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참여 방법:
1. 제 브런치를 방문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2. 사전에 공지하는 책을 미리 구해 읽습니다.
3. 책을 읽고 독후감이나 간단한 의견을 작성한 뒤, 해당 책 제목으로 발행되는 제 브런치 글에 댓글로 달거나 이메일 ( beansj@daum.net )로 보내주세요. *
* 독후감이나 줄거리, 요약도 되고, '좋더라', '그저 그렇더라' 혹은 단순히 '다 읽었다' 등 짤막한 글이어도 됩니다. 책 리뷰를 쓰는 분이라면 자신의 브런치 글로 발행하셔도 됩니다 (멤버에게 소개해주시길).
* 영어, 한국어 모두 가능합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선에서 제가 해당 언어로 답변하겠습니다.
4. 의견을 낼 시간이 없다면 제 브런치 글만 읽어도 됩니다. 이왕이면 '좋아요'까지 눌러주면, 멤버들이 열심히 활동하는구나 싶어 힘이 날 것 같네요.
5. 책을 늦게 읽었다고요?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언제든 3이나 4의 방식으로 참여하면 됩니다.
이번에 읽은 책: 조지 버나드 쇼 <피그말리온>
The weak may not be admired and hero-worshipped; but they are by no means disliked or shunned; and they never seem to have the least difficulty in marrying people who are too good for them. They may fail in emergencies; but life is not one long emergency: it is mostly a string of situations for which no exceptional strength is needed, and with which even rather weak people can cope if they have a stronger partner to help them out.
<마이 페어 레이디>라는 제목의 영화와 뮤지컬로 더 유명한 희곡 <피그말리온>입니다.
거리에서 사람들이 주고받는 언어를 관찰하며 이들의 발음과 억양을 연구하는 음성학자인 히긴스가, 거센 런던 사투리를 쓰는 일라이자를 제자로 맞아들이면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번듯한 상점에서 귀부인을 상대하며 꽃을 팔겠다는 목표를 가진 일라이자가 히긴스를 찾아와 발음 교정을 받으며 세련된 여성으로 변신합니다.
평범한 영화나 뮤지컬이었다면 두 남녀가 옥신각신하다 사랑에 빠지고 말아야 할 텐데 버나드 쇼는 그런 평범한 결론은 거부하였습니다.
또한, 여주인공은 돈도 많고 능력도 뛰어난 히긴스 대신 재산도 경제력도 없는 프레디를 남편감으로 선택합니다. 자신을 진정 사랑할 줄 아는 남자라는 사실 때문이죠.
위 글은, 실제 무대에 올려지는 내용이 아닌, 저자가 후속 편으로 작품에 덧붙인 글입니다.
일라이자가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고민하고 히긴스와 갈등하면서 극이 마무리되지만, 후속 편에서는 상점을 경영하고 이에 필요한 지식을 쌓기 위해 교육을 받는 등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당찬 여성이 있다면 프레디처럼 나약한 남성도 있기 마련인데, 위 인용문이 바로 이런 상황을 설명합니다. 작품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전형적인 영웅과는 거리가 먼 나약한 존재라 하더라도 자신만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고 삶을 영위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입니다. 일라이자 같은 강한 배우자의 도움이 필요할 뿐이죠.
영문 출처: Pygmalion by George Bernard Shaw
What does the title of this play suggest?
Pygmalion is a sculptor in Greek mythology. He creates a statue of a beautiful woman and falls in love with her.
In this play, Higgins teaches Eliza phonetics and manners for the Cockney-speaker to be more ladylike. Egged on by his friend's bet, he takes her to an ambassador’s garden party to test if she passes off as a duchess.
As Pygmalion sculpts a statue of a perfect woman out of ivory in the mythology, Higgins turns a common flower girl into an elegantly-speaking and well-mannered girl.
Unlike the mythology AND unlike the film version, the professor in the play does not fall in love with his own creature. Nor did Eliza!
이 작품의 제목인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만든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는 그리스신화 속 인물입니다.
신화에서 피그말리온이 투박한 상아를 정성스럽게 다듬어 아름다운 여성 갈라테이아로 탄생시키듯, 연극 속 히긴스는 거리에서 꽃을 팔며 상스러운 말을 해대는 일라이자를 우아한 숙녀로 교육시킵니다.
친구와의 내기를 통해 일라이자를 대사관 파티에 데려가 공작부인으로 소개하는 일에도 성공하죠.
그런데, 신화 속 이야기와는 달리, 또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와도 다르게, 원작에서는 두 남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지 않습니다. 이건 저자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일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이 우여곡절 끝에 신분 격차를 극복하고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지금껏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에서 흔하게 활용하는 소재죠. 뻔한 결론임에도 영화와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이야기 전개입니다.
작품의 결말을 바꿔달라는 관객과 제작사의 요청을 거부한 저자가 그 이유를 속편에 담고 있습니다.
Why does Higgins agree to educate Eliza?
Watching common people and taking notes of their ordinary conversations as part of his profession, Higgins is intrigued by Eliza's bold request to teach her to be a proper lady. Pickering encourages him with a bet to accept her as his pupil and take her to the ambassador's garden party for a test.
거리에서 꽃을 팔며 겨우 생계를 이어가는 형편이지만 언젠가는 번듯한 상점에서 일하는 것이 꿈인 일라이자가 히긴스 교수에게 나타나 당돌한 제안을 합니다.
