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강재

1. 이탈리아 보강재

by BAEL LEATHER SCHOOL

웃프게 질문하나 던져 봅니다.

가죽공예에서 잘 쓰면 약이지만 잘 못 쓰면 독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의 정답은 보강재인데요.


물성을 제대로 파악해서 보강재를 적절하게 사용을 하면 힘이 없던 가죽에 힘이 서고 주글 하던 가죽도 탱탱하게 살아나게 됩니다.

또, 반대로 맞지 않는 상황에서 맞지 않는 보강을 하게 되면 가방의 형태를 왜곡시켜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백 번 해도, 실제로 한번 사용하고 또는 한번 망쳐보면 확실히 알 수 있겠는데요.


망치기 전에 먼저 이 글을 한번 읽어보시면 그나마 덜 실패하실 수 있기를 기대해 보며,

가죽 공예에 사용하는 여러 보강재에 대해서 특히, 이탈리아 보강재를 중심으로 그 특징과 사용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많은 보강재가 있고요.

또 사용 용도도 다양해서 처음에는 약간 두려우실 수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시고 체험해 보시겠습니다.


우선 제일 먼저 살파(Salpa)라는 것을 보겠습니다.

여기서 질문 또 한가지요.

가죽에 보강재를 덧대어야 한다면 가장 좋은 보강재는 어떤 소재일까요?


저의 정답은 가죽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가죽을 보강재로 사용할 경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는데요.

우선은 가격이 높아서 단가를 맞추기가 힘들 수 있고요.

무게도 만만찮게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보강재의 두께도 폭넓게 선택하기 어렵고요.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이 살파가 아닌가 한데요.

살파는 폐가죽을 분말형태로 만들어서 압축을 한 것이고요.

그래도 성분이 천연이기 때문에 가죽과의 이질감이 다른 보강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또한, 여러 두께가 있으며 사용하기 편하게 종이처럼 되어 있어서 필요한 만큼을 재단해서 쓰시기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가죽과 같이 합피를 한 상태에서도 그 단면에 엣지를 바르는데 무리가 덜합니다.

가죽과 다른 물성의 보강재는 자칫, 이 엣지코트가 겉돌며 잘 안 발릴 수가 있거든요.


이탈리아 살파를, 우리나라에서는 LB라고 하더라고요.

Leather board, Leather Base라고 쓰시고요.


저 같은 경우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보강재로 바로 이 살파를 사용하고 애용하는데요.

스트랩 같은 경우에 덧대어 사용함으로써 가죽의 밀림을 줄여서 보다 반듯하게 재단을 할 수도 있고요.

재단의 잇점 뿐 아니라 제작 후에도 스트랩의 특성상 가방의 무게를 지지해야 할 때 그 늘어남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또, 금속 장식과의 결합 부위에 이 살파를 보강함으로 마찰에 더 강하기도 하고요.

어떤 가방을 보면 디링 금속과의 연결 부위 가죽이 보강을 안 해서 쭉 늘어나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실 거예요.

그 경우 이렇게 살파를 대면 훨씬 탄탄하고 오랫동안 금속 장식을 잡아줄 수 있겠습니다.


살파와 비슷한 역할로 작업하기 편하게 접착을 할 수 있는 보강 테이프도 많이 사용이 되긴 한데요.

살파가 좀 더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살파는 또 보강의 역할뿐 아니라 약간의 엠보싱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가죽 크기보다는 조금 작게 살파를 재단해서 덧대어 주는 경우, 본연의 보강 효과뿐 아니라, 약간 도톰함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살파를 애용하는 것이 바로, 자유곡선의 두꺼운 두께감의 작은 파트들을 재단해야 할 때 사용을 많이 합니다.

핸들 패치라던지, 디링 패치, 또는 스트랩의 끝 부분처럼, 곡선의 모양이 있는 파트처럼, 크기는 작고 곡선의 변곡점이 많고, 또 전체 두께가 두텁게 되는 파트에 이 살파를 사용하는데요.

이런 경우, 재단이 자칫하면 좌우 발란스를 다르게 재단한다던지, 두께로 인해서 윗면 가죽보다 아랫면 가죽을 더 파 먹을 수 있습니다.

이의 해결책으로 단계적으로 재단해서 가죽들을 접착시키는데요.

혹시 기억하실 분이 있는지요?

이걸 저는 마오웨이(Mao's way)라고 자칭 부르고 있습니다.

즉, 살파를 먼저 원하는 모양으로 재단을 하고, 그 위로 가죽을 대어서 살파 기준으로 재단하고, 다시 아랫면 가죽을 접착 후 앞의 모양을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입니다.

일괄 재단보다는 훨씬 얇은 두께로 인해서 날의 기울임이 덜하고 그래서 덜 파먹게 되고, 일괄 재단만큼 단차가 작지는 않지만 그래도 살파가 중심과 기준이 되어서 양쪽 가죽의 단차를 맞춤으로 전체 단차를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겠습니다.

