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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드 Sep 25. 2024

5년간 유튜브 죽 쑨 직장인은 퇴사할 수 없다?


유튜브라도 성공하셨어요?


퇴사한다고 하니 사람들이 묻는다. 당연히 아니라고 대답한다. 그래도 나름 믿는 구석은 있었다. 그동안 죽 쑨 경험들이다. 2018년부터 팟캐스트, 유튜브, 브런치, 이모티콘, 창업 등에 도전하며 다 실패했다. 팟캐스트는 8개월, 유튜브는 혼자서 한 달하다가 친구들과 3개월, 이모티콘은 4번 제안하고 모두 미승인, 창업은 3개월 정도. 수확으로는 팟캐스트 300명, 브런치에 250명 구독자를 얻은 것이 전부다. 이것저것 많이도 기웃거렸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유튜브...! ㅎㅎ


실패해도 얻은 건 있다. 어떤 것을 안 해야 되는지 알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 중간에 포기하는 것, 소비할 가치가 없는 것은 만들지 않는 것. 게다가 대개는 실패했어도 중간에 작은 성공들이 있었다. 이로부터 얻은 인사이트가 가치있었다. 내가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했고, 어떤 것을 포함하면 콘텐츠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지 어렴풋이 알게 됐다. 나의 숨기고 싶은 면까지 내밀하게 드러나도록 솔직하거나, 일상에서 내가 얻은 인사이트 등 다른 사람에게 재미나 정보를 주면 조회수가 올라갔다. 뻔한 이야기인데 깨닫는 데 5년이나 걸렸다.


특히 글을 쓰며 알게 된 것이 많았다. 내 이야기로 글을 계속 쓰다 보니 ‘나’라는 사람의 특성, 장점과 단점, 매력이 분명해졌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진솔하게 내보이려 애썼을 때 조회수와 구독자가 늘었다. 이는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5년간 몇 개의 대박글을 만나며 알게 됐다. 브런치에서 대박글이라고 하면 다음 메인에 소개된다든가, 브런치 에디터 픽에 소개되는 소위 브런치 알고리즘을 타는 행운이다. 이 알고리즘은 인터넷에서 SNS를 성장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였다.



알고리즘 픽을 받은 대박글,,,



글에 개성과 주관을 뾰족하게 드러낼수록 알고리즘신이 내렸다. 알고리즘을 타면 조회수와 구독자가 늘었다. 몇 번 경험하니 방법을 조금은 터득한 것도 같다. 직장 생활을 하며 개성과 주관이 강하다는 말을 부정적인 뉘앙스로 참 많이 들었는데 ㅎㅎ 글에서는 긍정의 시그널이었다. 개성과 주관이 있어야 글은 존재 가치가 있었다. 이렇게 터득한 방법에 업로드 양과 시간의 복리를 갖추면 평범한 나도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행복회로가 돌려졌다.


그래서 퇴사할 무렵 글을 하나도 못쓰고 있다는 사실은 내게 더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5년간 실패만 계속됐지만 이 덕분에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계획과 가설을 세울 수 있었다. 이제는 실행과 검증만 앞두고 있었고, 하나라도 더 써야 온라인 세계에서 영향력을 늘려 자립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회사 스트레스 때문에 하나도 못 쓰는 현실은 자립과 멀어지는 기분을 들게 했다. 회사를 떠나야 할 이유는 점점 많아지는데 떠날 준비는 하나도 못하고 있어 더 답답했다. 정체된 내게 글은 자립의 실오라기 같은 동아줄이었다.


무엇이든 계속 뭔가 만들어서, 써서 어디든 올려보는 게 좋은 것 같다.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연습이 된다. 오랜 시간 지속하다 보면 운 좋게 대박을 만나고, 그 대박에서 어떠한 성공의 단초나 원리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천재가 아닌 이상 오랜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크리에이터의 성공 방법들을 이따금씩 찾아보는데 다들 비슷했다. 몇 년 간의 도전에서 계속된 실패와 작은 성공을 맛봤고 그것이 누적되니 나름의 인사이트가 만들어진 듯했다.


무엇이든 계속해도 좋지만 나는 글쓰기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10년간 이것저것 기웃거려 보니 글 쓰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다른 것보다 적은데 얻는 것은 컸다. 여러 각도에서 카메라 옮기며 동영상 찍고, 여러 개 영상을 추리고 편집하고 자막 쓰느니 글 하나 쓰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어차피 처음엔 다 형편없이 만들고 실패하는데 덜 번거로운 게 좋지 않을까? 게다가 글을 쓰면 나라는 인간에 대해 성찰할 수 있어 개성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를 표현하는 법도 알게 됐다. 글이 익숙해지면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것을 확장해도 늦지 않은 것 같다. 30대 후반의 기술과 자격증 없는 직장인인 나는 글쓰기 덕분에 무계획 퇴사할 자신감을 얻었다. 작은 성공을 맛보게 해준 브런치 덕도 크다.


물론 앞으로 반드시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다. 그러나 5년간 실패했기에 실패에 소요되는 5년의 시간은 아낄 수 있다. 이번 시도 자체에서도 자립에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를 얻을 것이다. 그래서 기대된다. 그래도 가설이 통하고 있는 것 같다. 퇴사 후 3개월 만에 브런치 구독자가 100명이나 늘었다. 2019년에 시작해 구독자 200명이 되는 데 5년이 걸린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매번 탈락하던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5년 만에 처음 승인을 받았다. 이제 양과 시간의 복리에 기대해 보는 일만 남았다. 이제 모든 것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



 

5수만에 성공한 카톡 이모티콘. 주주주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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