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년 마지막 날에 다음 해 계획을 세운다. MBTI로 따지면 P(즉흥적) 중에서도 '극 P' 유형이지만 일 년의 큰 계획 정도는 세운다. 그리고 아주 일부만 이행하는 편이다. '이럴 거면 계획을 왜 세워?'라고 묻는 이도 있지만… 아무 계획 없는 것보다는 덜 불안하다.
올해 계획 중 하나는 '건강한 생활 습관 들이기'였다. 보통은 '새로운 운동하기'라든가 '다이어트하기' 등의 목표를 잡았다면 올해는 조금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다. 우선 건강한 습관을 들여놔야 운동도, 다이어트도 하기 수월할 것 같아서다.
건강한 습관을 만들기란 생각보다 어려웠다. 사소해서 지키기 쉽지만 사소하기 때문에 지키기 어려웠다. '밥 먹고 바로 눕지 않기'가 그렇다. 밥 먹고 바로 눕는 건 최악의 습관 중 하나로 꼽힌다.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에 무리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 기능이 떨어지면 대사에도 방해를 준다. 바로 누워 열량을 소모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다 쓰지 못한 열량은 몸에 남아 지방으로 축적된다. 좋을 것 하나 없는 습관인 셈이다. 그럼에도 자꾸 눕고 싶다. 밥을 먹고 나면 노곤노곤해지니까.
특히 퇴근 후 밥을 먹고 나면 온몸이 녹초가 된다. 원래는 바로 설거지를 하고 뒷정리를 한 뒤 조금이라도 움직인 다음 눕지만, 그것조차 안 되는 날이 있다. 그런 날엔 남편과 나란히 누워 자책을 하곤 한다.
-먹자마자 누우면 소 돼.
-그게 무슨 소리야. 소가 얼마나 부지런한데.
-윽.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는 것도 건강한 습관이다. 회사가 3층이라 늘 계단으로 걸어 다녔는데, 무더운 날 엘리베이터를 한 번 탔다가 한동안 엘리베티어를 타게 됐다. 나쁜 습관이 더 빨리 적응되는 법이다. 의식적으로라도 더 걸으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밥 먹기 전에 생야채를 먹는 것도 좋다. 당 흡수를 천천히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한다. 한동안은 양배추나 양상추와 사과를 적절히 섞어 샐러드부터 먹도록 했다. 샐러드를 다 먹고 나서야 밥을 먹을 수 있는 규칙을 세웠는데, 샐러드 먹는 시간이 어쩜 그리 길게 느껴지던지!
격렬한 운동도 필수다. 오래도록 걷는 것보다는 뛰었다가 걸었다가를 반복하는 인터벌 러닝이 심장을 단련하고 살을 빼는데 효과적이다. 나는 실제로 다이어트를 할 때 달리기로 가장 큰 효과를 봤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땀을 흠뻑 빼고 나면 기분도 한껏 상쾌해진다.
당류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내게 가장 힘든 습관이기도 하다. 단 걸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는,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바뀌길 고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이 오길 기다리다가는 몸이 끝도 없이 팽창하게 생겼다. 초콜릿이나 과자처럼 당이 듬뿍 들어간 가공 식품은 줄여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잠'! 7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해야 건강해진다. 어느 암 환자가 함께 병동을 쓰는 이들과 생활 습관 등을 공유했는데 그들 모두의 공통점이 충분히 잠을 자지 않는 것이었다고 한다. 늘 자는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나는 게 좋다.
내가 생각하는 건강한 습관이란 이런 것들이다. 별 것 아니지만 지킬수록 특별해지는 것.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이야 말로 절제로 가득 찬 건강한 습관이 아닐까. 올해도 저물어가고 있으니 하루라도 빨리 건강한 습관을 들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