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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용원 Apr 03. 2020

[삼국지강의(品三国)](2006) - 이중텐

'사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삼국지]를 '품평'하다.

'사실' '허구' 경계에서 [삼국지] '품평'하다.
- [삼국지강의(品三)](2006), 이중텐, 김성배/양휘웅 옮김, <김영사>, 2007.



"실제로 많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은  가지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정사' 기록된 얼굴로, 일반적으로 '역사상의 이미지'라고 부릅니다... 두번째는 소설과 희극을 포함한 문예 작품 속의 얼굴입니다. 우리들은 이것을 '문학상의 이미지'라고 부릅니다... 세번째는 일반 백성들이 주장하는 모습으로, 일반 민중들의 마음 속에 있는 얼굴입니다. 이것은 '민간의 이미지'라고 불리는데... 문학상의 이미지와 민간의 이미지의 형성도 역사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루쉰 선생이 말한 것처럼 ' 위에 원래 길이 없었는데,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면 길이 되는 '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의 이미지는 말하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면 가짜 이미지에서 진짜로 바뀔 수가 있습니다."
- 이중텐, [삼국지강의(品三)], <서문>

문학과 역사학 등을 접목하여 역사의 '대중화' 이끈 중국 인문학자 이중텐은 2006 중국 CCTV에서의 [삼국지강의] 통해 다시금 중국의 삼국지 '르네상스'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내용이야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의 '사실' '허구' 경계로 우리의 선택과 해석을 풀어내는 진부한 방식임에도, 기실 '르네상스' 핵심은 '혁신'이겠으나  모티브는 '고전적 진부함'이기 때문이다.


"[후한서] <허소전>에서는 '조조가 아직 벼슬을 하지 않았을 ,  공손한 말과 많은 예물로써 자신을 평가해주기를 구하였다. 허소는 그를 하찮게 여겨서 상대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에 조조가 빈틈을 노려 허소를 협박하자, 허소는 어쩔  없어서 "그대는 태평한 시대에는 간적, 혼란한 시대에는 영웅이  "이라고 말하였다. 조조는 매우 즐거워하며 떠났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그런데 [삼국연의]  배경을 삭제해 버립니다. 표현은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이라고  손성의 [이동잡어] 것을 가져옵니다... ''이냐 ''이냐의 여부는 조조의 주관적인 희망에 달린 것입니다."
- 이중텐, [삼국지강의(品三)], <1-2>

이중텐도 역시 '삼국지' 최대 '문제적 인물' 조조로부터 시작한다. 조조라는 인물의 '역사적 이미지' 또한 대부분 정사인 진수의 [삼국지] 배송지의 방대한 '주석' 바탕으로 한다. 한편으로 '문학적 이미지' 민간적 이미지' 그를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으로 전해왔는데, '난세'였던 삼국시대에는 '간사한 영웅'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정사' 범엽의 [후한서]에는 삼국시대 당시 최고의 '인물평론가' 허소의 입을 빌어 "태평한 시대(치세)에는 '간적', 혼란한 시대(난세)에는 '영웅'"이라 적고 있다.  점에 대해 배송지의 [삼국지 주석]에서는 '민간적 이미지' 택하고 있어 이중텐은 조조의 '역사적 이미지' 근거로  다른 '정사' [후한서] 언급한다.
이렇게 '사실' '허구' 사이의 경계도 명확하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럴 경우 조조의 '주관적 희망',  그는 과연 어떤 평가를 바랬을까 추측해   밖에 없다.
어차피 조조가 활약했던 당시는 '치세' 아닌 '난세'였으므로 결국 조조는 '영웅'이라는 평가를 받고 크게 웃으며 돌아간 것이다.


