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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공예의 도구와 장비

4. 그리프, 실, 바늘 그리고 송곳

by BAEL LEATHER SCHOOL

좋은 스티칭을 위해서 도구와 재료의 궁합(?)이 있을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두꺼운 실을 가는 바늘에 꿴다던지 가는 구멍에 스티칭을 하신다면 어울리지 않고 스티칭이 뭉개져 버릴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 궁합에 대해서 한번 알아 보겠습니다.

참여하는 선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리프: 베르제블랑샤르,이와타야, 히우치야, 교신엘르

실: 린까블레, 비니모MBT, 퀴터만마라, 세라필

바늘: 존제임스바늘4호, 시스템바늘

마름송곳: 베르제블랑샤르송곳, 일본송곳, 자작송곳


먼저, 스티칭에서 제일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구멍을 뚫는 그리프 이겠습니다.

그리프는 다시 유럽식과 일본식으로 크게 나눠 볼 수 있는데요.

유럽식은 구멍 모양이 사선으로 동일하고 길고 사선 각도 깊어서 스티칭 시 전반적으로 시원하고 화려한 느낌을 줍니다.

반면 일본식은 구멍 모양이 마름모 형태이고 좀 더 짧고 각도 상대적으로 더 누워있어서 조금은 좀 단아하고 정숙(?)한 느낌을 줍니다.


유럽식의 단점은 이 깊은 사선이 오히려 더 복잡하게 보일 수 있고요.

일본식은 땀 구멍이 작아서 스티칭 시 작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유럽식의 대표 주자는 프랑스의 베르제 블랑샤르 그리프이고요.

일본식은. 제가 선호하는 것은 이와타야 입니다.


일본은 그리프를 목타라고 부르는데 눈목자를 사용한 것이. 찍히는 모양이 사람 눈모양인 아몬드처럼 생겨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가죽공예가 활성화 되어서 도구도 생산을 많이 하고 있으시고요. 일본은 예전부터 형성된 도구 시장에서 히우치야 목타, 교신엘르 목타 등 한국보다 훨씬 다양하게 있습니다.


유럽식과 일본식은 그 구멍 모양의 차이 뿐 아니라 작업을 하실때도 차이점이 있는데요.


마킹선의 기준점이 유럽식은 한 쪽 면을 기준으로 하고, 일본식은 중심을 기준으로 긋게 됩니다. 그래서 제 경우, 베르제 블랑샤르를 쓰는 경우는 마킹선을 1.5~2미리 정도로, 이와타야를 쓰는 경우는 2.8~3미리 정도를 마킹선으로 긋고 사용합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각 제조사마다 땀의 간격이 틀려서 그에 맞는 형지를 마련해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프에 따른 형지를 수정하는 케이스는 다음에 연재 해 보이겠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날 간격이라고 하더라도 구멍의 크기가 유럽식은 좀 크고 일본식은 작아서 그에 맞는 실과 바늘을 선택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현재 제가 보유하고 있는 그리프입니다.

왼쪽부터 베르제블랑샤르 10,9,8호

다음으로 히우치야, 이와타야, 교신엘르 입니다.


베르제 블랑샤르는 제 경우, 소품에서는 10,9호를, 가방의 경우는 8호를 주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된다면 7호나 6호 세트가 있으면 더욱 작업이 효율적이겠습니다.


여기서 세트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10날이나 5날과 2날을 일컫는데요.

직선의 경우는 10 또는 5날을 사용하고, 곡선의 경우는 2날을 사용하실 수 있겠습니다.


일본 목타 중 히우치야는 아직 제가 작품에 까지 사용해 보지는 않은 것이. 워낙 이와타야의 모양이 제 맘에 쏙 들어서 일 겁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한번 작품에 사용해 선보이겠습니다.



베르제 블랑샤르 세트입니다.


좌측부터 히우치야, 이와타야, 교신엘르입니다

히우치야, 이와타야는 11호, 교신엘르는 3.0입니다.


참고로 일본에서 목타는 1촌이라고 하는 공간에 날이 몇개가 들어가는지를 가지고 호를 나눈다고 하는데요.