레더 베이스(Leather Base)라는 말이 맞는 경우이겠습니다.



다음은 텍스톤(Texton)입니다.

종이 같은 성질의 보강재인데요.

한국에서는 텍슨(Texon), 본텍스(Bon Tex), 웹텍스(Web Tex)식으로 제조사의 이름으로도 부르더라고요.


살파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 보강을 할 때 사용을 합니다.

예를 들어 밑판을 보강한다던지, 앞판, 뒤판을 좀 더 탄탄하게 힘을 준다던지 할 때 사용할 수 있는데요.

주의할 것은 텍스톤은 접으면 접는 대로 접혀버리는 성질이 있어서, 가능한 평면의 보강에 사용해 주셔야겠습니다.

만약 뒤집는 가방의 바디에 이 보강재를 사용한다면, 뒤집다가 속 뒤집어질 수 있습니다.


뒤집지 않는 가방이라도 텍스톤의 성격 상, 가능한 최소의 영역으로 쓰고, 또 평면과 입체의 파트를 구분해서 평면에만 보강이 덧댈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덮개의 경우에는 전면에는 텍스톤을 사용하지만 굴려지는 부분에는 입체 절개를 해서 자연스럽게 구부려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가방의 바디 부분에는 힘을 주기 위해서 텍스톤을 전면에 다 사용하더라도, 아랫면 굴려지는 부분에는 입체 절개를 해서 굴려지는데 무리가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이전에 연재했던 클래식 가방 제작기를 보시면 이 텍스톤 보강재 사용 예를 보실 수 있겠습니다.

즉, 안감은 텍스톤 30, 겉감에는 텍스톤 60으로 시접 용이 및 가방 형태를 잡아주고요.

굴려지는 부분에는 입체 절개를 했었습니다.


실제로 피렌체 가죽학교에서 아웃 스티칭을 하는 가방에는 거의 예외 없이 이 텍스톤을 사용했을 뿐 아니라, 좀 더 단단하게 틀을 잡아야 하는 부위는 이중, 삼중으로 텍스톤 보강을 사용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제작 직후에는 가방의 모양이 반듯하게 잡혀서 좋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가죽과의 물성 차이와 텍스톤 본연의 꺾어지는 성질로 인해서 가방의 모양이 틀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더라고요.

수업에서 만들었던 가방들을 캐리어에 담아 오니 가방들의 형태가 왜곡된 것은 그 한 예가 될 것입니다.

같이 수업을 들었던 친구가 한국에 와서 모였을 때 그러더라고요.


"오빠, 그런데 가방들이 다 후줄근 해졌어요"

"응. 나도. 왜지?"


생각해 보니 보강재 때문이었네요.

아마도 좋은 가죽을 사용하고, 보강재를 최소로 했었더라면, 위처럼 다소 하드 한 상황에서도 가죽 복원력으로 어느 정도 손상이 적었을 것 같네요.


살파와 텍스톤은 여러 두께가 있는데요.

살파의 경우에는 누메로 두에(Numero Due), 누메로 콰란테(Numero Quattro), 누메로 세이(Numero Sei)식으로 있고요.

텍스톤의 경우에는 텍스톤 30(trenta), 텍스톤 60(Sessanta), 텍스톤 90식으로 있습니다.

각 숫자는 두께를 말하는 것으로 0.2미리, 0.4미리, 0.6미리 식입니다.

각 두께는 용도에 맞춰서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살파 누메로 두에 같은 경우는 지갑 포켓에서 시접을 잡기 위한 베이스로 사용을 하고, 누메로 콰란테나 세이는 가방의 시접 베이스를 잡기 위한 것으로 사용을 많이 하고요.

텍스톤 30의 경우는 안감의 베이스로, 60,90은 겉감의 베이스로 주로 사용합니다.

저는 주로 0.4미리의 이탈리아산 살파와 0.4미리의 미국산 텍스톤을 주로 사용합니다.


살파와 텍스톤은 결이 있는데요.

어떤 방향으로는 부드럽게 접히고 어떤 방향으로 상대적으로 뻣뻣하게 접히는 방향이 있습니다.

특히, 얇은 것보다는 두꺼운 것일수록 이 결 방향이 극명하니 주의해서 사용해 주셔야겠습니다.


다음은 마이크로파이버(Micro Fiber)입니다.

이 소재는 구김이 덜해서 뒤집는 가방의 보강에 사용을 할 수 있는데요.

또, 엠보싱 효과도 좋습니다.

너무 단단하지 않고 조금은 폭신한 엠보싱을 주고자 한다면 살파 대신에 이 마이크로파이버를 사용해 보세요.


한국에서는 SL(Synthetic Leather) 즉, 인조가죽이라고도 하고, VXP라는 제조사의 이름을 쓰기도 합니다.

가방의 무게로 가죽을 얇게 면 피할 한 경우,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탄탄함을 보강하기 위해서 이 보강재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커버가 되겠습니다.

이것 역시 여러 두께가 있으므로 선별해서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실제로 이 보강재는 피렌체 가죽학교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이 것 대신에 바로 아래의 것을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바로 포데라(Fodera)입니다.

