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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퇴사일기

[퇴사D-230]셀프 안식년

교수가 아닌 우리라고 안식년을 못 가질 이유가 어딨어?

by 망샘

안식년. 말만 들어도 직장인에게는 사치스러운 단어다.



"이 수업 이번에 왜 안 열렸지? 이거 들으려고 했는데!"

"그 교수님 이번에 안식년이셔서 미국가신대"


대학생 때 들으려는 수업이 없어져서 물어보면 '교수님이 안식년이라 안계시다며' 알게 된 안식년이라는 쿨한 개념. 1년 정도 쉬다오겠다는 얼마나 멋진 개념인지. 하지만 이번 생에 교수는 글렀으니 나는 안식년을 갖긴 힘들겠구나.


하지만 몇몇 회사에서는 안식주, 안식달을 주는 곳들도 있고 주위에 심심치않게 자기계발 휴가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

그렇다면 그냥 자체적으로 안식년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열흘 정도 일하고 20일 정도 여행하고, 일과 휴식의 황금 비율.
결국 1년간의 세계 여행은 1년짜리 실험인 셈이지.


[출처] 나는떠났다 그리고 자유를 배웠다



1년간의 공백 혹은 경력단절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만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세계여행을 다녀와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있는 부부들을 만나보니 모두가 여행 초반에 계획한 삶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고, 1년간 그냥 논 게 아니라 우리 안에 '무언가 쌓인 것'이기 때문에 여행 후의 삶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제 안식년의 여러 갈림길이 이스라엘에서 하나로 만나고 있어요. 1년을 쉰다는 아이디어가 벌써 성서적 개념이잖아요.

너희는 6년 동안 밭에 씨를 뿌리고 6년 동안 포도 순을 쳐. 7년째 되는 해는 야훼의 안식년이므로 그 땅을 묵혀 밭에 씨를 뿌리지 말고 포도 순을 치지도 마라


심지어 안식년이라는 개념은 성경에서부터 시작한다. 몇 천 년 전부터 사람도 아닌 심지어 땅에게도 쉴 시간을 주는데 사람이라고 왜 쉬면 안되겠는가.




실업계출신 골든벨로 유명해진 꿈전도사 김수영님이 퇴사 후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로 1년간 25개국을 돌며 인터뷰한 꿈 중 이런 말이 나온다. 외국계 회사 중국 지사장까지 하고 45살에 은퇴한 대만인으로,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버스커 자격증도 준비하고 있는 멋진 로이라는 분인데, 이분도 안식년에 대해 이야기한다.



당장 은퇴할 자금이 없다면 지금의 일상에 충실하면서도 조금씩 변화를 시도해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깝게 만들어보는 게 중요해요.
아니면 1년 정도의 안식년을 가지고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나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겠죠.
그 1년 동안 충분히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출처] [세계여행 준비]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김수영|



내안의 두려움만 다스릴 수 있다면 교수가 아니어도, 대기업 직원이 아닌 우리도 안식년을 가질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인 것 같아요. 내가 이 일을 해서 실패하면 어떡하나, 내가 1년 쉬고 돌아왔을 때 좋은 직장에 들어가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이런 걱정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고 그냥 접어두는 거죠.

사실 이건 내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 주가 지수처럼 다시 상승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최선,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해본다면, 정말 '최악'이라는 것은 죽거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는 것이지 돈이나 시간을 잃는 것은 아니다. 돈은 다시 벌면 되고, 이미 낭비한 시간은 그만큼 더 열심히 살아서 메우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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