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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영혼을 위한 시 쓰기

by 이열하


[에필로그]


무식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 입니까?

당신에게 떨리는 마음은 있나요?

당신은 촛불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시인은 무지를 인식하는, 떨리는 마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흔들리는 촛불에도 감동 받는 사람입니다.


내가 말하는 무식이란 바로 다른 사람의 유식이 나에게 들어오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나의 인생, 나의 경험에서 오로지 나만 알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은 유식한 사람이 아니라 무식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말로 자신의 시를 씁니다. 분별력이 너무 좋으면 안 됩니다.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가지고는 곤란합니다. 가령, 촛불을 보고서도 그냥 저것은 촛불이다. 뜨겁다. 손으로 잡으면 절대로 안된다. 그렇게만 생각하면 시인이 아닙니다. 오히려 예쁘다, 만지고 싶다, 먹어 보고 싶다, 그렇게 생각해야만 시인입니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무식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나태주 <영혼을 위한 시 쓰기> 중에서 -


저는 무식한 사람인 것 같아요.

떨리는 마음도 있어요.

저는 촛불을 보면 촛불의 심지가 나라면 어떨까?

따뜻한 촛불이 나를 감싸주었으면 좋겠다! 는 생각도 했어요.


그러면 시인으로서 감성이 있는 것일까요?

시 쓰기는 저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시'는 제게 홀로 지새우는 밤을 채우는 언어들이었고, 잃어버린 저의 감각을 채워주는 행위 테라피였습니다.


브런치에서 시인님들의 시를 보며 많은 울림과 깨달음도 있었어요. 시에서 만큼은 어리석은 수작을 부릴수 없구나 진솔한 민낯이어야 하는구나

시는 공명! 울려야 하는거구나 내 감정안에서 갇히면 안되는거구나 독자의 마음으로 함께 느껴야 하는구나

민들레 홀씨처럼 시어들이 여기저기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야 하는구나 더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장착해야 하는구나 생각을 했어요


나태주 시인이 쓴 <영혼을 위한 시 쓰기>를 읽으며 제 영혼을 좀 더 가다듬고 [그 문장이 시가 되어 내게로 왔다] 1탄은 10화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함께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나는 유독 떨림이 강한 사람입니다. 아니, 떨림이 많은 사람입니다. 좋은 것과 싫은 것에 지나칠 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지요. -중략- 하지만 말입니다. 이 떨림이, 이 떨리는 마음이 나로 하여금 80살이 되어도 여전히 시를 쓰는 사람으로 남아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나태주 시인이 말한 것처럼 50이 넘어도 80이 넘어도 떨리는 마음으로 시와 소통하며 시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시를 통해 제 마음의 등불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 마음의 꺼진 등불도 다시 타오르게 하고 싶습니다.


내가 산 인생만이 나의 인생입니다.



"영혼의 깊은 울림을 시어로 길어 올리는 사색의 시간을 가진 뒤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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