즉, 11호라고 하면 사진의 날 전체 폭에 날 갯수가 총 11개 들어가서 11호라고 부른답니다.

이를 수치로 환상하면 날 간격은 약 0.3미리정도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베르제블랑샤르 10호, 히우치야,이와타야는 11호, 교신엘르는 3.0이 그나마 서로 근접한 날 간격이 되겠습니다.


그리핑을 하실 때 여러 분은 어떻게 하세요?

저 같은 경우는 가죽을 관통하는 구멍을 낼 때 그리프를 세게 쳐서 일괄 관통 하지 않고요.

마름송곳을 사용해서 절반은 그리핑하고, 절반은 마름송곳으로 뚫습니다.

이것의 장점은 뒤땀이 보다 더 고르게 나올 수 는 있지만, 단점으로는 어느정도 숙달이 되셔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앞땀까지 틀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 하셔야 겠습니다.


저처럼 마름송곳을 쓰는 경우에는 그리프에 맞는 송곳도 마련해서 쓰시면 좋습니다.

베르제블랑샤르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날이 넓은 것이 어울리고요. 이와야타야 같은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구멍이 작기 때문에 날이 좁은 것이 어울리겠습니다.


한가지, 지금 사진처럼 저 같은 경우는 다양한 송곳을 사용하는데요.

경우에 따라서 좀 더 넓거나 긴 송곳을 그 때 그 때마다 맞춰서 사용을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날을 연마 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의 그리프 구멍 만큼이나 뒤땀도 마름송곳의 모양으로 신경을 쓰실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사진처럼 아예 송곳을 만들기도 하는데요.

미싱에서 쓰는 바늘을 코르크 마게에 끼워서 사용도 하고 있습니다.

생각외로 구멍이 깔끔하고 세밀하고 정밀하게 뚫려서 무척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실에 대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실은 크게는 천연실과 합성실이 있겠습니다.


천연실의 대표 주자는 린넨(마)를 꼬아서 만든 실이고요. 합성실은 폴리에스테르로 만든 실이겠습니다.


린넨실은 합성실에 비해서는 여러가지 단점이 있는데요. 그 굵기가 일정하지 못하다던지, 두께를 더 얇게 만들지 못한다던지, 실색이 덜 균일하다던지, 마찰에 의해서 풀어짐도 쉽고, 무엇보다 작업할 때 밀랍같은 걸로 실에 코팅을 먹인 다음에 작업을 해 주셔야 그나마 용이하게 가능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밀랍이라는 것이 또 먼지가 잘 묻어서. 스티칭 후에 깔끔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린넨실은 그만의 장점이 있는데요.

바로 자연스러움(natural)이 바로 그것이겠습니다.

그래서 실 굵기가 울통불통하고 색깔이 선명하지 못하고 스티칭도 고르지 못하는 모든 것이 이 자연스러움에 다 묻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바느질은 감성이니까요.


린넨실은 그 실만의 장점도 있는데요.

폴리실 보다는 인장력(양쪽으로 당겼을 때 끊어지지 않는 힘)이 훨씬 강합니다. 그래서 그 옛날 에르메스 사에서는 마구용품을 만들 때 이 린넨실을 사용해서 새들스티칭을 했었겠습니다.

오늘날은 멋과 감성을 위해서 린넨실을 사용하지만요.


저는 실제로 린넨실은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다.

초기에 쓰면 멋지다는 말을 듣고 구입했던 실이 아직도 남아 있을 정도니까요.

그러나 린넨만의 자연스럽고 은은한 발색이 가죽에 스티칭 된 것을 보면 '아 이래서 이 실을 사용하는 구나 '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그렇게 즐겨 사용하고 싶지 않습니다.

바로 작업성이 뒤에 나올 폴리실에 떨어지기 때문일 겁니다.


이 린넨 실은 프랑스의 린까블레가 유명한데요. 아마도 에르메스 사에 납품을 한다고 해서 더욱 유명한 것 같습니다.

