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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n Profiler Feb 28. 2017

ANGELS CUP COFFEE

#2424 #2427 #2426 #2422


로스터 썰 


먼저 엔젤스 컵 커피는 하나의 로스터리가 아니다. 유명 로스터리에만 좀 더 우호적인 시선이 가고, 좋은 커피콩을 취급하지만 조명받지 못하는 작은 규모의 마이크로 로스터리 발굴을 위해서 좀 더 색다른 서비스를 시작한 편집샵의 개념으로 생각을 하면 된다. 보통은 커피 원두를 사면 이 커피 로스터에 대한 이름, 원두 정보가 적혀 있지만 이 곳에서 원두를 구매하면 원두 패키징에 아무런 정보가 없고, 숫자만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원두 정보가 기입된 카드가 동봉되어 있다. 원두를 마셔보고 그 커피가 궁금하다면 원두 봉투에 적힌 숫자와 맞는 카드의 뒷면을 확인하면 그 커피에 대한 세세한 정보가 있다. 블라인드 테스트라고 생각하면 되고, 이는 곧 맛으로만 평가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엔젤스 컵 앱도 있다. 앱에서는 엔젤스 컵에서 발송한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리뷰와 로스터 마스터의 리뷰도 볼 수 있다. 편집샵은 커피 애호가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테지만, 이렇게 블라인드 테스트해볼 수 있는 점과 구매자들을 위한 앱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건 정말 재미있는 발상이다.




원두 정보 


#2424  - noble coffee roaster

Colombian 'La Palmita'


Producer: Luis Alberto Tique
Region: Planadas, Tolima
Variety: Caturra & bourbon
Process: Washed, then sun-dried

Aroma: Jasmine, caramel
Flavor: Cherry, pineapple
Body: Soft, juicy
Finish: Coconut, cane juice


#2427 - airship coffee roaster

BURUNDI - GISHUBI NATURAL


origin: Long Miles Coffee Project, Burundi 

variety: Bourbon 
processing: natural 
altitude: 1960m 
tasting notes: WATERMELON HARD CANDY  - JUICY CRANBERRY  - VANILLA 


#2426- Case Coffee Roaster

Ethiopia - Sidamo, Deri 


origin: ethopia - sidamo, deri kocha 

processing : washed

elevation : 1800-200 masl 

flavors : oolong tea , kiwi 


#2422 - copper horse coffee roaster

Ethiopia - Sidamo, Geribicho Killa 


origin: ethiopia - sidamo, geribicho killa 

processing : natural 

elevation : 1900 masl 

flavors : cherry , grape , cream cheese , chocolate 


4종의 커피는 82g 정도 개별 포장되어 있으며, 검은 포장에 숫자만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숫자가 표시된 카드의 뒷면에는 해당 커피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다. 



커피 썰 

 

#2424

제일 먼저 개봉한 커피를 마셔보고 에티오피아 계열의 아프리카는 아닌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잔을 마셔보고도 중남미 계열인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고, 마지막 커피를 마시며 이 커피의 정보가 표시된 카드를 열어보았다. 일단 아프리카 계열이 아니었으며, 콜롬비아였다. 아몬드와 코코아 계열의 너티 한 단맛과 산미보다는 설탕이 조금 덜 들어간 식어버린 코코아 차를 마시는 기분이었다. 이 커피는 식어도 맛있었다. 노블 커피에서 다시 재구매할 의사가 있을 만큼 괜찮았다.


#2427 

아 이번 커피는 내추럴의 향이 느껴졌다. 에티오피아의 느낌이 강하게 왔었다. 내 취향은 좀 더 로스팅 정도가 약했으면 하는데 조금 더 로스팅 포인트가 뒤쪽에 있었다. 산미가 있기는 하나 단맛을 잡아주는 느낌 정도로만 있다. 하지만 자극적이긴 하나 일반적인 에티오피아만큼 산미가 화사하거나 강렬하지 않다. 내 기억 속의 에티오피아 내추럴이면 여기서 산미가 좀 더 받쳐줘야 하는데... 그래서 마지막 잔을 추출하면서 카드 뒷면을 오픈했다

부룬디 내추럴이다. 에티오피아라고 확신했는데 묘하게 맞추는 재미가 있었다. 컵 노트에는 워터멜론이라고 적혀 있지만 내추럴 특유의 향미와 단맛 베이스에 산미는 살짝 잡아주는 정도만 있었다.  


#2426 

이번 커피는 정보가 적힌 카드의 뒤편을 오픈하기 전에 이것이 에티오피아 커피인 것은 맞췄다. 이것이 시다모 인지는 몰랐지만 조금 과한 산미와 단맛의 비율이 괜찮았다. 농익은 과일의 단맛이 아니라 산미에 비해 단맛이 조금은 부족하다.  


#2422 

엔젤스 컵 커피와  비슷한 날짜에 주문한 커피가 이 커피를 개봉할 때쯤 맛의 피크가 많이 내려가서 이 커피도 시간이 지나서 맛이 좀 내려갔겠구나 예상했다. 마지막 남은 봉지를 가위로 자르고 브루잉을 내려봤다. 어라? 이게 한 달이 지난 커피가 맞는가? 이 향미는 무엇이지? 이런 커피를 왜 마지막에서야 뜯었지? 제일 맛있는 것은 제일 먼저 먹어야 하는데! 아 그런 아쉬움이 바로 든다. 분명히 내추럴 프로세싱인데 내추럴 특유의 향미가 보다는 단맛이 강한 케냐의 느낌이 강했다. 베리류의 산미가 있지만 강력한 단맛이 에티오피아 커피에서 나타나는 산미를 지배한다. 치즈 케이크가 맛있는 커피집에서 치즈케이크와 아메리카노 한잔 주문한 뒤 케이크를 한입 베어 먹고, 커피 한 모금을 입에 머금은 기분이다. 너무 달달하고 맛있고 너무 조합이 잘 맞는다. 이 커피는 또 마시고 싶다.


앤젤스 컵 커피에서 블랙박스를 처음 주문해봤다. 정말 맛있고, 깜짝 놀랄만한 커피도 있었고, 그저 그런 커피도 있었다. 항상 다 좋을 순 없으며, 소비자에 취향과 추출 환경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도 여러 편집샵이나 판매점이 있으나 블라인드 테스트 같은 류의 커피는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내각 직접 고르지 않아도 알아서 좋은 로스터와 좋은 커피를 찾아서 이렇게 보내주는 패키지는 추천할만하다고 생각이 된다. 



Bean Profiler에서 사용된 모든 사진은 해당 로스터리의 homepage, facebook, instagram에서 발췌하여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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