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는 두드릴수록 단단해진다
나도 어릴 때부터 '독서'와 '운동'의 습관이 있었던 건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취업 전까지만 하더라도 '독서'와 '운동'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였다.
이런 좋은 습관이 없었던 이유는 살아가면서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난한 가정에서
무난하게 교육을 받고
무난하게 대학교를 나와
무난하게 취업을 했다.
이러다 보니 무슨 어려움이 있었을까?
나에게는 살면서 2가지의 큰 어려움이 있었고
그것을 극복하면서 첫 번째는 '독서'의 습관이 생겼고
두 번째는 '운동'의 습관이 생겼다.
우선 '독서'의 습관이 생긴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나는 취업 전까지 만화책을 제외하고 1년에 1권 정도 읽는 평균적인 사람이었다.
그때 당시는 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취업을 하면서 달라졌다.
내가 회사를 입사할 때는 모든 신입사원은 해외현장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첫 취업이고, 첫 해외현장 근무다 보니, 현장으로 가는 내내 동기들과 들떠있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하자 현실은 쉽지 않았다.
설계도면을 보는 방법부터 제대로 배운 적이 없고
의사소통도 영어로만 해야 하다 보니 협력사를 리드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수립된 스케줄대로 이행하기 어려웠고
수립된 스케줄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팀장님의 갈굼이 시작되었다.
'왜 제대로 준비해서 f/up을 못했는지' 등 욕설과 함께 독설이 시작되었고
말을 하면서 본인의 분을 참지 못하고 벽을 주먹으로 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게 욕을 먹는 경우가 처음이다 보니, 너무 당황스러웠다.
사회생활이 이런 것일까?
그래서 그때마다 숙소에 돌아와서, 멍하니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직장이란 무엇일까?'
'나란 무엇일까?'
'인생이란 무엇일까?'
원론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지식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디서도 답을 구할 수 없었다.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던 중
우연히 인터넷에서 공자의 논어의 문구를 보게 되었다.
논어는 공자가 제자들에게 해주었던 말씀들을 옮겨 놓은 건데
꼭 공자가 나에게 해주는 조언으로 느껴졌다.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나에게 배움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과한 것은 좋지 않다를 알려주고,
선생님도 알려주지 못한 인생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려주었다.
바로 논어 책을 구입하여 자기 전 1절을 읽으면서
오늘 있었던 고민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고민 후
잠을 자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나중에는 너무 반복해서 읽다 보니 책의 겉표지가 뜯어졌다.)
그러면서 '철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해외현장은 3달 근무를 하면 2주 정도의 정기휴가가 생긴다.
나는 한국에 돌아와
2주 동안 친구를 만나는 것도 아니고 도서관에 앉아서 책만 읽었다.
가족들은 오랜만에 휴가 나왔는데, 친구들도 만나고 하라고 하지만
원래 친구가 없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나를 알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맹자, 장자 등 중국 철학을 주로 읽게 되었고
이어서 한국의 작가로는 강신주 등의 철학 책을 모두 읽게 되었다.
책을 읽다 보니,
철학책에서 경제 관련 분야로 이어졌고
나중에는 분야에 상관없이 책 읽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운동'의 습관이 갖게 된 이야기이다.
나는 원래 평소에도 친구, 동기들과 축구, 풋살 등 함께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나의 건강을 위한 운동은 없었고
그 이유는 독서와 마찬가지로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본사 부서를 옮기면서,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모든 것이 무쓸모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현장관리만 하다 보니,
데이터 관리, 보고서 작성 등 서류적인 업무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런데 본사에 오니
데이터 관리, 보고서 작성 등 서류업무 스킬이 매우 중요한데,
익숙하지 않았고 또한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지 윗상사의 갈굼이 시작되었다.
'과장쯤 되는데 이것도 못하냐?'
'진짜 여기 자리에 맞지 않는 것 같다' 등
독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나는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기에,
뭐라 말을 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히다 보니
열병이 생기고 무기력감이 찾아왔다.
퇴근을 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저 멍하니 탁자에 앉아 있다가 밤 12시가 되면 잠깐 잠을 자고
다시 출근을 하는 게 반복이 되었다.
종종 집에 돌아와 혼자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
와이프도 옆에 와서 같이 울어주는데
그런 와이프를 보고 있는 내가 너무 한심했다.
이건 독서로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당연히 그런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생활 패턴이 망가지고 일은 더욱더 어려워졌다.
더욱이 살도 찌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친한 선배가
저녁을 먹으면서 2시간 넘게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조언을 해줬다.
그때 당시, 나는 어떻게 해결해야겠다가 아닌
자포자기의 생각으로 이런 상황을 얼른 피하고 싶다고만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퇴사까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친한 선배는 정면으로 부딪혀라
이런 상황은 언제든 올 수 있다.
들이박아서라도 해결해야한다 라고 손을 내밀어 줬고
그때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차리면서 해결의 의지를 갖게 되었고
눈에 보이지 않았던 미생의 명언이 마음에 와 닿았다.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돼"
"아.. 나는 지금 체력이라는 보호가 없어서 정신력이 구호에 불과했구나"
라고 자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바로 근처 종합운동장의 요가 수업을 신청하였다.
(원래 수영을 하고 싶었지만 사람이 많아서 하지 못하였고, 운 좋게 요가가 되어 몇 개월간 실시했다.)
처음 요가를 할 때는 체력이 늘어나는 것 같이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체력이 늘어나는 느낌을 받지 못하였다.
그래서 헬스 PT를 받을까 고민했지만 역시나 돈이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와이프는 내가 헬스가 딱 맞다고 독려해 줘서
비싸지만 헬스의 PT를 하게 되었다.
첫 한 달간은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헬스가 나와 맞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선적으로 좋은 것은 나 혼자만의 운동이기 때문이다.
굳이 말할 필요도 없고 남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운동을 하고 싶은 만큼만 하면 된다.
즐기면서 운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살은 빠지고 근육은 붙고
체력은 향상되었다
확실히 체력이 붙으니 자신감이 생겼고
부정적인 생각을 덜하게 되었다.
점차 나를 갈구던 선배를 보고 한마디도 못했던 내가
조금이나마 말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해도 크게 타격을 느끼지 못하였다.
(당연히 같이 있는 건 싫다.)
솔직히 두 번째 어려움이 생길 때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부족했다.
좌절할 뻔했지만 친한 선배의 구원의 손길로 다행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너무 힘들 때는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절실하게 느꼈다.)
'쇠는 두드릴수록 단단해진다'라고 한다.
나 또한 여러번 두드려지면서 스스로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추후에는 또 다른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미리 좌절하기보다는
독서, 운동 이외에 또 다른 좋은 습관이 생기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