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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펄 Mar 09. 2019

무사안녕

3월 9일


뜬금없이 '청춘은 언제까지 일까'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됐다. 어떻게든 끄트머리를 잡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과 이미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사람 사이에서 나는 어디쯤일까.


그래도 인생이 즐거우면 몇 살이든 청춘 아니겠냐며 그렇게 서로를 위로하는 밤.


각자 짊어지고 사는 인생의 무게를 덜어주고, 덜어내는 시간을 갖기가 너무나 힘들어졌다. 한 번 모일 때마다 더욱 크고 무거운 인생의 무게를 등에 업고 나타난다. 여럿이 모여 낑낑대고 겨우 끌어내려야 하는 짐을 매일 업고 다닌 사람의 등은 이미 굳은살이 박였다.


오늘이 어제처럼, 내일이 오늘처럼, 그저 무사안녕 만을 바란다는 긴 한숨이 서글프다. 함께 걷던 길에서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길을 가고 있지만 서로가 걷는 길을 볼 수 있는 거리에 있어주길.


걷다가 문득 옆을 봤을 때 손 흔들어주는 사람은 있어야 걸을 힘이 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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