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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으로 Oct 29. 2022

제주의 초록을 느끼고 싶다면

-초록초록한 감성 충만한 곳

제주공항을 중심로 동쪽으로 가면 조천읍이 나오는데 우리 가족은 이곳을 참 자주 갔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맛집, 멋집들이 많아서였다.

여러 번 간 집들이 많은데 그중 책 읽기에 좋고, 오션뷰 카페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숲 속 카페를 소개하려 한다.


이곳을 가려면 구불구불한 산길(?)을 꽤 올라가야 한다.

'여기 카페가 있어?'라는 의구심이 슬며시 올라올 때쯤 큼지막한 숫자가 쓰여있는 하얀 간판이 보이면 놓치지 말고 들어갈 것! 바로 넓은 주차장과 그네가 달려있는 아름드리나무, 그리고 단층으로 된,  별장같은 카페가 눈에 확 들어온다.


안으로 들어가면 높은 층고에 놀라고, 통창을 둘러싸고 있는 초록뷰에 1차로 반하고, 캠핑카와 풀이 자라는 스포츠카가 실내에 있는 개성있는 분위기에 두 번 반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이 곳의 대표 메뉴는 사장님이 정성껏 만드신 티라미수인데, 인심도 후하셔서 큼직하기도 하다. 게다가 많이 달지 않아서 더 이끌리는 맛이다. 마스카포네 크림을 사랑하는 딸아이는 이 집 티라미수는 꼭 두 개 시켜달라 할 정도.


그런데 사실 난 이 카페에 있는 그 시간 자체가 참 좋았다.  나무들이 보이는 통창 옆에 앉아 커피과 함께 책을 읽다보면 카페가 아니라 숲 속 별장에 와 있는 기분. 

사실 규모가 있는 편이라 손님이 꽉 차면 시끌시끌할 수도 있을법한데 이 곳은 천장이 워낙 높아서 그런지 책 읽기에 방해되지 않는 백색소음 정도랄까?

사장님도 책읽기 좋은 카페를 만들고 싶으셨다고 말씀하셨는데 곳곳에서 그 마음이 느껴져 자연과 커피, 책에 푹 빠지기에 참 좋은 곳이다.


'제주도'하면 흔히들 오션뷰를 떠올리지만 살면 살수록 울창한 자연이 더욱 '제주답다'고 느껴졌고, 남편과 나는 제주도에 사는 시간에 비례하여 바다보다 숲을 더 자주 찾았다. 인적 드문 숲길에는 오직 우뚝 솟은 아름드리나무들과 그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만이 가득한데,  딸 아이 말처럼 '요정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이다.


 내가 경험했던 제주의 숲은 육지의 그것과는 다른 이국적인 느낌의 식물들이 울창해서 새로움을 넘어 신비스러운 분위기까지 느껴졌는데 이곳도 육지의 한적한 외곽에 있는 정원 있는 카페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오가는 길에 만나는 산 안개도 이런 느낌을 더해주는데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운전이 어려울 정도로 안개가 심한 경우가 많으니 날씨가 좋은 날 골라서 가는 것을 추천드린다.

아, 그리고 이 곳을 더욱 잘 즐기기 위해서는 바로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책 한 권을 꼭 챙겨가기를! 초록 초록 감성에 커피향과 책은 언제나 옳다.


덧붙임 : 메뉴 리뉴얼 관계로 한동안 영업이 중단되어서 혹시 문을 닫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여러 메뉴 추가 후 다시 오픈하셨다. 이제 피자와 맥주도 가능! 흥겨움이 더해진 곳으로 새단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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