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업무를 줄여야 회사가 산다?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채용현장에서 느끼는 아쉬움(?)에 대해서 글을 씁니다.
채용은 곧 새로운 사람을 조직에 들이는 일입니다. 즉, 새로운 가족이 한 명 생기는 것과 다를 바가 없죠. 오히려 가족은 어떤 사람을 나의 가족으로 할지 선택(?)하기 불가능 하지만, 기업에서의 채용은 선발이라는 과정을 거쳐 가족으로 맞이하게 됩니다.
채용은 엄청난 투입이 발생하는 영역입니다. 조금 큰 규모의 스타트업이나 기업에서는 채용 전담 인력(In-house recruiter)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채용전문 사이트도 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 무료 이용이 가능합니다만, 제대로 된 채용공고를 하기 위해선 비용이 발생합니다. 직접적으로 적합한 인재를 찾아주는 써치펌도 있습니다. 써치펌과 일반 채용사이트의 중간지점인 합격/채용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도 존재합니다.
비용만 발생할까요? 채용 전담 인력을 운용하지 않는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주로 인사담당자가 채용업무를 겸하게 됩니다. 채용사이트에 공고를 게시하고 서류전형 및 면접전형을 실시하지요. 그런데 단순하게 자리에서 앉아서 혼자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지요. 끊임없이 내부, 외부의 사람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서류 및 면접심사를 위한 평가자 조율, 장소 조율, 지원자와의 시간 조율 등 거의 실시간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지원자가 한둘이 아니기에 그들을 모두 관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원자 관리(Applicant Track System)이란 영역이 새로운 사업아이템이 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리X, 나인하이X 등 전문 기업이 이러한 서비스를 운용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플렉X도 가세를 하였죠.
이처럼 많은 인력, 비용, 시간 투입이 발생하면 이것으로 끝날까요?
면접이 정말 중요한 과정이기에 기업의 주요 보직자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그들이 면접에 투입하는 시간은 계산하기 힘든 기업의 자원입니다. 기회비용 측면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인력, 비용, 시간 및 기회비용까지 투자하면서 인력을 선발하면 모두 종료되는 걸까요?
신규 인력이 조직에 적응하게 되는 온보딩 프로세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온보딩 기간에는 실무에 관여해서 밥값(?)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지요. 기업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투자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인력, 비용, 시간, 기회비용, 온보딩까지 하면 채용절차는 모두 종료되는 걸까요?
하나 더 남았습니다. 아주 큰 놈으로요. 바로 적합하지 못한 인재의 채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입니다. 서류, 면접 등 의 과정을 거쳤는데도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리스크가 현실이 된 사례는 이미 우리 주변에 많이 있어왔습니다.
이렇듯 채용에는 막대한 자원의 투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채용에 소요되는 투입에 대해서 얘기를 하냐고요? 엄청난 소모전인 채용업무를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채용에 들이는 노력의 10%만 기존 인원들에게 투입한다면, 퇴사자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HR의 주요 역할 중에 하나는 기업의 불필요한 투입을 사전에 방지하는 데 있습니다. 직원들이 조직을 이탈하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견디지 못할 정도가 되면 조직에 살려달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신호를 보낼 수 조차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신호를 사전에 감지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주어야 합니다.
대기업, 중견기업은 어렵겠지만, 일반적인 규모의 스타트업이라면 전 직원 모두가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알고 지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HR팀장이 전 직원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습니다. 평소 1:1 면담을 통해서 말이지요.
1:1 (One on One)의 중요성은 강조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뭔가 일이 생기기 전에 평소 꾸준한 1:1을 진행해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응하는 직원도 자연스럽게 뭔가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하는 "경영층과의 진솔한 대화"에서는 그 누구도 솔직하기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대화를 많이 그리고 자주 하다 보면 조직의 문제점, 특정인의 곤란함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혹 1:1은 문제가 생긴 이후에 심층적으로 해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시는 분도 보았습니다만, 소도 잃고 외양간도 무너지면, 외양간을 고친 들 아무런 소용도 없게 되겠지요. 업무의 특성상 그동안 많은 퇴사자분들과 나름 진솔한 대화를 해보았습니다. 과반이상은 미리 조치를 취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유였습니다.
채용은 HR의 중요한 업무분야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채용에 많은 노력이 투입되지 않도록 사전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