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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utiPo Apr 18. 2018

#03. 교육학,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 서른살의 교대 새내기 라이프 -

2018.3.14(수) / 교대 입학 17일차.


교육학 과목 첫 수업이 있던 날이었다. 잘 알려진 "Nature or Nurture"에 관한 쟁점, 즉 유전과 환경이 인간 발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에 대한 내용을 배웠다. 교육 관련 수업에서 늘 첫머리에 소개되는 내용이다.


교수님께서는 단지 이론적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이 이론을 왜 배우고 있는 것인지를 이야기해주신다. 지금 배우는 이론을 초등교사로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이 이론에 의하면 어떤 자세로 아이들을 대해야 하는지 풍부한 사례를 곁들여 이야기해주시니 벌써 교사가 된 기분이 든다.


사실 10년 전 첫번째 대학에서의 전공도 교육과 관련된 분야였다. 10년 전 전공 개론시간에 배웠던 학자들의 이름은 뇌의 한 구석에 희미하게 남아있었다가, 10년 만에 새로 수업을 들으면서 의식의 수면 위로 하나 둘 호출되고 있다. 디테일한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학자의 이름만 익숙한 그런 정도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교육학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과거를 탓하지 않고, 이미 벌어진 일을 후회하지 않고, 현재 상태를 인정하고 여기에서 어떻게, 얼마나 "개선"할 것인지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가령, 유전과 환경이 인간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설사 유전의 영향이 90%이고 환경이 영향이 10%라고 하더라도, '그러니까 그냥 유전자대로 사세요.'라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우리가 교육자로서 아이들의 발달에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10%나 됩니다.'에 주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10%의 개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특유의 그 따뜻한 시선이 너무 좋다.



어쩌면 나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겉으로는 강한 척 하지만 사실 연약하기 짝이 없는 나는, 10년 전 아동상담 수업을 들을 때에도 상담자보다는 내담자 자리에 나 자신을 대입하고 있었다.


교육학 특유의 그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은, 나의 부족함에 대해 질책하지 않고 '괜찮아, 이미 지나온 것들은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 저렇게 하면 앞으로는 이만큼 더 발전할 수 있어.'라고 내게 따뜻하게 토닥여준다. 그러면 정말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역시 이곳으로 돌아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른 살의 교대 새내기 라이프, <나의 꽃같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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