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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디 Feb 16. 2020

비카일의 동물농장 - 바센지

바센지는 짖지 않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미국, 호주 등의 서양권 국가에서는 개의 특성과 쓰임새에 따라 몇 가지의 그룹을 나누어 놨는데, 분류는 다음과 같다.


하운드 독 그룹 / 건 독 그룹 / 테리어 그룹 / 유틸리티 그룹 / 워킹 독 그룹 / 토이 그룹


하운드 그룹에 속해 있는 개들은 주로 인간의 일을 돕기 위해 생산됐다. 주로 사냥을 도맡아 온 하운드 독은 여우와 토끼, 두더지, 늑대 그리고 새까지 다양한 동물을 사냥하며 인간과 함께 공생한 녀석들이다. 




바센지(Basenji)


작은 얼굴에 타이트한 몸집, 그리고 뭐가 그리 언짢은 건지 시종일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녀석. 

바로 하운드 독 중에서도 외모가 특히나 인상적인 바센지(Basenji)이다. 



사실 실제로는 녀석의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대신 그의 선명한 얼굴이 실린 책을 통해서로만 만나봤을 뿐이다. 빳빳하게 코팅된 종이 위에 곱게 담긴 바센지의 모습은 뚜렷하게 구분된 갈색 털과 흰색 털의 배치가 인상적이었고, 또 얼굴 생김새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까탈스러운 성격의 소유자 일 것 같은 모습이었다. 


https://animalsadda.com/wp-content/uploads/2013/11/Basenji-dog-7.jpg






'저 멀고 먼 나라, 아프리카 땅에서 왔습니다'


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를 들여다보면 바센지는 중동에서 왔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보다 세월이 흐른 300년 전부터 바센지는 아프리카 콩고에서 길러지고 쓰였다. 


바센지는 시력이 훌륭하고 달리기 실력이 뛰어나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하운드 그룹에 속해 있는 개들 중에서도 이 같은 능력이 뛰어난 품종만을 분류한 The sighthound 그룹에 바센지를 포함시켰다.



'요드 레이히~ 바센지는 짖지 않습니다'


개가 짖지 않는다고? 다닥다닥 붙어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우리들은 '짖지 않는 개'라는 사실에 유혹당하기 충분하다. 그리고 그런 유혹의 주인공은 바로 '짖지 않는 개'로 불리는 바센지다. 


하지만 정말 바센지는 짖지 않을까? 

물론 아니다. 짖는다. 그러나 우리가 익숙한 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로 짖는다. 


바로 요들과 같은 소리다.  


요들이 시작된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에서 온 개도 아닌데 웬 요들이람? 해답은 바로 녀석들의 '후두'에 있다. 보통 개들과 다르게 생긴 후두 때문에 바센지가 짖을 때마다 그 소리가 마치 요들과 같은 것이었다. 

이 요들을 떠올리게 하는 녀석의 소리에 사람들은 '바루(Baroo)'라는 닉네임을 지어줬다.



'왜 짖지 않고 요들송을 부르는 것일까'


바센지는 1년에 두 차례에 걸쳐 발정기를 보내게 된다. 흔히 발정기에 동물들은 이성을 유혹하는 특정한 냄새를 몸에서 분비해 교미를 진행하는데, 딩고나 바센지 등의 견종들은 그 특별한 냄새가 몸에서 많이 분비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방도가 없던 녀석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 기꺼이 유혹을 

성사시킨 것이다. 




키 : 40-43cm

몸무게 : 9-11kg

성격 : 똑똑하고 애정 많음

배식 습관 : 욕심꾸러기 X

그루밍 : 매우 쉬움

수명 : 평균 13.6년 





'사냥개인 바센지, 집에서 키워도 될까?'


바센지는 달리기도 빠르고 사냥을 하던 개이지만 실내에서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것에도 큰 무리가 없는 견종이다. 몸집도 작고 체력도 좋아 잔병치레가 거의 없는 견종 중 하나이며, 하루에 많은 양의 운동량을 필수로 요구하지도 않는다. 호기심이 왕성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내견으로 부적합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바센지는 음식에 대한 집착도 없고 주는 대로 맛있게 잘 먹는 매너 견인 데다가, 

많은 양의 배식도 필요로 하지 않다. 

주인의 주머니 사정까지 배려하는 착한 반려견이다.



'내 안엔 똥개의 피가 흐르고 있다'


바센지의 과거를 좀 더 밀도 있게 들여다보면, 녀석은 주인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끼니를 해결하고 생활을 이어가는 'Pariah dog'중에 하나이다. 우리말로 해석해보면 동네 구석구석을 제 집 삼아 돌아다니는 '똥개'다. 


바센지와 함께 똥개의 분류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녀석들은 놀랍게도 야생개로 익히 알려진 딩고(Dingo), 뉴기니아 싱잉 독(New Guinea singing dog) 등이 있다. 






일상을 보내다가 흔히 만날 수 있는 견종이 아닌 뉴페이스 녀석들에게는 더욱 호기심이 간다. 역시 새로운 것에는 눈이 돌아간단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들여다본 바센지의 모습은 요목 조목 매력이 곳곳에 숨어있는 아이인 것 같아 

직접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특히나 크게 든다. 


콩고 창고에서 사육되며 사냥견 역할을 하던 바센지. 

언젠가는 산 넘고 물 건너 온 바센지를 길 위에서 우연히 마주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깊은 바람과 함께 기다려 본다.




자료제공 : https://en.wikipedia.org/wiki/Basenji

Dogs breeds & dogs care by Dr Peter Larkin & Mike Stockman

커버이미지 : https://www.selectadogbreed.com/media/1491/basenji_adult.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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