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부족한 사람이 생각한 디테일이야기,, (특: 디테일하지 못함)
정샘물 아카데미 1:1 화장 클래스 두 번째 시간은 '색조'였다. 피부를 제외한 눈썹, 아이섀도우, 속눈썹, 블러셔, 립, 섀딩 등에 색을 얹었다. 우선 나에게 맞는 색을 찾는 것이 먼저였다. 보통 색을 찾는다고 하면 퍼스널 컬러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정샘물 화장에서는 일반적인 퍼스널 컬러도 참고하기는 하지만 개개인의 눈동자 색에 맞춰 새로운 퍼스널 컬러 기준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너무 한 가지 기준으로만 퍼스널 컬러를 구분하고 있었구나 생각하니 아차 싶었다.
정샘물 퍼스널 컬러에 의하면 내 눈동자는 다소 어두운 색인 레드 브라운으로, 이에 맞춰 어두운 브라운으로 눈썹과 아이라이너 컬러를 맞춰 진행했다. 하지만 그대로 따르기에는 조금 꺼림칙한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가졌던 화장에 대한 기준과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는 부드러운 인상을 주기 위해 밝은 브라운을 써왔다. 내 눈은 쌍꺼풀이 짙고 눈과 눈썹의 사이가 좁아서 강한 인상을 주기 쉽다. 그래서 그 부분을 가장 신경 썼던 터라 늘 밝은 색으로 톤을 조정해 왔다. 그런데 내게 맞는 색이 내 어두운 눈동자에 맞는 짙은 브라운색일 수도 있다니? 그동안의 생각과 달라서 혼란스러웠지만 일리있는 접근이었다. 집에 돌아와 유튜브 정샘물 채널을 추가로 찾아보니 눈동자색과 아이브로우, 아이라이너 색을 통일시키면 세련된 이미지까지 더해진다고 한다. 어쨌든 아이라인은 눈동자와 같은 색으로 짙게 표현해도 될 것 같은데 추구하는 이미지상 눈썹은 밝은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차차 해보고 적용해 봐야겠다. 완전히 믿지 못하는 의심병,,,ㅋㅋㅋ
다른 것들도 내가 평소에 하던 화장법과 미세하게 달랐다. 선생님은 아이라인도 내가 한 것보다는 훨씬 얇게 그리셨는데 좀 더 깔끔하고 날렵하게 그려서 내 눈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 주었다. 속눈썹 뷰러도 내가 하는 방법과 달랐다. 선생님이 하니 속눈썹 끝까지 둥글게 말렸다. 늘 끝까지 말리지 않아 직선으로 뻗친 속눈썹이 마음에 걸렸는데 끝까지 둥근 선을 내니까 더 예뻤다. 선생님은 내가 쓰던 선들보다는 최소한의 선을 쓰면서도 큰 효과를 냈다. 선들이 어느 위치에 어떤 굵기로, 어떻게 들어가느냐에 따라 화장의 효과가 생각보다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내가 하던 메이크업보다 진하지 않으면서도 내 눈이 더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 역시 디테일이 큰 차이를 불렀다.
색조에서도 베이스 때처럼 레이어링의 연속이었다. 립도 제대로 발색이 되기 위해 밑바탕을 바른 뒤 내가 원하는 색을 발랐다. 사실 이런 방식은 유튜브에서 이미 본 적이 있었고 이미 번거롭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밑바탕을 발랐을 때 색이 더 잘 발색되는 것을 확인하니 귀찮더라도 립은 두 가지 색으로 색을 제대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카라와 아이브로우도 한 가지 제품으로 마무리하는 게 아니라 베이스로 투명마스카라를 덧대는 등 계속 레이어링 했다. 이렇게 눈화장까지 제대로 되니 내 얼굴 중 가장 포인트라고 생각해 왔던 눈이 더 예뻐 보였다. 역시 전문가의 풀메이크업을 마치니 평소보다 만족스러운 얼굴이 됐다. 하지만 맨날 이렇게는 못할 것 같다,,,
메이크업 클래스를 마치고 화장법도 화장법이지만 나에 대해 더 알게 됐다는 점이 수확이겠다. 역시나 성격 급한 내 터치는 과격했고..ㅎㅎ 디테일이 부족함을 절감했다. 하지만 디테일이 부족하게 타고난 사람이 어떻게 디테일을 보완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디테일은 지식을 보완하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어떤 일을 할 때에는 각자가 가진 관점을 기준을 바탕으로 일하게 되는데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것은 면밀히 말하면 특정 영역에 대한 관점이 디테일한 사람이 가진 것보다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디테일이 잘 구현된 예시를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스스로 세밀하게 지켜보는 케이스를 많이 소화해야 한다.
그렇다고 디테일하지 못한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진정 디테일하지 못한가?’ 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해본다. 특정 영역에서만 디테일이 부족할 뿐, 다른 영역에서는 오히려 디테일한 부분이 있다. 어떤 영역에서는 헐렁해 보이고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전혀 다른 분야에서는 지나치게 꼼꼼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어떻게 보면 중요도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우선 있고 그에 따라 디테일을 얼마나 고려할지가 달라지는 것 같다. 중요도에 대한 인식의 다름의 차이다. 내가 디테일해질수 있는 영역이 나의 강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아 남들보다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는 분야가 분명 있을 것이다.
어쨌든 확실한 점은 디테일은 관점의 영역이며,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케이스에 관심을 가지면 더 디테일해질 수 있다는 점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많은 관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디테일의 향상은 시간의 도움도 크게 받을 수 있다. 같은 일을 여러 번, 오래 반복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무엇인가를 더하게 되고 디테일이 더해짐을 오랜 기간 회사에서 배웠다. 결국 관점이라는 것은 자기만의 색깔도 있어야 하겠지만 경험이나 학습을 통해 관점을 많이 얻은 사람이 유리한 것이 맞는 것 같다. 한 가지를 진득하게 잡고 늘어지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계속 옮겨다니는 간헐적 중독자인 나지만, 다양한 분야의 디테일들을 배우며 앞으로 더 디테일한 인간으로 성장해나갈 내가 기대되는 경험이었다. 디테일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 퇴사하고 카카오 이모티콘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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