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망샘 Jan 08. 2019

[퇴사하고 세계여행] 준비하면 만족도가 다르다.

(D+35, Pai) 빠이와 방갈로

2018.12.5

퇴사하고 세계여행 Day 36.


[그녀의 시선] 빠이와 방갈로

걱정보다 수월하게 도착한 빠이. 악명높은 762커브길은 멀미약덕분에 자연과 음악을 즐기며 지나올 수 있었다.


다소 정신없이 도착한 빠이의 첫인상과는 달리 방갈로는 평화롭기만하다. 별을 보며 샤워할 수 있는 야외 화장실, 춥고 좁아도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할 수 있는 방갈로. 풀벌레 소리를 이렇게 잘 들어본 적이 언제인가싶을 정도로 좋다. 8시부터 씻고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좋다.


빠이여행은 어떨까?






[그의 시선] 준비하면 만족도가 다르다.

오늘은 정들었던 치앙마이를 떠나 빠이로 향하는 날. 치앙마이에서 빠이는 버스로 3시간 거리인데, 가는 길에 커브길만 700개가 넘어서 여행자들에게 악명이 높다. 뒷자리 앉았다가 창문도 못열고 좁아서 고생했다거나, 밥 먹고 탔다가 토할 뻔 했다 등등 숱한 고생담들을 들었기에 우리는 단디 준비해야 겠다 싶었다. 한국에서도 버스보다 지하철을 선호하는 나는 한국의 쾌적한 버스를 타도 멀미를 했기에.

준비 1. 빠이행 버스티켓을 약 1주일 전쯤 구매했다.
님만해민에 위치한 한식당에서 버스표를 구매할 수도 있었지만, 버스터미널도 미리 가보고(무거운 짐을 들고 헤매지 않도록), 자리도 우리가 원하는 자리로 지정하고 싶었기 때문에. 역시 미리 한 번 가보는게 도움이 많이 됐다. 미리 버스정류장 지리를 익혀두어서 더운날 무거운 짐을 들고 헤매지 않았고, 자리와 시간도 우리가 지정했다.

준비 2. 아침에 죽먹으며 속을 비워놨다.
버스에서 생길 지 모르는 비상사태(?)를 대비해 아침에 죽을 먹었다. 산티탐 블랙퍼스트란 곳인데, 정말 본죽에서 팔 거같은 죽을 단돈 35바트(1천원)에 판다. 알고보니 이집은 유명한 맛집.

준비 3. 버스타기 30분 전, 편의점에서 산 '멀미약'을 복용했다.
세븐일레븐에 가면 5바트(150원)에 멀미약을 구입할 수 있는데, 우리는 혹시 몰라 복용했다.

준비를 너무 많이 한 탓일까, 나는 빠이로 가는 버스 출발 10분만에 헤드뱅잉을 좌우로 헤가며 잠만 잤다. 3시간 내내 잠만자서, 내가 기억하는 빠이로의 커브길은 오직 중간에 잠시 내려서 쉬었던 휴게소로만 기억될 거 같다. 차 멀미가 있는 내가 이렇게 편하게 올 수 있었던 건 다 미리 준비했기 때문이다. 여행을 와서 자주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준비성"이다.

값싼 비행기티켓도, 가성비 좋은 숙소도, 분위기 좋은 카페에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것도 모두 남들보다 조금만 일찍 준비하는 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준비하면 같은 경험을 해도 만족도가 다르다.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하고 세계여행] 마지막은 늘 정신이 없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