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올빼미형 인간이었습니다. 아침잠이 많기도 하지만, 조용한 밤에 뭔가 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밤을 지새우며 책을 읽는 것도 큰 행복이었습니다. 한때 게임이 빠졌을 때도 떠오르는 아침해를 바라보며 잠자리에 드는 것도 묘한 만족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저는 강제적으로 아침형 인간이 되었습니다. 아침형이라기보다는 새벽형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출근 시각은 다른 사람들보다는 언제나 빨랐기 때문입니다. 1편 ‘시작의 시작’에서 관련 상황에 대해서 이미 말씀을 드렸습니다. :-)
처음 글 쓰는 루틴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모두 퇴근한 뒤’였습니다. 퇴근한 뒤에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쓰고, 생각하는 것이었죠. 저의 생체리듬이나 취향과도 잘 맞았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큰 변화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거리와 환경이 모두 달라지게 되니 퇴근 후 혼자만의 글쓰기 루틴을 지켜나가기가 매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루틴을 지키지 못하게 되나 고민을 하다가 결론을 내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자.’
어찌 보면 저에게는 엄청난 변화였습니다. 강제적인 아침형 인간이었기에, 일찍 출근을 해도 생산적인 활동을 전혀 하지는 않았었습니다. 독서는 가끔 했었지만, 주로 IT정보나 제 관심위주의 커뮤니티 순례 등 주로 ‘마우스 산책’만 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에게 소중한 글쓰기 루틴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아침잠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때 저의 첫 직장에서의 사수셨던 그분의 목소리가 떠올랐습니다.
“방법 있냐? 방법 없으면 해야지!”
네, 그 말씀이 옳았습니다. 피할 방법이 없으면 일단 그냥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 일찍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목표는 6시 전에 집을 나서는 것이었죠. 아침루틴을 시작한 지 이제 4개월 정도 되는데요, 어느 정도는 저의 몸에 체화된 듯합니다. 오늘도 어둠을 뚫고 사무실에 와서 글쓰기와 사색을 즐기고 있습니다.
아침형 인간으로서의 좋은 점을 적어봅니다.
1. 작지만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성취 감 없이 하루하루 지내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고 하는 혼자만의 작은 성취감이 하루하루 쌓이면서 저도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해갔습니다. 그리고, 아침시간을 이용해서 글을 쓰게 되니,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쾌적한 출근길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찍 나오면 기본적으로 모든 대중교통수단에서 앉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옆사람과 붙어 앉지 않아도 되지요.. 사실 출근 때 앉지 못하고 서서에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피곤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잠을 포기하면 그만큼 편안하고 쾌적한 출근길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으로 즐기는 음악은 금상첨화입니다.
3. 건전한(?) 저녁시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평일에는 저녁약속을 잡지 않습니다. 잡게 되어도 ‘부어라! 마셔라!’가 되지 않습니다. 아침에 부담이 가지 않을 정도로만 즐기고 일찍 집에 들어오게 됩니다. 예전에는 술 없이 저녁시간을 보내기 힘들어서 매일같이 집술을 즐겼는데요, 지금은 맥주대신 탄산수를 즐기는 저녁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4. 피곤함이 누적되지 않습니다.
위 3번의 결과지요. 매일매일 술이 쌓일수록 피곤함도 같이 쌓이게 됩니다. 그러면 일주일을 피곤함에 끌려다니게 되죠.
5. 더 즐겁게 불금과 주말을 즐기게 됩니다.
평일의 건전한 생활에 대한 보답으로 불금과 주말에는 저에게 작은 셀프 보상을 합니다. 술을 마시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휴식을 하기 위해 술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사실 매일아침마다 조금 더 자고 나갈까 하는 유혹도 많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장점들을 생각하면 바로 일어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