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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펄 Feb 03. 2019

불평은 끝이 없고

2월 3일


명절 연휴 내내 일을 해야 하는 친구는 연휴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연휴에 비나 쏟아져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녀의 마음을 알았는지 오늘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소원대로 비 오니까 좋아?” 친구에게 물었다.    


“아니. 완전히 장대비가 내렸어야지. 이걸로는 약해.”    


“왜 그렇게 극단적인 날씨를 원하는 거야?”    


“장대비가 쏟아져서 난리가 나야 사람들이 고향도 못 내려가고, 나가서 놀지도 못하잖아.”    


“왜 사람들이 명절에 고향도 못 가고 나가지도 못해야 네가 좋아?”    


“내가 못하니까. 어차피 나는 못 하는 거, 다른 사람도 못해야 억울하지나 않지.”    


억울할 일도 없다. 무슨 고약한 심보인가 싶어 한 마디 하려다 연휴에 일하는 거 자체가 세상 억울한 사람에게 무슨 말인들 통할까 싶어 관뒀다. 그 직업을 선택한 건 본인이다. 모르고 선택한 일도 아니었다. 자신의 직업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꼭 다른 사람들까지 불행하라고 악담을 퍼붓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좋은 습관은 오래가기 힘들고 안 좋은 습관은 고치기 힘들다더니 친구의 불평은 끝이 없고 악만 남은 듯했다.    


이래서 불만, 저래서 불만인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도 생각보다 에너지를 많이 뺏기는 일이었다. 부정적인 에너지를 내게 다 쏟아내면 자신은 한결 가벼워지겠지만 나는 그 에너지가 쌓이고 쌓인다. 덜어낼 곳이 없다. 우울한 사람 옆에 있으면 함께 우울해지는 현상처럼, 불평만 하는 사람 옆에 있는 것이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어느 정도의 불평은 받아 줄 수는 있지만 계속된 불평은 듣는 사람도 지치게 만들었다.    


불만이 없는 사람은 없다. 일상에서 겪는 불만은 다양하고 이를 기록하면 아마 끝도 없을 것이다. 불만을 전혀 표현하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감정의 표현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하는 편이 낫긴 하다. 다만 좀 더 현명하게 불평할 수는 없을까.    


머릿속에 불평의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아, 내가 불평하려고 하는구나’를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불평이 훨씬 줄어들 거라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자기 자신이 스스로 인지하는 게 첫 번째다. 그것만 잘해도 변화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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