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처럼 Jul 24. 2023

<4> 치유의 힘은 상처 속에 있다

“상처에 의해 정신이 성장하고 새 힘이 솟는다.”

-프리드리히 니체(독일 출신 철학자)의 좌우명


인생을 살면서 상처 없는 사람이 있을까? 상처는 숙명이다. 크고 작음의 차이일 뿐 모든 사람에게 상처가 있기 마련이다.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성공하거나 행복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말 못 할 상처를 안고 사는 경우가 많다.  


‘망치’를 들고 20세기를 연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상처’라는 단어가 포함된 문장을 자기 좌우명으로 삼았다. “상처에 의해 정신이 성장하고 새 힘이 솟는다.” 1888년, 44세 때 출간한 ‘우상의 황혼’ 서문을 장식한 표현이다. 그는 죽는 날까지 이 문장을 무척 좋아했다.


그는 왜 상처라는 단어를 좌우명에 썼을까? 자기 자신이 평소 상처를 많이 받았기에 그것을 극복해야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라 짐작된다. 실제로 니체의 청춘은 상처투성이였다. 5세 때 목사였던 아버지를 잃는 바람에 외가에서 눈칫밥을 먹어야 했고, 어린 시절 학교에선 시종 외톨이 신세였다.


또 대학시절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 나갔다가 이질과 디프테리아를 견디지 못해 제대해야 했으며, 38세 땐 지성과 미모를 갖춘 여성 루 살로메한테 첫눈에 반해 사랑을 고백하고 청혼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극심한 편두통과 고도 근시는 그를 평생 괴롭혔다.


니체는 운 좋게도 24세 젊은 나이에 스위스 바젤 대학 고전문헌학 교수가 되었으나 건강 악화로 35세 때 그만두어야 했다. 이후 그는 이탈리아 북부와 프랑스 남부 지방에서 요양하며 저술에 몰두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비롯한 대부분의 명저는 교수 은퇴 이후 성과물이다.


니체는 저술활동 과정에서도 정신적 상처를 많이 입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칸트, 루소 등 유럽 지성의 대들보에다 가차 없이 망치질을 해댔으니 당대 학자들의 비판과 비난이 컸던 것은 당연지사. 전통적 형이상학을 마땅히 파괴해야 할 우상으로 규정하고 거침없이 자기주장을 펼쳤던 니체. 그의 목소리는 근현대 철학사를 새로 써야 할 정도로 위대한 것이었다. 신은 죽었다, 초인, 영원회귀, 아모르파티…


니체는 허무주의 철학자지만 그 자신 허무주의자는 아니다. 상처 입은 사람이 그 상태로 머물면 안 된다고 했다. 누구나 상처를 경험함으로써 자신의 정신이 성장하고 생의 활력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상처 속에서 치유의 힘을 발견하라는 주문이다. 


니체는 고통에 대한 처방은 고통이라고 했다. 고통이 몰아칠 때 움츠러들지 말고 정면으로 대응하라는 뜻이다. 남들이 겪고 있는 불행이라면 자청해서라도 직접 겪어보라는 메시지다. 밤이 되어야 별을 볼 수 있듯이 불행을 경험해 봐야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의 이런 주장은 주체적인 삶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타인의 잣대, 타인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애쓰기보다 자기 운명을 사랑하고, 그것을 통해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처나 고통은 큰 힘들이지 않고도 극복할 수 있다. 


상처를 하루빨리 아물게 하는 데는 긍정 마인드가 상책이다. 니체는 웃으라고 주문했다.


“오늘 가장 잘 웃는 자가 최후에도 웃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3> 고난 뒤엔 반드시 성공이 손짓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