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진이는 평범한 외모에 상위권 대학을 나와서 Y대 출신의 남자랑 20대 중반에 결혼하여 평범하게 사는 친구이다. 그녀는 항상 자기 아들이 남편의 키 작고 못생긴 얼굴을 닮을까 봐 걱정했다. 그러면서 외모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며 학벌이 좋아야 결혼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성경이는 지방대 출신의 뛰어난 외모의 소유자로서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친구이다. 또한 만나는 남자친구들이 다 하나같이 경제력이 좋은 전문직 아니면 실제로 재벌 정도 되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사람들이었다. 본인도 설카이하는 안 만난다는 주의였다. 드디어 성경이 명문대 출신의 전문직과 결혼하니 예진이가 "네가 예쁘니까 결혼을 잘하는구나!" 했다. 결국 외모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외모는 그에 따른 품위를 포함한다. 예를 들면 자세와 걸음걸이. 목소리의 톤과 속도. 억양과 발음 그리고 제스처와 패션 감각에서도 나타난다. 성경이에게는 이런 일도 있었다. 집에서 입는 편한 셔츠와 바지를 입고 동네 미용실에 갔다. 짧은 단발로 하고 싶어서 갔는데 디자이너가 그러면 파마가 안 나온다고 길게 해야 한다고 해서 "그럼 할 수 없죠. 뭐."하고 마음에 들지도 않는 머리를 하고 왔는데 금세 풀렸다. 그래서 미용실에 다시 방문했다. 디자이너가 지난번과는 다르게 짜증 내면서 "제가 짧게 하면 머리 안 나온다고 말씀드렸잖아요!"라고 말했다. 혹시 자기가 잘못 알아들은 건가 생각해 보았는데 자기는 짧은 머리해달라고 했던 게 분명했다. 디자이너는 결국 보조 디자이너 시켜서 머리를 끝냈다.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짧은 머리에 파마까지 잘 마쳤다. 머리를 하고 입구에서 인사를 하는데 처음에 했던 디자이너가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고개만 까딱였다. 성경이는 본인이 파마를 두 번 하는 피해를 입었음에도 팁까지 주고 나왔는데 디자이너의 태도 때문에 종일 불쾌했다고 한다. 그녀는 왜 그 디자이너가 자신을 무시했는지 고민해보았다.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옷도 허름한 데다가 같이 간 엄마도 90도로 숙여 너무 굽신거리며 인사를 해서 무시한 모양이라고 했다. 물론 그 디자이너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세상에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얼굴이 예뻐도 우리의 차림새와 행동은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외모와 그에 따른 품위를 지녀야 대우를 받는 세상이다. 우리가 꾸미고 연출하는 이유는 우리 안에 들어 있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다.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가장 의미 있는 투자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외모가 주는 여유로움의 가치는 상당히 크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사람들은 그야말로 엄청난 축복을 받은 것이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후천적으로 외모를 가꿀 수 있다. 눈에 띄게 예쁘면 좋겠지만, 빛나는 피부와 윤기 나는 머릿결 그리고 탄탄한 몸으로도 충분히 외모가 주는 건강과 생활의 기쁨 무엇보다 최고의 선물인 에너지를 펼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