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처럼 May 05. 2021

2-14 남과 비교하면 불행해진다

필연적으로 시기, 질투심 생겨. 어렵겠지만‘무디타’실천해야

<시기, 질투에 대한 명언>


*시기심은 살아있는 자에게서 자라다 죽을 때 멈춘다.(오비디우스)

*질투는 휴일이 없다. 질투는 가장 사악하고 비열한 감정이다. 이는 악마의 속성이다.(프랜시스 베이컨)

*평온한 마음은 몸의 생명이고 질투는 뼈의 염증이다.(구약성경)

*질투심 많은 사람은 이웃 사람들이 살이 찔 때 마르게 된다.(호라티우스)

*시기와 질투는 언제나 남을 쏘려다가 자신을 쏜다.(맹자)


<생각 나눔>


 시기, 질투는 영성이 뛰어난 수도사도 피할 수 없다는 얘기가 있다. 나이 지긋한 수도사가 수련을 위해 사막에서 금식기도를 하고 있었다. 마귀는 기도를 중단시키고자 산해진미를 먹어보라고 꼬셨지만 그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미인계도 소용이 없었으며, 극도의 공포감을 조성하는데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약이 바짝 오른 마귀는 최후 수단으로 수도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말이야, 오늘 교구 인사에서 당신 동생이 주교가 되었다고 하네.” 그러자 수도사는 벌떡 일어서며 “진짜야? 말도 안 되는 인사”라며 고함을 질렀다고 한다.  


시기, 질투심은 인간의 본성에 속한다.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는 죽어야 시기심이 멈춘다고 했고, 철학자 베이컨은 질투에 휴일이 없다고 했으니 말이다. 성경에서도 형 가인의 동생 아벨 살해 사건을 비롯해 시기, 질투 장면이 무수히 등장한다. 하느님도 질투한다고 했으니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시기, 질투는 잘만 활용하면 성장, 발전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 시기심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이기겠다는 열정을 갖는다면 당연히 장려할 일이다. 석가모니는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스승을 만나면 스승을 죽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천재 시인 기형도가 남긴 ‘질투는 나의 힘’이란 시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우리가 단순히 시기심을 갖는다고 해서 크게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는 없다. 심리학에선 누구에게나 남의 불행이나 고통에 기쁨을 느끼는 감정이 있다고 진단한다. 독일어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가 그것이다. 미국 소설가 고어 비달은 “친구가 성공할 때마다 나는 조금씩 죽는다”라고 고백했다. ‘사촌이 논 사면 배 아프다’ 거나 ‘배가 고픈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아픈 것은 참기 어렵다’는 우리 속담도 이와 다르지 않다.


문제는 그 정도가 심해 남이 잘되는 것을 공연히 미워한 나머지 그를 끌어내리려고 모함하거나 치졸한 방법으로 음모를 꾸미는 경우다. 이럴 경우 건강했던 인간관계가 깨지고 자기 주변을 피폐하게 한다. 베이컨을 비롯한 철학자들이 시기, 질투심을 이구동성으로 사악하고, 비열하고, 추악하고, 반사회적인 감정이라고 규정한 이유 아닐까. 


그런데 시기, 질투심이 자기와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 잘 생긴다는 것은 안타깝고도 부끄러운 일이다. 위에 소개한 악마의 수도사 유혹 얘기나 가인의 아벨 살해 사건이 이를 설명해준다. ‘거지는 거지를 시기하고 시인은 시인을 시기한다’는 그리스 서사시인 헤시오도스의 표현은 절묘하다.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시기, 질투심을 경계해야 하는 더 큰 이유는 그 대상인 남보다 자기 자신을 더 크게 망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시기심이 생겨 남을 해치고자 음모를 꾸미다 오히려 자신이 낭패를 보는 사례를 우리는 자주 본다. 그리스 신화에 ‘시기는 자신의 화살로 자살하는 행위다”라는 말이 나온다. 호라티우스와 맹자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이럴진대 시기, 질투심은 ‘마음 챙김’ 노력으로 제거하는 것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좋다. 그 지름길은 잘되는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가급적 갖지 않는 것 아닐까 싶다.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비교는 기쁨을 훔쳐가는 도둑”이라고 했다.


이런 마음 갖기 쉽지 않다. 상당한 수양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래도 타인의 행복에 기쁨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 불교의 ‘무디타(Mudita)’가 바로 그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