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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으로 Oct 29. 2022

건강한 브런치가 생각난다면

-몸에 건강을 넣어주는 느낌 충만

      버섯 샌드위치와 샐러드, 그린 디톡스 스무디 세트.

나에게 이만한 힐링 장소가 있을까.


진정한 채식주의자들이 보면 기가 찰 일이겠지만

나름 플렉시테리언(채식을 지향하지만 경우에 따라 육류도 먹는 채식주의자)을 자처하고 있다 보니(그러기에는 고기를 너무 자주 허용하기는 한다) 비건 카페가

너무너무 가고 싶어서 열심히 검색에 검색을 거듭한 결과, 마침 집에서 차로 5-10분, 걸어서는 30-40분 거리에 비건 브런치 맛집이 있다는 기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직 초등학생인 딸아이가 채식 카페를 좋아할리는 없겠지만 쑥전과 쑥국, 참나물, 해산물을 좋아하고 고기를 싫어하는(특히 소고기 구이를 먹이려면 미리 얘기하고, 협상하고, 아이스크림을 걸고 반협박을 해야만 할 정도이다), 다소 독특한 초딩입맛의 소유자이기에 살살 달래며 꼬셔보니 "오케이" 하길래 냉큼 집을 나섰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

들어서자마자 정갈하고 자연스러운 내부의 모습에 이미 편안함이 느껴졌고 정말 좋은 식재료로 정성껏 만들어져 나오는 음식에 몸과 마음이 제대로 힐링되고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신제주에서 천백도로 가는 길에 위치한 이곳은 1층에는 요가실과 숙소도 갖춘 곳으로 2층과 루프탑이 비건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2층에 있는 커다란 창을 통해서도 한라산을 볼 수 있지만 루프탑에서 보는 뷰는 그저 감탄을 부를 뿐이다. 그곳에서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한라산 뷰가 막힘없이 펼쳐져 정말 말 그대로 숨이 탁 트이고 눈이 정화되는 느낌!

제주더덕스무디볼. 스무디 종류가 워낙 다양한데 하나하나다 정복할 예정. 더덕을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메뉴.

알고 보니 이곳은 제주의 비건 식당들 중 꽤 유명한 곳이었고 사장님께서 재료 원물의 영양분을 듬뿍 담아 정성을 다하고 계시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이 비건 맛집은 우리 가족 모두의 사랑을 받아 제주도에서 지낼 때 한 달에 최소 두 번은 갔던 듯 싶다.

그때마다 항상 남편은 버섯 샌드위치와 스무디 볼 , 나는 스무디 볼과 아보카도 곡물 샐러드, 딸은 쑥쿠기(가장 아끼는 메뉴로 한 자리에서 두 봉지 클리어-최근에 갔을 때에는 판매하지 않고 있었다.)와 치아바타 과카몰리 세트, 가끔 디저트로 비건 앙버터나 통밀 스콘을 주문했는데, 식사를 마친 후 찻잔을 들고 루프탑에서 보는 한라산 뷰는 이곳이어서 누릴 수 있는 호사 중의 호사였다.


내가 이곳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가끔 말다툼을 하거나 전날 술 마시고 늦게 온 남편에게 불만 가득한 눈빛을보내면 나보다는 육식파인 남편이 먼저 "거기 갈까?"라고 얘기할 정도. 장점도 많지만 이런 센스는 살짝 아쉬운 사람인데 어쩌면 이런 생각을 했는지. 기특할 따름이다.


제주를 떠나게 되면 참 많이 그립고 생각날 곳이다. 혹시 이곳을 찾게 된다면 메뉴판 앞 장의 세트 메뉴만 보지 말고 뒷장으로 넘겨 모든 메뉴를 꼼꼼이 읽고 주문하실 것을 권한다. 분명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음식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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