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집이 더 잘되는 이유
이번 달 백수부부의 목표는 '근검절약'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지출한 내역을 살펴보다 우리의 씀씀이에 놀랐던 탓이다.
'일하느라 바빠서', '해 먹기 귀찮아서', '사 먹는 게 가성비가 좋아서' 등 여러 이유로 늘어난 외식비가 둘이 직장을 다니며 맞벌이할 때의 외식비보다도 많았다.
백수인데 외식비가 직장인보다 많다니... 안 될 일이다.
당장 허리띠를 졸라맸다.
외식비를 작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가장 맛있는 밥은 남이 해주는 밥이라고 했던가.
외식에 길들여진 우리가 한순간에 외식의 횟수를 절반으로 줄이려니 쉽지 않았다.
간절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외식비는 줄여야 하지만 외식은 하고 싶었던 아내가 '레뷰'라는 앱을 찾아 왔다. '레뷰'는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을 운영하는 개인과 홍보를 하고 싶은 식당, 카페 등을 연결해주는 마케팅 플랫폼이다. 레뷰에 신청해서 선정이 되면 SNS 리뷰를 작성해주는 대가로 무료로 식사할 기회가 생겼다.
간단해 보이지만 '레뷰'에 응모하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어느 정도의 블로그 방문자 수나 팔로워 수를 가져야만 '리뷰'를 쓸 기회를 얻게 된다. 블로그를 운영한 지 10년이 넘은 아내의 블로그력 덕분에 1월에 신청한 식당 중 몇 곳에 부름을 받았다.
식당에 방문하기 전 내가 가진 선입견은 이랬다.
'장사가 잘 안되니까 리뷰 마케팅을 시도할 거라고'.
하지만 내 생각과는 반대로 우리가 '레뷰'를 통해 방문한 식당 대다수는 평소에도 사람이 많은 '장사가 잘 되는' 가게였다.
일례로 성산일출봉 근처에 있는 '봄죽칼국수'가 대표적이었다.
오조리를 지나갈 때마다 늘 차가 많이 주차되어 있어 '맛집'인가 보다 생각했던 곳에 '레뷰'를 통해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30분을 기다려서야 입장할 수 있었는데 특허까지 받은 쫄깃한 칼국수 면발이 들어간 보말칼국수, 고소하고 진한 전복죽, 작은 해물파전이라 적혀있는데 완전 큰 해물파전까지. 모든 메뉴가 맛있었다.
맛은 기본이고 서빙하는 로봇이 있어 보는 즐거움까지 더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방문하는 이유를 단 번에 알게 한 곳이었다.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 가게에서 'SNS' 홍보를 한다니 놀라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장사가 잘 되는 그곳이 홍보하기가 더 유리하다.
장사가 잘 되면 돈을 많이 벌기에 그만큼 마케팅에 쓸 비용에 여유가 생긴다.
그렇게 마케팅을 통해 더 좋은 리뷰를 쌓아나가면 그것이 더 많은 손님을 불러오는 선순환 구조가 쌓인다.
더 많은 손님 덕에 돈이 더 잘 벌리고 번 돈의 일부를 다시 마케팅에 재투자한다면?
잘되는 집이 더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런던 스냅사진과 제주 스냅사진을 찍어준 친구 부부인 노아작가도 잘 되는 집이 더 잘 됨을 보여주는 경우다.
제주도 스냅만으로도 올 한 해 예약이 가득 찰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는 분들이지만, 지난주에 무려 한 달 동안이나 아이슬란드로 새로운 '웨딩 스냅 상품' 개발을 위해 출사를 간 것이다.
작년에 한창 '제주 웨딩 스냅'이 잘 될 때 '나룻배'를 천만원 이상 주고 구입해서 '나룻배 스냅'이란 장르를 개척했는데, 이제는 '아이슬란드 웨딩 스냅' 개척을 위해 또 다른 투자를 감행하는 친구들을 보면 잘 되는 사람이 더 잘 되는 이유를 느낀다.
'근검절약'이 목표지만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으면 과감히 '투자'도 하는 한 해가 돼야겠다.
그래서 우리도 '잘 되는 놈이 더 잘 된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겠다.
백수부부의 글은 월, 목요일 오전 8시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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