천박한 발음 때문에 점잖은 고객을 상대하는 상점 운영의 꿈을 이루지 못하다가, 우연히 만난 히긴스가 사람들의 발음을 교정해 준다는 소리를 듣게 되어서죠.
언어와 행동까지 제멋대로라 가르치기 상당히 까다로워 보이는 일라이자를 선뜻 제자로 받아들일 정도로 도전하고픈 욕구가 생겼나 봅니다. 옆에 있던 친구 피커링마저 내기를 하며 부추기니 더더욱 나서지 않을 수 없습니다.
Have you heard about a 'problem play'? If so, do you think Pygmalion is a problem play?
The problem play is type of a drama that features social issues and gets characters deal with the matter on stage. The audience and readers think for themselves to find solutions to the problem, rather than having the author directly provide one.
Shakespeare, Henrik Inbsen, and George Bernard Shaw are among many playwrights who were famous for problem plays.
Major problems in <Pygmalion> are two. One is faced by Eliza who was a poor flower girl and whose only dream was to work in a flower shop. After being educated, however, she doesn't know what to do with herself.
You can hear her frustration from the following lines:
"What am I fit for? What have you left me fit for? Where am I to go? What am I to do? What’s to become of me?"
Higgins suggests Eliza marry some gentleman or she can start the florist’s shop which was her original goal for education.
Eliza's father, Alfred Doolittle, is having a problem too. He has been enjoying his penniless and burden-free life. Finding himself suddenly rich, the father doesn't know what to do with his fortune. He loses his freedom after joining 'the middle-class'. He even feels obliged to marry the woman he has relationship with.
문제극 (Problem play)이란 화제가 되는 사회 문제를 소재로 삼는 작품으로, 등장인물들 사이의 주요 갈등 요인이 됩니다.
셰익스피어와 헨릭 입센, 조지 버나드 쇼까지 문제극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피그말리온에서는 두 명의 등장인물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정체성 문제를 겪지요.
하나는, 히긴스로부터 교육을 받은 일라이자가 자신의 앞날을 걱정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습니다. 빈민층에서 태어나 꽃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던 여성이 세련된 발음과 우아한 태도를 지니도록 교육을 받고는 오히려 갈등을 겪지요. 거리에서 방황하던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고 그렇다고 달라진 발음과 겉모습만으로 상류층에 진입할 수 없는 현실에 괴로워합니다.
다른 문제는, 일라이자의 아버지인 알프레드 둘리틀에게 나타납니다. 거액의 상속을 받고서 갑작스럽게 빈민층에서 상류층으로 상승하면서 그 또한 정체성에 혼란을 겪습니다. 청소 일을 하며 가난하게 살아도,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삶에 만족하며 살던 사람이죠. 그런데, 부자가 되어 상류층 사회에 진입하면서 너무나 많은 걸림돌에 부딪힙니다. 사귀던 여성과 내키지 않지만 결혼도 해야 하고요.
Why do you think this play is divided not just into separate acts but also added with preface and sequel?
The print version of this play is unusual as it starts with a preface that is not performed on stage. The playwright points out in the preface that English spellings are so absurd that people find it difficult to pronounce.
Maybe this is another problem that the author intended to present.
Shaw also reveals how his play was written against the views from the critics who say plays should never be didactic.
Meanwhile, the sequel of this play was written when so many audiences and even critics had demanded that the play should end with Higgins falling in love with Eliza and the two getting married.
The author wrote the additional part to explain what happens to the characters after the play ends. He also defends his original story that the two main characters cannot get married.
총 5막으로 구성된 희곡 작품인데 특이하게도 본문 앞뒤로 서문과 속편이 나옵니다. Preface와 Sequel. 전형적인 희곡의 구성 요소는 아니기에 정확한 명칭을 찾기 힘들어 제가 임의로 옮겨 본 용어입니다.
서문은, 실제 무대에서는 소개되지 않는 내용으로, 작품을 집필하게 된 배경을 저자가 설명합니다.
속편은, <피그말리온>이 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면서 저자가 나중에 추가한 부분입니다. 남녀 두 주인공이 결혼하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바꾸어 달라는 관객의 요구를 거절해야만 하는 이유를 담고 있죠.
<인형의 집>으로 유명한 헨릭 입센의 영향을 받은 버나드 쇼는 페미니즘과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일라이자가 세련된 여성으로 변모하면서 자신에게 도움을 준 히긴스와 사랑에 빠진다는 단순한 결론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책임질 줄 아는 여성이 되도록 하는 것이 저자의 의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일라이자는, 자신을 제자와 실험 대상 그 이상으로는 보지 않는 데다 무례하기까지 한 히긴스 대신 프레디를 남편으로 선택하죠. 가진 재산도 없고 경제력도 부족하지만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이니까요.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소극적인 삶을 강요받던 시대의 여성상과는 거리가 멉니다. 신데렐라를 꿈꾸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작품이 주류를 이루는 시대에서 본다면 상당히 앞서 간 작품이죠.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읽으셨나요? 시간이 더 필요한 분은 나중에 참여하셔도 됩니다.
다음에 읽을 책: 이디스 워튼 <에단 프롬>
구텐베르크 + 킨들 + 유튜브 + 오더블
모두 있으니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세요. 저작권이 소멸된 책이라 전자책 형태로 구한다면 무료거나 아주 저렴합니다. 물론, 종이책을 이미 구했다면 그걸 읽어도 됩니다.
검색 용어:
Ethan Frome by Edith Wharton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책 구하는 방법은 아래 브런치 글에서 참조하세요.
3주 뒤에 만나요.
커버 이미지: coll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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