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오기 Dec 08. 2023

전직을 고민하는 딸애 친구에게

물리치료사하는 큰 딸 친구가 진로 상담을 의뢰해 왔다.

 결혼으로 여러 가지 분주한 시기에, 큰 애 친구의 진로상담 의뢰를 받았다.


절친이라 실물은 한두 번 봤지만 대화를 5분 이상 나눠 본 적이 없는 아이다.

키가 유난히 고 웃는 모습이 예뻐 인상 깊게 각인됐던 친구다.

잠시 봤지만 조카며느리 삼고 싶어 딸애더러 '결혼 안 한 사촌오빠 소개 해 줘라'했더니,

친구가 사촌오빠보다 키가 더 크다나 뭐라나? '여자가 크면 안 냐' 하고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더니 

어느새 양쪽 다 남자 친구. 여자 친구가 생겼다.


 그런 딸애 친구가 며칠 전 진로에 대해 나에게 상담받고 싶다고 딸애를 통해 시간이 가능한 지 연락이 왔다.

지금 시기가 여러 가지 복잡다단한 시기지만 친구엄마한테 상담받고 싶다는 딸애 친구가 적극 적여 보여 마다할 수 없었다. 


 우리 딸이 나를 뭐라고 얘기했길래 이런 부탁을 다 받았을까 알아보니 평소 문헌정보 쪽이나 인문학 쪽에 관심이 있었는데 집안 형편 때문에 보건계열로 진학했다고 한다.


현재 물리치료사를 7년 정도 해서 돈도 좀 벌었지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물리치료 일을 하다 보니 체력이 많이 소진되어 여기저기 아픈 모양이다.

그래도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는 딸 친구에게 무턱대고 전직을 하라고 할 수도 없고

내 분야 쪽이 전망도 마냥 밝다고만 볼 수 없어 고민이다.


우선은 건강도 안 좋고, 새로운 길을 가고 싶은 심정 같아 잠시 쉬어 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할까 싶기도 하다.

일을 놓는 게 아니라 하고픈 분야를 좀 알아보고, 전직에 국한하지 말고 인문학 강좌나 글쓰기강좌 등을 들어 보는 걸 권하고 싶다.


사실 오늘 딸애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분야 일의 특성과 장. 단점을 들려줄 계획이다.


7년 동안 해온 일을 놓는다는 게 막상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아니. 요즘은 평균적으로 대여섯 번 직업이나 직장을 바꾼다니 

정말 전직을 하거나 새로운 분야로 도전할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물리치료사는 잠시 쉬어도 금방 쥐업이 가능한 전문분야라 기회는 많을 것 같다.


당장 2~30분 후면 딸애 친구를 만난다.

이럴 경우 어떤 조언을 해 주면 좋을지?

늦었지만 나도 조언을 구하고 싶다.


부랴부랴 준비한 사서 관련 사이트와 관련 평생교육원 정보 등을 정리해 인쇄해 왔다.

내가 준비한 자료와 나의 진심이 딸 친구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딸이라면?

'그냥 다녀!'라고 단호하게 말하거나

'힘들면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 올래' 했으려나?

오십이 훌쩍 넘은 나도 늘 직업, 진로는 고민이다.

인생 2막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싶어서. 

진로선택은 어찌 보면 평생 숙제인 것 같다.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지만

어제오늘 잠시 물리치료사와 사서에 대해 조사하고 고민해 본다.

그러고 보니 내 직장은 변화가 있었지만 직업은 일관성이 있었던 것 같다.


같은 계열을 더 공부해서 보건계열 교육자가 되어도 좋을 것 같은데~~

 내 생각이겠지~


다 본인 생각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뭐든 딸애 친구가 덜 힘들고

좀 더 행복한 일을 찾았으면 좋겠다.

오늘 나는 멘토가 아니라 이야기를 들어주는 입장이 되는 게 좋을 것 같다,


들어주자.

들어주자.


다짐을 한다

이제 거의 목적지다.



내가 준비한 사서관련 간단자료와 딸 친구가 준 메모와 더치커피~~



딸애 친구는 생각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주도적이고

긍정적이고

소명감이 갖고 일하는 청년이었다.


무엇을 선택하든 잘 해낼 소양이 보이던...


나는 딸애 친구가 궁금해하는 사서의 일과 교육기관. 양성기관을 안내해 주었고

뭐든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 전에 하던 일들이 도움이 될 거라고 이야기해 줬다.

일테면 보건 쪽 공부와 경력이 훗날 의학전문도서관 주제사서로 연결된다거나

병원도서관 쪽으로 연계될 수도 있는 거라고.


딸애 친구는 당장 급한 것 같지는 않았다.

단, 겨울이 모집시기라 현직에 있는 분의 자문을 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진로를 탐색하고 친구엄마까지 보고자 하는 청년이라면

뭐를 하든 잘 해낼 거라 믿는다. 

난 단지 이야기를 들어주고 뭐든 해낼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만 실어 주었다.


방황하고 고민하는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더니...


사실 나도 아직도 아프고 여전히 성장 중이다.

딸들과 함께~~





이전 09화 오이지와 오목골삼총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