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식사하세요
밥을 먹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면 얼른 먹어치우면 됩니다.
허기를 채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허기만 메우면 됩니다.
그러나 인생을 그렇게 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밥을 먹는 시간 자체를 즐길 줄도 알고, 먹는 기쁨도 느낄 줄 알고,
밥을 먹으러 가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짧은 시간도
의미 있게 보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_ 도종환 《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중에서
'언제 밥 한 끼 하자'는 말은 흔한 인사말이다.
이런 말들을 나누는 사람들이 밥을 같이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함께 밥을 먹는 행위'는 불편한 사람에게 쉽게 청하기 어려운 일이다.
우리 한국 사회에서의 '밥'은 그저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밥은 곧 소통이다.
서로 마주 보고 식사를 하며 나누는 대화는
두 사람의 관계를 따뜻하게 만드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밥을 놓고 자연스럽게, 배움 역시 일어난다.
예로부터 밥상머리 교육이 곧 가정의 인성교육으로 이야기되는 것은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는 가운데 대화하고 공감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게 된다.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이 이루어질 시간 여유가 없는 현대사회에서
쉽게 행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교육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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