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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숙진 Aug 12. 2024

영어 낭독과 필사하기 좋은 글이 모인 곳

"책은 책장 속에 고이 모실 것이 아니라 자꾸만 말로 꺼내 보아야 한다. 입술로 소리 내어 책에 대해 말하면, 책을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내용에 더 잘 몰입하고 오래 기억한다. 책이 삶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온다. 삶으로 들어온 책은 나를 구성하는 생각 세포가 되어 결국에는 글로 표현된다."



김선영 작가의 저서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에 나오는 글이다.


꾸준한 필사를 통해 글쓰기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작가가 4년 동안 직접 필사하며 모은 1천 이상의 30개를 추려 만든 책이다. 


필사에 활용한 문장유명 작가의 작품에서 각각 발췌한 것이다. 단순히 필사글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이 담긴 책과 작가를 소개하고, 이를 필사한 김선영 작가의 경험과 생각까지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거의 들어맞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내 글을 읽는 대신 이 책을 구해 곧바로 필사를 시작하면 딱이다. 


다만, 위 책은 한글 필사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나의 글과 다르다. 책에서 인용한 문장도 국내 작가의 작품에서 발췌한 것, 해외 작가의 번역본까지 모두 한국어로 되어 있다. 한글 필사에 관심 있는 이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필사를 한동안 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관심을 두지 않는 나로서도 상당히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내가 필사를 그만둔 건, 독서 방식을 종이책에서 오디오북으로 바꾼 시기와 거의 맞물린다. 노안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평소 독서량도 많은 데다 번역가로 일하면서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문서 비교 작업과 검색을 하다 보니 눈이 쉽게 피로해져서다. 


하루 10~15분 정도면 충분한 필사 작업이 눈에 큰 부담을 준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이 즈음 책 낭독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만두었다. 무엇보다, 내가 심한 악필이라는 점도 필사에 큰 애착을 가지지 못하게 했다. 글쓰기 공부에 손글씨 따위가 뭐 그리 중요하냐 반문하는 이도 있겠지만, 학창 시절 심각한 수준의 악필로 낙인찍힌 나로서는 글쓰기만 나오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필사 모임을 가지는 회원들끼리 각자의 글을 사진으로 찍어 인증하는 걸 보니 내 필체는 도저히 그런 자리에 낄만한 존재가 아니다 싶었다.


필사할 생각도 없으면서 필사에 대한 가르침을 담은 책을 읽은 이유는, 필사하기 좋은 글이라면 낭독하기에도 충분하다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위 책은 필사를 떠나 글쓰기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이라면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 충실히 담겨 있다. 


특히, 첫머리에 인용한 글을 보라. 나처럼 필사가 귀찮은 사람이라면 낭독을 해서라도 좋을 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 부추기고 있지 않은가.


영어공부를 할 때도 낭독과 필사를 추천한다. 영어든 한국어든, 언어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수시로 읽고 쓰면서 내 것으로 활용하는 노력을 해야 하기에. 


그럼, 영어로 필사와 낭독을 할 때 활용하기 좋은 문장이 모인 곳을 찾아가 보자.






이 외에도 상당히 많은 웹사이트가 있으므로 


Book Quotes


혹은


Literary Quotes 


등의 문구로 검색해 보자.


인용한 글의 수는 대부분 50에서 100개 사이이며, 이 또한 각기 다른 작품에서 발췌한 것이다. 동일한 인용문이 다른 웹사이트에서 나오기도 하는데 그만큼 널리 회자되는 문장이라 할 수 있다. 인용할 책을 고른 기준이나 장르, 책이 나온 시대 범위가 웹사이트마다 다르기에,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자신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 눈으로 읽고 손으로 쓰고 입으로 소리 내며, 또 영어공부까지 겸하는 독서라면, 전통적인 독서 방식에서 추천하는 책과는 거리가 멀 수 있다.


한국어 글쓰기 훈련을 위해 필사와 낭독을 하듯, 영어로 된 글을 노트에 따라 적거나 낭독하며 영어공부를 해보자. 모르는 단어와 숙어가 저절로 익혀진다. 노래를 부르거나 시를 읊는 듯 운율이 담기고 매끄럽게 이어지는 문장을 직접 영작하는 비법도 배울 수 있다.


그런데, 웹사이트에 제시된 문장을 하나씩 읽고 적다 보면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남는다. 


작가가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주인공이 왜 이렇게 외쳤을까? 


이런 의문이 드는 이유는 단순하다. 책 속 문장은 읽었지만 책 전체를 읽은 건 아니기에 짧은 글에 담긴 저자의 깊은 뜻을 파악하기 힘들어서다. 


매일 각기 다른 작품에 속한 글을 하나씩 골라 필사나 낭독을 하며 영어 어휘력과 문장력을 기르는 일에 치중하고 싶다면 굳이 해당 책을 찾아 읽지 않아도 목적 달성에 충분하다. 


하지만, 주어진 문장을 읽다가 책 속 내용이나 저자의 생각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다면 해당 문장이 담긴 책을 구해 읽어 보자. 책에서 발췌한 일부 문장을 쓰고 읽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감동을 얻을 수 있다. 


나의 경우, 오디오북으로 듣다가 '이건 낭독거리다' 싶은 책을 발견하면 다시 전자책으로 구해 처음부터 읽는 방식으로 낭독을 하고 있다. 


다양한 작품에서 발췌한 짧을 글을 여럿 활용하거나 한 작품을 통째로 활용하거나 어느 방법이 영어공부에 더 유익하다 판단하기는 힘들다. 필사와 낭독, 더 나아가 영어공부의 관점이 달라질 뿐이다.


책 한 권에서 발췌할 수 있는 핵심 문장이 어찌 하나로만 축약될 수 있겠는가.


나처럼 읽은 뒤 감동받았던 책을 필사하거나 낭독하는 방식으로 다시 읽을 수도 있지만, 책 전체를 모두 필사하거나 낭독하기는 부담스럽다. 대신, 해당 책에서 발췌한 몇 개 문장으로 필사와 낭독을 해보는 방식을 고려해 보자. 책을 읽고 시간이 지난 뒤에도, 이렇게 모아둔 발췌문을 참조하면 예전에 읽었던 내용이 새록새록 되살아나고 감동의 물결이 일어난다.


그럼, 이번에는 여러 책에서 발췌한 인용문이 아닌 특정 책에서 발췌한 여러 인용문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찾아가 보자.





독자가 뽑은 책의 대표 문장을 모아 놓은 웹사이트인데, 사실 이건 위 웹사이트의 일부 기능에 불과하고, 이 외에도 유익한 기능이 상당히 많다. 브런치에서 내가 책 소개 글을 적을 때도 또 개인적으로 읽을 책을 고를 때도 활용하는 웹사이트다. 


이 웹사이트 외에도 '책 영어 제목'과 'quotes'라는 단어를 함께 넣어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이처럼 책 인용문을 모아 놓은 사이트가 수두룩하게 나온다. 책 제목이 너무 짧거나 다른 검색어와 혼동할 가능성이 있는 제목이라면 저자 이름을 추가하면 된다.


가령, 프랭크 허버트의 소설 <듄>에서 뽑은 인용문을 찾는다면


Dune by Frank Herbert Quotes


이렇게 입력하면 된다.


커버 이미지: Photo by Chivalry Creativ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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