 꼭 음료수를 얻어먹어서가 아니고오!
아들이라는 분은 참으로 훈훈하고 번듯하게 보였다. 왠지 아들을 그렇게 키운 어르신도 인자한 인상을 지닌 고운 분일 것 같다는 상상으로 이어졌다.
아들이 음료수를 들고 우리 집에 방문하기 전에도 이렇게 생각했느냐고?
대단히 날카로운 질문이다.
솔직하게 대답하자면 인터넷에서 본 멋진 인테리어가 된 집은 상상했지만 누가 살지는 궁금해하지 않았다.
2022년 발표된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주택’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전체 주택 중에서 64%가 아파트에 해당한다. 이 중에 15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는 약 68.2%를 차지한다고 한다. (2023년 8월 22일 부동산 114)
올해로 25년 차 아파트에 살고 있는 나와 비슷한 주거형태를 가진 사람의 비율은 43% 정도라고 볼 수 있다. ( 0.64 * 0.682 * 100= 약 43.6% )
계산의 편의를 위해 50%, 즉 인구의 절반 정도는 나와 비슷한 주거사정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중 아래층에 새로 오신 분이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하거나(25%), 하지 않을(25%) 확률.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분 중에서 이 정도의 인사를 할 줄 아는 이웃을 만나거나(12.5%), 그렇지 않을(12.5%) 확률.
세상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할 아름계산법이지만
이와 같은 이유로 살아가며 맞이하는 관계에서 안정감과 친밀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상을 100번 중 10번 정도의 확률로 만나게 된다면 오차범위 내 평균 수준의 인복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나이와 성별 조건을 반영하면,
지금 우리 옆에서 부드러운 눈 맞춤을 해주는 상대에게 우리의 만남에 대한 벅차오르는 확률을 계산하기전에 미소로 반응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생각을 이쯤 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언니! 우리 뒷집에서 경계석 위에 말도 없이 자기네 화단을 만들었어.
그건 공동물건인데 이래도 되는 거야??"
*경계석 : 필지가 붙어있는 형태의 타운하우스에서 앞집과 뒷집의 경계가 되는 폭이 약 15~20cm인 대리석
"응~ 원래 맘이 맞는 이웃을 만날 확률 자체가 낮어~~ 그게 현실이야~~~"
"뭐라고?????"
삼재를 살아가는 오늘의 생각_8)
경우 境遇
1. 사리나 도리.
2. 놓여 있는 조건이나 놓이게 된 형편이나 사정.
43살의 내가 바라본 예전의 나도 경우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미래의 내가 바라 볼 지금의 나도 경우 없는 경우가 있겠죠?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경우 없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서로 너그럽게 바라볼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