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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걷던 마음

2024.10.7. 아빠 귀도리도 한 몫 했다

아파트 단지를 지나 큰 길로 나가자 도로변에 빵집과 떡집의 불이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아직 문 열지 않은 가게들 앞에는 단골 채소 노점 아주머니가 트럭에서 채소를 내리고 계셨다. 신기하게도 그 시간, 사거리 한쪽에 참외를 파는 트럭 아저씨는 참외를 보기 좋게 일렬로 배치한 채로 앉아 게셨다.

책 '감성에 물주기', 숨은 새벽 발굴자



문득 내가 새벽 요가 가던 길이 떠올랐다.

집에서 요가원까지는 걸어서 50분 걸렸다.

작년 이 즈음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엄청 추운 날, 비가 오는 날,

어느 날이든 걸어서 갔다.


걸어가던 길에 만났던 순간들이 생각났다.


내가 나가는 시간에 마주쳤던 쓰레기 차,

좁은 골목 끝에 보이는 편의점 불빛,

횡단보도 반대편에 서있던 공사 인부들의 모습,

모두들 나처럼 꽁꽁 싸매곤

입에선 입김이 풀풀 나왔다.

그 새벽의 추위 속에 

한 끝 빛을 향해 삐끗 자라나있던 화단의 나뭇가지 모양.



그 길을 함께 열던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 새벽 길을 부단히 걸어다녔던

나의 새벽 걸음과 스쳤던 새벽 장면이

나를 단단히 키워냈다.


책의 한 페이지에서,

이 즈음 날씨에서,

떠오른 그때의 그 새벽 느낌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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