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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신감 Sep 29. 2024

100밧(4천 원)의 행복

치앙마이 옆 치앙라이_생활 편 (#1)


태국의 무더운 밤을 깨우는 것은 새들의 지저귐이다. 혹혹혹 비둘기, 쨋쨋쨋 참새, 뺏뺏뺏 제비, 까오까오 까마귀 등 정겨운 새들이지만 저들의 노래는 태국어처럼 생소하다. 밤새 담벼락에 붙어 곤충들을 잡던 집 도마뱀은 새소리에 숨어들고, 대신 풀숲에 숨어 선 잠든 들개들이 새소리에 일어나 먹이를 구하러 거리로 나온다.

깟루앙 시장 풍경

태국의 시장은 오후의 무더위를 피해 이른 아침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태국 사람들에 맞춰 새벽 5시부터 열리기 시작한다. 불교 문화권인 태국은 사찰의 승려들이 이른 아침 일용할 양식을 시주받기 위해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활기를 불어넣는다.


재래시장은 서민들을 삶의 터전으로 아침과 저녁에 주로 열린다. 아침 시장은 과일, 채소, 식자재와 다양한 식사용 현지 음식들을 찾아볼 수 있다. 치앙라이는 태국의 소도시로 물가가 상대적으로 낮다. 100밧(4,000원)으로 어떤 음식을 얼마만큼 살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에 아침 6시 숙소와 가까운 상설 재래시장을 방문해 본다.


○ 옥수수

치앙라이 고산지역 소수민족들과 가축들의 주식으로 이용되는 옥수수. 태국의 옥수수는 스위트콘처럼 아삭하고 달콤해 태국식 샐러드인 쏨땀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날것으로 먹을 수 있지만 위생을 위해 야채나 채소, 어류 및 육류처럼 완전히 조리하여 먹는 것이 안전하다. 옥수수는 성인 남성 한 뼘 크기로 배를 채우기 충분하며, 군 옥수수 2개에 25밧(1,000원)에 판매한다.

군 옥수수


○ 카사바

고구마와 닮은 카사바는 동남아 지역의 대표 환금작물이다. ‘타피오카’라고도 불리는 카사바는 동남아에서 즐겨 먹는 쌀국수의 주요 재료에 사용될 만큼 대중적인 농산품으로 지역 아침 시장에서 발견할 수 있다. 카사바의 당도는 높지 않지만 쪄서 파는 만큼 위생적이고 건강한 아침식사는 없다. 어린아이 손바닥만 한 크기의 카사바를 7~8개를 한 봉지에 20밧(800원)으로 구입할 수 있다.


○ 파인애플

치앙라이의 대표적인 플랜테이션(상업적 농업) 품목이다. '사빨롯'이라 불리는 파인애플은 망고만큼 대중적인 과일이다. 그중 크기가 작은 미니 파인애플은 과즙이 많고 달콤해 무더운 오후 길거리에서 사 먹으면 수분과 당 보충에 효과적이다. 먹기 좋게 잘라 놓은 신선한 파인애플을 쉽게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아침 시장에서 사 먹는 것이 좋다. 한 봉지 20밧(8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 바나나 잎 찹쌀밥(KhaoTomMud)

카오톰머드라 불리는 바나나 잎 찹쌀밥은 찹쌀에 코코넛 밀크와 바나나, 타로, 콩 등을 속으로 채워 바나나 잎에 감싸 숯에 굽거나 찐 음식으로,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혼합된 태국의 전통 간식이다. 1개에 10밧(400원)으로 아침 시장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식사 대용으로 제격이다.

바나나 잎 찹쌀밥


○ 감귤 주스

태국에는 감귤의 종류만 여러 가지. 그중 그린 탠저린(녹색감귤) 주스는 시장과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작은 병(약 250ml)에 착즙한 오렌지주스 1병에 20밧(800원), 3병에 50밧(2,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다. 방콕에서는 1병에 35밧(1,400원), 3병에 100밧(4,000원)으로 약 2배 정도 비싸다.


○ 수박

‘땡모’라 불리는 수박은 많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박주스(땡모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원한 수박 슬러시에 시럽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냥 먹어도 달달한 수박은 슬러시보다 생으로 먹는 것이 신선하다. 태국식 수박은 껍질이 얇고 과즙이 많으며 은은한 꽃향기가 특징이다. 먹기 좋게 잘라 놓은 수박 한 봉지에 20밧(8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다.

태국 대표 간식, 로띠

따로 흥정하지도 않았지만 약 100밧(4,000원)으로 훌륭한 아침식사가 차려졌다. 혼자 먹기 많은 양, 하루 식사로도 부족하지 않다. 가격이 싸다고 품질도 떨어지지 않는다. 현지 물가가 그대로 반영되어 외국인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체감될 뿐이다. 두 손 가득 묵직한 100밧 음식들과 함께 아침을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해 본다.



작가의 시선

○ 시장에서 결제하기

태국의 재래시장의 결제 방식은 현금과 QR코드를 이용한 스캔방식이 있다.

① 현금결제 주의사항

- 화폐의 종류를 미리 숙지한다.

· 소액권 : 20밧(녹색), 50밧(파란색), 100밧(붉은색)

· 고액권 : 500밧(보라색), 1,000밧(갈색)

소액권(20밧, 50밧, 100밧) 지폐를 준비한다.

태국의 지폐

- 대부분 재래시장의 단품 가격은 100밧(4천 원) 이하로 500밧 이상의 고액권 사용은 다소 부담스럽다. 따라서 500밧 이상의 지폐는 편의점에서 미리 소액권으로 교환한다.


②  QR 스캔 주의사항

- 사용처 : 토스뱅크,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인터넷뱅킹 앱 이용

- 휴대폰 모바일 데이터 이용 가능할 것

- 결제 앱의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미리 스캔 결제를 준비한다.

- 정확한 결제 금액 및 판매자와 예금자 이름이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태국 북부의 홍수피해가 심각합니다. 특히 치앙라이의 심각한 침수로 평화로운 일상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름다운 예전의 모습으로 어서 빨리 복구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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