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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gle Oct 12. 2022

03. 이대론 못살겠다, 용돈 이상의 삶


 50만 원으로 한 달을 살긴 살았으나 이렇게 친구와의 번개까지 두근거리며 항상 만날 수는 없었다. 직장 생활하고 친구들도 적당히 만나며 사회생활도 해야 했고, 집에만 있어도 돈이 드는 세상이었다. 출퇴근하며 유튜브를 열심히 검색했다. '부업하는 방법' '용돈 외 수익 얻기' 등등 유튜브는 참 친절했다. 네이버 애드포스트, 쿠팡 제휴 마케팅, 스마트 스토어, pdf전차책 만들어서 팔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었고 뭐라도 해야 했다. 블로그에서도 알려주는 여러 가지 생활 속에서 소소하게 얻을 수 있는 소득들이 있었다.

 

 내가 과거에 자주 했던 말이 있다. 누가 블로그를 한다고 하면 '참 대단하다. 나는 귀찮아서 그런 거 못해. 그냥 돈 내고 사고 말지.'

그런 건 부지런한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건 줄 알았다.
하지만 생계 앞에서는 장사가 없었다.


 나에게 주어진 용돈과 남편과 한 우리의 예산에 대한 약속을 지키며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에 귀찮음 따위는 고이 접어둬야 했다.


 검색해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부터 바로바로 하기로 했다. 간단한 어플 설치부터 이벤트 신청, 중고 판매까지 핸드폰만 갖고도 생활 속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야금야금 앱테크들을 할 수 있었다. 할 수 있는 선에서 나만의 N잡을 시작했다.



 1. 앱테크

    -캐시 워크: 하루에 만보를 걸으면 100원씩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어플을 찾았다. 이렇게 모은 100원씩은 문화상품권이나 커피, 편의점 등 기프티콘으로 바꿀 수 있었다. 출퇴근길에 지하철을 이용하고 저녁에 간단히 걸으면 만보가 충족됐다. 이렇게 하루에 100원씩 모을 수 있었고 참 별거 아닌 100원이지만 한 달 2000~3000원씩 기프티콘 한 장이라도 버는 게 어디인가! 게다가 이렇게 한 달을 만보를 걸어서 커피 한잔 살 수 있다는 사실은 병소 쓰게 되는 커피, 편의점 한두 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해 줬다.

 

    -설문조사(오베이): 어플에 가입하고 설문을 응시하면 작게는 50원~크게는 500원씩 주는 설문조사 어플이 있다. 이 마일리지도 모아서 문화상품권이나 기프티콘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어플 알람이 떴을 때 클릭해서 할 수 있어서 간편하게 1분~5분 정도 투자해서 할 수 있다. 한 달 정도 해봤는데 2000원 정도 금액이 모였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걷는 어플이나 설문조사 어플 등 '디지털폐지줍기'라고도 불리는 앱테크들이 있었고 그중에 가장 내키는 것으로 골라서 시작해봤다. 이 앱테크는 한 달에 2천 원, 3천 원 수준이지만 더 큰 소득은 내가 쓰는 2천 원, 3천 원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한 달을 매일 꼬박 만보를 걸어야 스타벅스도 아닌 이디야 아메리카노 한잔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은 달랑 3천 원의 소비조차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2. 많은 이벤트와 경품에 참여하기

 옛날엔 연회비가 20만 원인 현대카드 레드카드를 2년이나 쓴 적이 있다. 연회비가 20만 원이지만 항공, 호텔 등에서 쓸 수 있는 혜택이 20만 원이 넘는다는 이유로 그 비싼 연회비의 카드를 쓰고 매달 혜택을 충족할 한도를 맞추기 위해 열심히 썼다. 빨간색의 카드를 긁을때마다 소비를 한다는 기분이 참 좋았다. 매달 긁고 또 긁었다. 그렇게 시작해서 어느새 내 지갑에 현대, 삼성, 신한, 국민, 농협, BC카드 등 각각의 혜택에 맞춰서 온갖 신용카드들이 들어있었다.

 생각보다 잊은 게 있다. 각 카드사별로 온갖 이벤트들이 있다는 것! 과거엔 광고성 문자라고 생각해서 무시했던 이벤트 문자와 알림들이 알고 보니 추가적인 마케팅 동의가 필요 없어도 응모할 수 있는 이벤트였다. 작으면 바나나 우유부터 크면 상품권까지 최대한 응모하고 응모했다. 작디작은 바나나 우유 기프티콘 한 장이지만 아주 소중하다.

 통신사에서 주는 혜택들도 알뜰하게 챙긴다. 통신사에서 주는 상시 편의점 할인은 몇 백원이라도 할인율이 10%기 때문에 꼭 챙기고,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도 반드시 챙긴다. 치킨, 피자, 커피할인은 특정한 날들이나 특별한 주 동안 50%씩 할인해준다. 치킨은 매일 먹고 싶기때문에 할인 쿠폰 주는 날 먹으면 그 날이 먹고 싶은 날이다. 맥주 두캔 가격 정도는 아낄 수 있다.

 하루는 회사에서 팀장님이 직원들이 하도 아이디어를 안내자 20만 원 상품권을 걸고 아이디어 취합 공모전을 팀 내에서 열었다. 20만 원이 뭐야 2만 원이어도 난 열정을 불태울 각오가 되었기에 열심히 찾아 제출했고, 14만 원을 벌 수 있었다! 얏호


3. 당근 마켓 중고 거래하기

 집에 오랫동안 안 쓴 옷, 신발들은 물론이고 안 쓰는 화장품, 새 제품들을 팔았다. 나에게 있으면 옷장에 처박혀 쓰지도 못하는 것들 당근 마켓으로 열심히 내다 파니 옷장 정리도 되고, 이렇게 입지도 쓰지도 않을 거 잠시의 충동으로 그 비싼걸 왜 샀을까 하는 반성도 된다. 다음 소비에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하게 되고 집에도 공간이 생기니 일석이조다.   


4. 블로그 시작하기

 직장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부수입을 얻기 어려우나, 추가 소득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가장 쉽게 해 볼 만한 것이 블로그였다. 블로그는 내가 정말 그런 건 부지런한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한 건데, 마침 결혼 준비로 바쁜 날들이 끝난 결혼 후 삶에서 딱히 할 것도 없었다. 유부녀가 되자 친구들도 놀자고 하지도 않고. 블로그 글쓰기를 한번 시작해봤다.


이렇게 내 용돈 50만 원 이상의 삶을 살려고 야금야금 뭔갈 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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