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슬퍼할 수 있는 용기

나를 위해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시간

by 에너지은

누구는 말한다.

지난 일이니 다 잊어버리라고, 한번 터놓고 이야기했으니 됐다고.

또 누구는 말한다.

그 시대의 어른들은 다 그렇게 컸다고, 초연해질 때도 되었다고...


그런 얘기를 듣고 나면

지난날의 상처를 툭툭 털어내지 못하는 내가 유별난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

잊어버려려해도 한번 덧난 상처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밖에는 없었다.

그렇게 슬픔과 위로. 슬픔과 위로를 반복했다.

'그냥'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나는 뭐든 오래 걸리는 사람이니 이 아픔을 달래는 것 또한 오래가겠지'라고 인정하니 마음이 좀 후련했다.

눈물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생각이 나면 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마음 한구석에서 슬픔이 밀려오려 하면, 다른 생각으로 떨쳐내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처음 내면의 상처를 마주했을 때보다 울적함이 오래가지 않는다.

나타나는 빈도도 줄었다.

.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때의 내 마음을 충분히 살피는 것이다.

타인의 잣대로 인한 죄책감과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온전히 내 감정에 집중하려 한다.

그러다 보면 답을 스스로 찾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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