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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utiPo Apr 17. 2018

#02. 전쟁같은 시간을 지나 찾아온 평화

- 서른살의 교대 새내기 라이프 -

2018.3.7(수) / 교대 입학 10일차.



햇볕이 좋은 3월의 초봄이다.


학기 첫 주에는 대부분의 수업이 오리엔테이션만 하고 일찍 끝나서 더 여유롭다. 2시간짜리 수업을 1시간만에 끝내고, 나는 동기와 함께 학교 앞 카페에 간단히 점심을 먹으러 갔다.


햇볕이 따뜻한 오후, 테이블 세 개가 전부인 학교 앞 작은 카페에 앉아있다. 통유리로 쏟아지는 햇빛, 저렴하고 실속있는 메뉴들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앞으로 내 아지트가 될 것 같다.


각자 커피와 샌드위치를 시켜 볕 좋은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떨었다. 세상에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시간에 쫓기지도 않고, 뭔가를 꼭 해야할 필요도 없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시간이 우리 앞에 엿가락처럼 한정없이 늘어진다.


늦깍이 새내기 둘은, 새내기의 특권을 한껏 앞세워 게으름을 피웠다. 행복하다. 정말 행복하다. 부족함 없이 충만한 기분이다.


갓 스무살이 된 동기들은 매일같이 들뜬 마음으로 무슨무슨 명분으로 공식적, 비공식적 술자리에 참여한다. 나의 행복감은 '진짜 스무살 새내기'들의 들뜬 행복과는 조금 다른 종류인 것 같다. 차분하고 조용하고 묵직하게 다가오는 행복감.


행복감이라기보다는 안도감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다. 전쟁같은 시간을 지나 찾아온 안도감, 평화로움.




매년 초에 새해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것은 나만의 작은 의식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너무 큰 변화가 예정되어 있어서 1월에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서른살의 대학생활이 예측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한 해의 6분의 1이 지나가버렸지만, 입학을 하고 학교생활을 맛보기로 겪어본 지금은 올해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2018년 새해 목표

1. 수업 성실하게 듣기

2. 학교 동기들과 친하게 지내기

3. 다이어트

4. 코딩 배우기 (파이썬)

5. 브런치 연재 꾸준히 하기





서른 살의 교대 새내기 라이프, <나의 꽃같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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