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우면 지는 건가?
시골에 살다 보니 차로 이동할 동선이 많다.
어딘가 지나가는 길에 화단 가득 금계국이 한창 펴서 너무 예뻤다.
우리 집 금계국은 아직 몽우리도 안 생긴 것 같은데 어쩜 저렇게 잘 피었을까? 누군가 관리해 주는 곳도 아니고 그저 야생의 언덕인데 하며 부러워했다.
그게 딱 1주일 전의 일이다.
흐드러지게 핀 우리 집 금계국의 물결에 슬쩍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래 시내는 여기보다 따뜻할 텐데 미안하다.
너네는 산속에 있다는 걸 내가 잠시 망각했다.
1주일 안에 다 제 몫으로 피어날 텐데 그걸 못 기다렸다. 부러워하고 아쉬워했다.
아마 우리 집이 1주일 늦게 개화했으니 지는 것도 좀 더 오래 걸릴 텐데 이른 개화를 부러워한 나는 진 것인가? 아님 부러워는 하였으나 우리 집 금계국이 더 오래 개화할 것이니 결과적으로는 이긴 것인가?
어떤 누구도 시비건 적이 없는데 나 혼자 부러워하고 시기하고 북 치고 장구를 너무 쳤다.
미안하다 금계국!
글을 적으며 꽃말을 배웠다. 항상 즐거운! 이보다 더 적합할 수 없다.
먼저 피든 늦게 피든 너는 늘 즐겁구나. 나도 내 속도대로 늘 즐거우려고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