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기억

- 이브의 섬 8화

by 금희

“입원해서 치료를 받는 게 좋을 듯합니다.”

“아니, 도대체 몇 번째 입원인데. 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지고 있는데…”

“원장님, 이번엔 입원은 좀 어려울 것 같아요. 돈도 돈이지만, 기약 없이 입원만 반복하는 건… 약을 좀 바꿔보면 어떨까요?”

나는 그림자처럼 부모의 손에 이끌려 병원에 들어섰다.
고개를 떨군 채, 멍한 눈으로 진료실을 바라봤다.
정신과의 진료는 몸을 치료하는 병원과는 달랐다.
무슨 말을 해도 결론은 정해져 있는 듯했고,
마음속을 들춰내려는 탐색은 결국 부모의 한탄으로 마무리되곤 했다.

진료를 마치고 나온 손에 한 달치 약봉지가 들려 있었다.
나는 무심하게 그것을 흔들며 병원 언덕길을 걸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금희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일상에서 잊혀진 작은 이야기들을 글로 옮기고 있습니다. 소리 없던 시간들을 글로 마주하는 여정을 시작해봅니다.

150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14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7화경리의 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