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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노래 Oct 11. 2021

사랑의 역사 #1

그림과 글

ipaddrawing


굳이 기억을 헤집어내어 언제부터 말을 끊기 시작했는지를 떠올릴 필요는 없었다. 사소한 것들은 쌓일만큼 쌓였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지긋지긋했기 때문이다. 사소한 수많은 것들을 정리할 방법이 없어서 거대한 혹은 거대했던 사건을 종결시키는 일은 멍청한 일이지만,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때로는 손가락 끝을 건드리는 통증이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날이 있으니까. 사소함과 거대함이 서로 투닥거리다가 거대함을 죽여버리는 어이없는 일이 지극히 당연하게 일어나는 사랑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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