포데라는 원래는 안감이란 뜻인데요.

안감에 많이 사용을 해서 포데라라고 칭하는 것 같습니다.


가죽 가방의 안감으로 가죽을 사용할 때는 얇고 튼튼하고 그나마 경제적인 고트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안감까지 가죽을 쓰기에는 너무 비싸서인지 피렌체 가죽학교에서는 수업 실습용으로 바로 이 인조가죽 포데라를 제공해 주더라고요.

가죽처럼 손피할도 되고, 시접도 접혀서 실습용으로는 괜찮았습니다.


또, 뒤집는 가방의 경우에는 보강재로도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거의 살파, 텍스톤만큼 많이 사용했었습니다.


불행히 한국에서는 구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관련 업체 분들 중에서 수입을 해 오시는 분이 있으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


이 소재의 좋은 점은 보강 말고도 가방의 디자인 단계에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볼 때 사용하기 좋습니다.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힘이 있는데요.

가죽과 유사한 부드러움과 보강재를 덧댄 것 같은 힘을 같이 느낄 수 있어서 가죽으로 본 제작을 하기 사전에, 미리 가방의 디자인을 검증하기에 무척 좋은 소재입니다.

프로토 타입 제작법은 패턴대로 포데라를 재단 후 본딩만으로 결합을 할 수 있어서 간단하고요.


참고로, 아웃 스티칭을 하는 가방에는 이 포데라보다는 살파 누메로 세이 등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다음은 TNT입니다.

흔히 부직포라고 하는데요.

한 면은 접착이 발려져 있습니다.

색깔은 검정과 흰색이 있고요.

색깔에 차이는 없고요. 흰색의 경우는 보테가 베네타 스타일의 가죽을 이어 붙일 때 등에 가죽을 지지하는 밑판의 역할로는 검은색보다는 좀 더 배어 나오는 것이 없어서 좋습니다.

안에 묻히는 보강의 경우네는 색깔 구분하실 필요 없겠죠.


주의점은, 이 보강재를 사용하실 때에는 꼭 접착하는 면에도 본드를 발라 주셔야 합니다. 기존에 있는 접착은 본드를 바르지 않으면 잘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스펀지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곰마 피우마(Gomma Piuma)라고 하는데요.

스펀지 효과는 볼륨을 줄 때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 보강재는 공산품에서 많이 사용하는데요.

가죽의 볼륨을 인위적으로 넣어 주는 것으로, 아무래도 천연의 볼륨에 비해서는 사용감 등에서 가죽과는 좀 이질적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선호하지 않습니다.

아마 실제로 이 스펀지를 사용해서 만든 가방을 실제로 한번 만져 보시면 그 느낌을 아실 수 있겠습니다.


다음도 스펀지류입니다.

곰마 스끼우마(Gomma Schiuma)라고 한 면에 접착이 발려져 있고요.


돌이켜 보면, 피렌체 가죽학교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보강재를 가능한 많이 사용을 해 보는 것을 학습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이 사용하면서 그 차이를 알고, 새로운 가방 제작과 상황에서 응용을 할 수 있도록요.

그렇기에 조금은 과하게 보강재를 사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저는 한국에 와서는 위의 보강재들을 많이 쓰기보다는 좋은 가죽의 선택을 최우선으로, 가죽만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에 있어서 부분적이고 제한적으로 보강재를 사용하려고 노력하는데요.


그럼, 이탈리아에서 들었던 수업들은 말짱 도루묵인가요?

아뇨. 모르고 안 쓰는 것과 알고 안 쓰는 것은 천지 차이죠.


다음은 세타(Seta)입니다.

지갑 포켓에 들어가는 패브릭이고요.

이렇게 패브릭을 사용하는 이유는 모든 파트를 가죽으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서 좀 더 얇고 무게도 가볍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탈리아 패브릭과 한국의 패브릭을 비교해 보면, 전반적인 품질은 한국이 더 좋고 가격도 저렴한 것 같습니다. 물론, 하이엔드급의 패브릭, 그래서 한국에서 없는 것은 품질도 매우 좋고 가격도 많이 비싸지만요.


지금 보시는 수업용으로 제공하는 세타도 결대로 늘어나는 것도 크고 조직도 많이 엉성합니다.


다음은 살타 플렘(Salta Plem)입니다.

실은 이런 보강재는 제가 개인적으로 더욱 선호하지 않기에 사용도 한번 정도 해 본 것 같습니다.


이름 모를 보강재도 학교에 있기에 조금 끊어 와 봤습니다.



보강재는 아무래도 가죽과는 그 물성이 틀리기 때문에 빛, 열, 습기 등 여러 요소에 따라서 가죽과는 다른 변성과 변형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겠고요.

그런 다른 변성과 변형이 가방에 배겨 나와서 그 형태를 부 조화스럽게 바꿀 수 있겠습니다.



제일 좋은 보강재는 역시 가죽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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