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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Feb 24. 2022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이번엔 전자책 판매에 도전

주간 백수부부 시즌7 15화. 글쓴이 아내(망샘) 





내 인생 목표는 책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매 순간 빛나지 않더라도 의도를 가지고 살아간다면 충분히 한 챕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작년에 출판사를 통해 나온 첫 책 <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이하 ‘퇴불안’)에는 나의 20대와 30대 초반 그리고 유년기 조금이 담겨있다. 입사와 퇴사, 세계여행 그리고 귀국 후 이야기까지를 담았다. 


기성 출판을 경험해보니 내 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독립 출판이 궁금해졌다. 그중에서도 물성을 갖지 않은 ‘전자책’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퇴불안>도 전자책으로 제작돼 밀리의 서재 등에서 팔리고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전자책은 출판사 없이 혼자 만드는 것을 말한다)


늘 요가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던 터라 제주에서 요가를 가르치며 쌓은 노하우를 30페이지 분량으로 쓰기 시작했다. 예상 독자는 자격증을 따긴 했는데, 혹은 딸까 말까 고민 중인 초보 강사로 잡았다. 

요가는 가르쳐보고 싶은데 요가원에 취직하기는 어려울뿐더러 수업료도 낮은 편이라 고민인 사람들. 

그렇다고 새로 돈을 들여 창업하기엔 있는 센터도 폐업하는 마당에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읽힐 것을 상상하며 썼다. 그 막막함을 알기에 작고 소박하지만 내가 원하는 수업을 만들어 요가를 나눌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책을 만들었다. 



이사온 집은 테이블을 요리조리 움직여 통창을 보며 작업하기 훨씬 좋아졌다.



작년 11월부터 새벽 기상을 다시 시작하며 이 시간을 활용해 보름 동안 했다. 얼추 다 쓴 책을 ‘일단 올리고 보자’싶어 크몽 사이트에 올렸다. 


하지만 올린 지 삼일 만에 자기 검열의 늪에 빠졌다. ‘내 앞가림이나 잘하자, 내가 뭐라고 이런 걸 쓰냐’ 싶은 마음에 판매를 중지시켰다. 


그러다 1월에 우연히 전자책 무료 강의를 듣게 됐다. 전자책 하나로 수천만 원을 벌어내는 강사를 보며 입이 떡 벌어졌다. 기성 출판을 해봐서 얼마나 큰 금액인지 더 체감했다. 보통 책 값의 8~10퍼센트를 인세로 받는다. 삼천만 원의 수익을 내려면 인세를 10퍼센트로 계산했을 때 무려 2만 부를 팔아야 작가의 수중에 떨어진다. 심지어 전자책은 인쇄비, 물류비 등의 부대 비용도 일절 들지 않으니 플랫폼에 20% 수수료를 지불해도 80퍼센트가 인세인 개념이다. 요즘의 돈 버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고 신선하구나. 


강의를 듣고서 조금 용기가 생긴 나는 하드에 묵은지처럼 묵혀있던 파일을 다시 꺼내 읽어봤다. 조금 퇴고를 거쳐야겠지만 솔직히 내가 봐도 좋은 내용이었다. 많은 이는 아니어도 누군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하던 사람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이야기였다. 



편백나무로 지은 천고가 높은 집은 요가하기도 좋다. 창밖으로 보이는 돌담과 억새가 멋진 곳


제주에 올 때마다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셔 이사하자마자 수업을 시작했다.



2월인데도 눈이 자주와 덕분에 멋진 분위기에서 요가할 수 있었다/친구 부부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찍은 사진 선물은 요가 분위기와 찰떡이다


두번째 신년인 구정 날, 목욕재계하는 마음으로 그 전자책 파일을 다시 열어 고쳤다. 그리고 대충 올렸던 크몽 판매 페이지도 수정해 판매 재개를 요청했다. 나 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열흘이 지나서야 판매 요청이 승인됐다. 

왠지 인스타그램에는 홍보하기가 겸연쩍어 블로그에 ‘필요하시면 공유드리겠다’고 가볍게 글을 남겼다. 생각보다 많은 댓글이 달렸고 무료로 보내드렸다. 비용이 들지 않으니 부담 없이 가능했다. ‘생각보다 내용이 알차다’며 고맙다는 피드백들을 전해주셔서 뿌듯했다.


그리곤 잠잠했다. 블로그에 글 하나 써놓고 잘 팔리길 바라는 건 도둑놈 심보지만 좀 아쉬웠다. ‘역시 잘 팔리는 주제는 아닌가봐. 다른 팔리는 주제로 새 책을 써볼까’하던 참에 열흘만에 반가운 알림이 울렸다.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싶어 추가 구매할 수 있게 부록으로 적어둔 내용까지 함께 팔렸다. 


팔리기 시작하니 지루하던 일상이 갑자기 재밌어졌다. 역시 나는 천상 마케터다. ‘내가 기획하고 손댄 제품이 팔릴 때’가 제일 재밌고 신난다. 

오늘을 동력 삼아 내가 가진 재료들을 하나둘 부지런히 요리해 꺼내야겠다. 






'미리캔버스'로 그럴듯하게 만든 전자책 표지



저의 전자책은 '크몽'에서 '요가'를 검색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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