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은 사실 속이 닮았다.

엄마 - 할머니 - 나 닮은 사람들

by 곰곰

나와 우리 엄마는 얼굴 빼고 다 닮았다. 밖보다 속이 꼭 닮았다.

우리 엄마는 살짝 고현정을 닮았다. 나는 어릴 때 별명이 개그맨 김경진 이윤석 가수 김산 등이었다.

물론 나는 여자다. 어디서 주워왔냐는 농담은 익숙했다. 엄마와 내 마음이 돌아가는 방식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붕어빵이네! 했을 텐데 말이다.


사실 이걸 깨달은 지는 얼마 안됐다. 엄마랑 나는 붕어빵이고 할머니는 음 잉어빵 정도로 우리 셋은 서로 똑 닮았다. 서로 지긋지긋해하다가도 사랑하고 이해한다. (자주 서로 이해 못 함) 우리가 속이 같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됬냐고?


우리는 일단 둘 다 못한다 병에 걸렸다. 우리 엄마는 일을 그만두고 하고 싶었던 공부들을 한다.

공부는 좀 어때? 물으면 팔자눈썹과 함께 대답은 엄마 너무 못해, 엄마 글이 꼴찌야 엄마는 바보 천치인가 봐. 한다.

가끔 그런 엄마를 달래도 보고 그래 엄마 바보다 놀려도 본다.


그러면서 나를 본다. 회사 에서 나는 항상 무섭다. 쪼글쪼글 못하는 나를 들킬까 봐, 이렇게 못하는 나를 누가 크게 말할까 봐. 아니! 너 이렇게 하는 거 다 틀렸어!! 하고 말이다. 옆에서 누가 잘하고 있어 말해줘도 들리지 않는다.


우리의 이 병은 어디서 온 걸까? 그 궁금증은 생각지 못한 데서 답을 찾았다. 할머니랑 엄마랑 남편이랑 나들이를 가는 중이었다. 눈이 많이 오는 날이었다.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하게 미술관에 도착하던 순간 남편은 물었다.

누구누구는 어떤 딸이었어요?

엄마가 어떤 대답을 했을까?


우리 누구누구는 다 적당히 잘하지. 좀만 더 노력하면 다 잘할 텐데 다 적당히 해.


이 말 한마디가 콕 마음에 박혔다. 그 말은 내게 익숙했다. 반복된 말 속에 우리 병의 원인이 보였다. 물론 엄마의 양육방식은 씨앗이고 흙이다. 그 위에 내가 자라면서 흡수한 다양한 하루들이 많다. 다양한 하루들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말에 빛이 바랬다. 너는 충분하지 못하다, 잘해도 더 노력해야해.


엄마에게 엄마, 그렇게 말고 우리 딸 다 잘한다고 말해주면 안 되냐,

엄마가 그렇게 말해서 난 항상 스스로 나무란다 -


그 말을 듣고 엄마는 울었다. 미술관에 도착하면 뭘하나. 집에 다시 가네 마네 울고 튿다가 다행히 할머니의 휠체어를 업고 밀어 다녀왔다. 훈훈한 겨울 날이었다.


다음 날 새벽 첫 비행기로 서울을 갈 예정이었다. 짐을 싸던 나를 엄마는 앉혔다. 엄마랑 나는 그날 밤 엄마가 왜 울었는지, 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는지 대화를 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닮았나의 답은 웃프게도 대물림이다. 엄마는 할머니에게 이런저런 다른 종류의 사랑을 받았어도 잘한다라는 칭찬을 받은 적이 없던 모양이다. 나이가 들면서 엄마는 우리 엄마는 왜 나보고 더 잘 되라는 말을 해준적이 없나 생각했다.


딸이 생긴 엄마는 잘한다는 칭찬 대신 잘하길 바라는 마음에 부족한 점을 먼저 말해주는 엄마가 되었다.

아주 속 시원한 답은 아니었지만 마음에 응어리가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꽉꽉 눌렀던 앙꼬가 톡 하고 터졌달까.


톡 터진 앙꼬를 여전히 같은 걸로 싸우고 서운해하며 채우고 있다. 예전에는 아 저 엄마 왜 저래!!!! 했다면 지금은 아 엄마 저렇게 생각해서 저런다!!! 악!!으로 바뀌었다.

keyword
금, 일 연재
이전 01화잉글리시 에게 영어 배우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