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통한 새로운 학습에 눈을 뜨다
퇴근 후 글쓰기가 저의 루틴이 되어가면서 하루하루 글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최초 생각한 주변 관찰을 통한 소재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대기업부터 중견/중소기업, 그리고 현재의 스타트업까지의 경험을 되살려 보면 각각의 특징 비교만 해도 상당히 많은 인사이트가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글쓰기 소재는 화수분이 아니었기에 조금씩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애초에 제가 학문적인 소양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현실에서 부딪치고 느끼는 소재들은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점점 소재 찾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대책이 필요하였습니다.
내가 가장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소재는 무엇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답을 얻었습니다.
바로 3년 동안 컨설턴트의 삶을 살면서 몰입했었던 주제, 리더십이었습니다.
애초부터 제가 리더십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기업시절 회사의 승진자 교육에서 접하였던 것이 전부였는데요, 저는 그 시간이 너무나도 재미있었습니다. 다들 비슷하시겠지만, 회사에서 시행하는 숙박교육은 낮에는 졸고 밤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끼리 모여 비밀스러운 술자리를 만드는 것에 익숙하지요. 그런 와중에도 강사님들이 전하는 내용들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기업강사라는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결국 저의 커리어를 전환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기업강사로서의 일은 잠시였습니다. 갑자기 회사에서 리더십개발팀장이라는 자리를 저에게 제안하였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강의장에서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갑자기 컨설턴트로 이루어진 팀의 팀장은 뭔가 방향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맨땅에 헤딩하는 것을 좋아하는 기질도 있었고,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컨설턴트의 일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덜컥 리더십개발팀장이라는 자리를 수락하였습니다. 그때의 선택이 저를 리더십이란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하였고 지금까지 제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금의 제가 있게 만들어준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지요.
리더십에 대해서 글을 쓰기로 결정하고 제가 가지고 있는 리더십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고 정리하였습니다. 소재들은 많았습니다. 제가 수도 없이 고객사를 만나면서 활용했었고, 많은 경쟁 PT에서 주장했던 것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리더십을 소재로 글을 쓸수록 이상함이 커졌습니다. 과거에 제가 알고 있던 리더십에 관한 지식은 정말로 책에 있던 내용들에 불과했었습니다. 제가 직접 글을 쓰다 보니 현실의 여러 상황과 결합이 되면서 저만의 지식이 되어감을 느꼈습니다. 타인이 작성한 내용을 읽고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과 그것들을 활용해서 글을 쓰는 것은 전혀 다른 세계였습니다. 저는 새롭게 리더십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석학의 글을 통해서가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서였습니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란 말이 있지요. 중국의 유명한 문필가가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실천해야 하는 것을 말씀한 내용인데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그동안 다독은 어느 정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저를 돌아보니 다작과 다상량은 전혀(?) 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인이 된 이제야 다작과 다상량을 통해서 새롭게 배우게 되었고, 그 배움은 다시 새로운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글쓰기의 왕도가 무엇인지 이제와서 알게되었습니다.
그저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때요, 참 쉽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