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불면증

한 소년의 마법으로 밤을 지새우다.

by 단음

[PART 1] 어느날, 클래식

2. 불면증



그 여름, 피아노 앞에 앉은 한 소년이

클래식의 문을 열었다.


18세에 불과한 나이에,

어떻게 이런 무대들을 남길 수 있을까.

콩쿠르에서의 연주부터, 어린 시절 무대까지, 나는 하나하나 반복해 들으며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동시에 생각했다.

18세였기에— 그의 어린 시절 무대들이 고화질로 남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덕분에 나는, 언제든 유튜브를 열어 그 연주들을 선명하게 다시 들을 수 있었다.


그의 연주를 듣다보니,

다른 피아니스트들의 연주가 궁금해졌다.

같은 곡을 다른 연주자들이 어떻게 풀어냈는지 비교하며 감상하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다른 연주도 찾아 들었다.


나는 점차 더 많은 연주자들의 연주에 감동하고,

다른 악기들의 매력에도 빠져들었다.


좋아하는 연주들이 하나둘 늘어가면서,

클래식은 점점 내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그렇게 클래식의 세계를 헤매고 있을 때면,

문득 궁금해졌다.


‘이 많은 연주들 중, 왜 유독

그의 연주만이 나를 클래식으로 이끌었을까?’


그 특별함을 알고 싶어

그의 연주를 다시 돌려보고, 또 돌려봤다.


하지만 결국—

또 다시 감탄할 뿐이었다.


밤마다 홀린 듯,

작은 화면 너머 클래식을 되풀이했고

종종 울컥했다.


클래식은 그저 자려고 듣는 음악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불면증을 선물했다.


그 여름,

밤을 지새웠지만

낮엔 웃고 다녔다.


이상하게도, 좋았다.




글을 쓰며 되돌아보니
3년 전 여름, 클래식에 빠져들던 설렘이 다시 떠오릅니다.

혹시 여러분에게도,
밤새도록 반복해 듣게 만든 곡이 있나요?

곡 이름만 가볍게 나눠주셔도 좋아요.
누군가에게 울림을 준 곡이라면,
저에게도 또 다른 울림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 이후, 다시 나를 밤새우게 만든 또 하나의 연주

[아름다운 목요일] F. Liszt Années de pèlerinage, 2nd Year "Italie", S.161 (출처: '금호아트홀' 공식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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