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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에서 사자로의 삶은 어떨까?

자유를 얻어내고 의무에 대해서조차도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가?

by 이열하


1. 인용문구


니체는 정신의 발전 단계를 낙타, 사자, 어린아이의 시기로 구분했다. 낙타의 시기는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수행하는 단계이고, 사자의 시기는 그 의무를 부정해도 되는, 그리하여 새로운 창조를 목표로 진정한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시기이다.
- <곁에 두고 읽는 니체> 사이토타카시지음 -


2. 그 문장이 시가 되어 내게로 왔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가?


나를 이름 짓는 그것들을 내려놓고

오늘은 그냥 나로 살고 싶다

오롯이 나로 살고 싶다.

내 마음이 원하는 곳에 내 몸이 있고

내 열정 있는 곳에 내 육체가 머물고 싶다.


내 어깨 위에서 짓누르는 그 이름들

그저! 잠시만 내려놓고

그리스인 조르바가 말한 초록빛돌을

찾으며 살고 싶다.


엄마니까 강한 척

딸이니까 효도하는 척

아내니까 정숙한 부인인척

선생님이니까 도덕적 인척

친구니까 다 이해하는 척

그렇지 않은데 척하는 것을

잠시만 멈추고 싶다.


단 한순간이라도

바람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자유로운 영혼 따라 살아가고 싶다

거추장스러운 거 다 벗어던지고

맨발로 살갗 그 자체의 감각으로

이 세계 속으로 걸어가고 싶다.


3. 문장의 깨달음

사자의 정신은 오랜 시간 짊어져 왔던 '해야만 하는 것'이라는 의무와 속박을 깨부수고, '나는 ~하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선언하며 자유를 쟁취하는 혁명적인 단계라고 한다. 직장생활도 20년 이상, 결혼도 거의 20년쯤 되고 보니 수많은 의무와 책임감 속에 살아온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에서 기존의 가치, 기존의 관습, 기존의 규범, 기존의 관계를 부정하고 새로운 세계와 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길이 험난 할지라도 니체가 말한 것처럼 풍파를 벗 삼아 내 지금의 삶을 살고 싶다. '무슨 일을 막론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라는 니체의 말이 차라리 더 두렵다. 나를 둘러싼 관계를 내려놓고 내가 동경하는 것을 향해 끝없이 가고 싶다. 잠시만 그동안의 삶의 자리를 멈추고 1년만이라도 아니 6개월, 그것도 안된다면 한 달 만이라도 그렇게 살고 싶다.

직장에서, 또 가정에서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길을 걸어왔으면 한 번은 다른 길도 걸을 수 있는 기회가 합법적으로 주어지면 좋겠다. 안 되는 건가? 나만 너무 자유분방한 건가?


4.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여러분께서는 니체가 말하는 인간의 정신세계에서 어떤 길 위에 발자취를 남기고 싶으신가요?

- 름히 인내와 순종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막을 걷는 낙타 - 스스로 자유를 쟁취하는 용맹스런 사자

- 모든 편견과 싸움 내려놓고 모든것을 '놀이'로 받아들이는 어린아이

이 세가지 길에서 어떤 길을 걷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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