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6일 엘 칼라파테(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행 비행기는 일단 해결했다.
이과수에서 리우로 향하는 비행기 값을 그대로 날렸고, 이과수 숙소 값과 수수료까지 모든 것을 다 합해서 200만원 정도 손해 봤다.
Kiwi 사이트 이 미친놈들...
내 가만있지 않으리...
다짐 또 다짐을 했다.
(다녀와서 메일도 보내고 평가 사이트에 글을 남겼다. 할 수 있는 건 이거뿐 ㅠㅠ)
나는 200만원 손해 봤다는 생각에 리우의 좋은 호텔도 취소하고 가성비 호텔로 다시 잡았다.
(이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ㅠ.ㅠ)
부에노스아이레스 호텔은 가성비로 잡으려다 가격을 잘못 봐서 비싼 곳 하고~
멘붕 터진 거지....
엄마, 아빠 잠시 주무시는 동안 정리를 끝냈다.
그리고 나는 온순한 양이되었다.
긍정 멘탈 파워 업
(어렸을 때부터 나 스스로 힘을 낼 때 쓰는 말ㅋㅋ)
힘들다 정말.
엄마, 아빠에게 이런 경험을 하게 하다니...
이과수가 날아가다니.
스카이 다이빙 못한 것으로 충분했는데.
하... 술 생각도 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엄마, 아빠가 일어나셨다.
그리고 저녁도 먹을 겸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쓰라린 맘을 안고 엘 칼라파테의 시내로 향했다.
이곳을 또다시 올 줄은 몰랐다.
다시 보니 또 색다른 느낌.
점심을 너무 대충 먹어서 5시쯤 이른 저녁이나 먹자고 식당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이 동네는 점심은 12시, 저녁은 7시에 시작이다.
(어제 La tablita도 7시 오픈)
문을 연 곳이 많지 않았다.
선택권이 별로 없어 지나가다 구글 평점 4.5/5 점인 곳을 그냥 들어갔다.
기대도 없이 들어간 Nina pasion&sabores 레스토랑.
인테리어로 멋있는 오토바이를 가져다 놓은 것이 엄마, 아빠의 마음에 들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돼지고기 스테이크, 버섯 리소토
(엄마가 익힌 쌀을 원하셔서 도전!)
그리고 호박 수프는 소금 없이 주문을 했다.
그런데 뭐야 이게… 대박... 너무 맛있었다.
맛집이었다.
대만족.
(sin sal = 소금 없이 주문의 승리)
좋지 않던 기분에 기대도 없었어서 그랬을까.
셋 다 음식을 싹싹 다 먹었다.
엄마, 아빠도 맛집 인정!
어느 정도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왜냐면 또 와인을 마셨으니까,
술 생각은 나지 않았지만 와인은 맛있었으니까,
엄마, 아빠가 흡족하게 드셔서 기분이 좋았다.
가격도 25000페소! (51달러 팁까지) 착했다.
내일 점심에 또 오겠다고 다짐을 했다.
(긍정 멘탈 살아났네....)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다시 그 마트를 들려 위스키, 맥주를 샀다.
파타고니아 라거 너너 못 마시는 줄 알았어 ㅠㅠ
그때 사장님이 나오셔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아빠 말 너무 많고 시끄러운데 엄마가 적당히 말려 주었고 나는.... 온순한 양이어야 했다.
사장님은 생각보다 연세가 너무 많으셨다.
70대!!! 맙소사
엄마, 아빠 나이 또래 정도로 보였는데 깜짝 놀랐다.
그리고 파독 간호사 출신이시라니!!!
더욱 놀라웠다.
사장님의 인생이 너무 궁금했다.
(물어보지 못했지만..)
사장님은 빙하 투어에 대해서도 얘기해 주셨다.
겨울이라 빅 아이스투어는 중지 기간이고 미니 트레킹도 우리 가족 하기 1일 전에 다시 시작했다고!
기분 좋은 이야기를 해 주셨다.
완벽했던 빙하 투어 후
비행기 문제로 엘 칼라파테를 떠나지 못했고
이과수를 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 동네의 또 다른 맛집을 가봤고
너무 멋지신 사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고
그렇다고 나쁜 일만 계속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
여행으로 다시 한번 제대로 깨닫는다.
그렇지만... 잠들기 전...
다시 한번 Kiwi 사이트 욕을 해야겠다.
지금 이과수에서 자야 한단 말이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