린까블레의 린넨 실은 몇가지 베리에이션이 있는데요.

조금 더 얇은 린넨실도 있고요. 폴리와의 합성을 해서 폴리와 린넨의 장점을 취한 실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합성실에는 폴리에스테르 실이 많이 사용됩니다.

이 실은 다시 몇번을 꼬았느냐에 따라서 굵기가 틀려 지고요.

천연실보다는 훨씬 많은 제조사와 다양한 종류와 컬러가 있습니다.


제 경우는 핸드 스티칭은 일본의 비니모사에서 나오는 MBT 라는 실을 사용하고, 미싱은 독일 귀터만 사의 마라(mara)라는 실을 사용하는데요.

MBT 실은 일반적인 실에 본딩을 해서 상대적으로 올이 덜 풀리도록 만든거라 하더라고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실은 원래는 미싱에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오늘날 핸드스티칭에서도 많이 사용할 줄은 처음 기획때는 잘 몰랐을 것입니다.


제가 이 실을 핸드스티칭에서 애용하는 이유는 이 본딩으로 인해서 실의 꼬임도 적고 바늘과의 풀림도 적으며 스티칭 시 탄탄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또, 발색도 좋고 컬러도 다양해서 더욱 애용하고 있습니다.

폴리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반짝거리는 실의 광택도 우수하더라고요.


반면, 이 실을 미싱에도 사용을 해 보았는데요.

저같은 경우는 이 본딩 때문에 밑실과의 장력세팅이 오히려 더 어려웠습니다.

아이러니했습니다.


그래서 미싱에서 저는 장력세팅이 용이한 독일 귀터만 사의 제품, 그 중에서도 마라라고 하는 것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두께들이 천연실에서 비해서 훨씬 다양하고요. 저같은 경우는 30이 적당하더라고요. 호수가 더 올라갈 수록 좀 더 실은 가늘어 집니다.


독일 실에는 귀터만 보다는 한단계 아래(?) 급인 세라필 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역시 미싱을 위해서 개발된 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핸드스티칭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비니모사의 MBT라는 실입니다.

아래는 가는 20호, 위에는 조금 굵은 8호 입니다.

베르제 블랑샤를 그리프를 쓸때는 8호를 사용하고 이와타야 목타를 쓸때는 20호를 사용합니다.


사진의 실은 그냥 비니모입니다.

색상은 MBT보다 더 다양하긴 한데요.

핸드스티칭 시 꼬임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저는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색상은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실은 미싱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실제로 일본의 유명한 공방장님들이 이 실을 사용해서 멋진 작품들을 만들어 내시고 계십니다.


저도 기회되면 미싱으로 한번 써 보겠습니다.


사진은 MBT인데 호수가 5호로 상당히 두툼합니다.


사진은 이탈리아산 실입니다.

귀터만을 쓰기 전에 테스트용으로 사용해 봤는데요.

장점도 단점도 잘 몰라서 그냥 걸어 놓고 있습니다.


사진은 미싱에 사용하는 귀터만 실입니다.


귀터만은 비니모 보다 훨씬 다양해서. 아주 가는 실부터 두꺼운 실까지 그 변화 폭이 많습니다.


제 공방에 세라필 실도 있긴 한데요.

초기에 사용하고 지금은 그 자리를 MBT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린넨실입니다.

한두 번 써 봤거나 아예 뜯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바늘은 조금 두꺼운 것과 가는 것, 두가지를 경우에 맞춰서 사용하는데요.

베르제블랑샤르의 경우에는 존제임스바늘 4호를, 이와타야목타의 경우에는 좀 더 가는 시스템 바늘을 사용합니다.


미싱에도 그리프처럼 여러 제조사의 여러가지 모양의 바늘이 있습니다.

미싱 바늘은 나중에 따로 설명을 한번 드리겠습니다.


끝으로 여러가지 스티칭의 모습을 선 보이니 감상해 보세요.



여러분은 어떤 스티칭이 맘에 드세요?


어떤 스티칭이 여러분의 감성을 자극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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