"제갈량의 선택 기준... 첫째,  사람은 반드시 새로운 정권, 새로운 국가, 새로운 왕조를 세울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포부를 갖고 있어야 하며, 이러한 조건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둘째,  사람의 이러한 포부와 조건은 아직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잠재적인 상태에 놓여 있어야 합니다... 포부가 명확하지 않고 조건이 부족해야, 비로소 제갈량을 필요로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래야, 제갈량이  이후에 실력을 발휘하여 천하를 장악할 신하가 되는 것을 보장할  있기 때문입니다."
- 이중텐, [삼국지강의(品三)], <2-15>

주지하다시피, 제갈량이 선택한 인물은 유비였다. 나관중의 [삼국연의]에서 '장량' 이상으로 신격화된 인물, 제갈량은 스스로를 관중과 악의에 비유하며 주군을 기다리지만, 이미 '영웅'  조조나 강동의 기반을 갖춘 손권 가문에는 가봐야 빛을 보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당시 포부는 있으나  볼일 없던 유비라는 '틈새' 파고 든다.
우리가 소설을 통해 익히 들은 '삼고초려' 제갈량이 유비 사후 후주 유선에게 올린 '출사표'에서  스스로  말이다. 제갈량이 찾아간 것이 아니라 유비가 본인을 찾아왔다는 것인데,   가서     아니라   이상 만나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 '융중대' 이론이 정립된 과정이다.
'허구' 달리 '사실' 강동의 노숙도 손권에게 비슷한 '천하삼분지계' 내놓는데, 제갈량의 '융중대' 주인공이 '조조-유비-손권'인데 비해 노숙의 그것은 '조조-유표(형주자사)-손권이라는 점이 다르다. 유비가 자립을 시작한 형주는 삼국시대 최고의 군사적 요충지였기 때문이고 유비가 은인이라   있는 유표의 아들을 쫓아내고 배신하면서까지 차지해야 했던 이유였다.
여기서도 유비는 아직 '영웅' 아니었다는 점이 보이는데,  또한 제갈량이 유비를 택한 이유였을 수도 있다.

 밖에도 '사실' '허구' 경계를 오고가면서 인물평을 하기에 [삼국지]만한 주제가 없을터, 이중텐 교수가 [삼국지강의] 통해 진부하지만 다시금 '품삼국(品三)'  이유다. '고전적 진부함' 복권이야말로 '르네상스' 주요한 동기다.


원말명초 '한족 부흥(르네상스)' 위해 독립투쟁에 몸담은 나관중 [삼국연의] '촉한정통론' 이민족의 다양한 시각에서 근본적 비판과 해석을 가한 [장정일 삼국지](2004)  방대한 '준비작업'으로서 [삼국지 해제](2003) 우리에게 귀중하고 독자적인 시도이자 성과인데, [삼국지] 본산인 중국에서  '르네상스' 어떠한지 이중텐의 [삼국지강의(品三)] 통해 읽어볼  있다.


"한나라   창의 종류로 '(끝이  갈래로 갈라진 창의 일종)' '(일직선 )' 주종을 이루었다면, 관우 역시 청룡(언월)도가 아니라 ''이나 '' 같은 무기를 사용했던 것은 아닐까?... '언월도' 반달모양을 하고 있는데, 왕조춘([중국고대병기] 저자)  무기가 송나라 때에 와서야 등장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 [나관중도 몰랐던 삼국지 이야기], 김재웅.

1990년대 '천리안', '하이텔' 통해 '삼국지' 연구하여 대중적으로 '삼국지' '허와 ' 파헤친 김재웅은 위나라(66만호) 촉나라(28만호) 고구려(69만호) 백제(76만호)보다 작았고, 장비는 장판파에서 80 대군을 만난  없이 다리를 끊고 나서 소리만  것에 불과하며, 관우는 한참 후인 송나라대에 나온 청룡 '언월도' 사용할  없었다는 식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전문가 아닌 일반인이 풀어내기에 쉽지 않은 주제를 2000년도에 이미 망라하고 있다.

[삼국지]  유명세 만큼 역사에서 '사실' '허구' 교차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어 '역사 품평' 화수분이다.
'역사' 이처럼, '사실' '허구', '정사' '소설' 경계에서 끊임없이 '품평'된다.

***

1. [삼국지강의(品三)](2006), 이중텐, 김성배/양휘웅 옮김, <김영사>, 2007.
2. [삼국지 해제], 장정일/김운회/서동훈, <김영사>, 2003.
3. [나관중도 몰랐던 삼국지 이야기], 김재웅, <청년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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