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같은 교회 다니는 여자에게 소개팅을 주선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랑 대화 중에 우리 딸이 정년기인데 좋은 사람 만나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 우리 딸은 저 때문에 할 수 없이 교회 다니는 거지 신앙이 없어요 그래서 교회 다니는 남자를 너무나도 싫어해서요. 그 말에 문득 키도 크고 잘생긴 사람이 생각이 났다. 그 사람이 눈도 높고 예쁜 사람 좋아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예진이가 예쁘잖아요 그 사람 경제력이 좋아요"라고 했더니 그녀의 어머니는 예쁘다는 말에 활짝 웃으면서 "우리 딸이 예쁘죠? 자기가 손만 뻗으면 남자들이 달려온다고 매일같이 말해요" 하시면서 딸에게 물어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다음날 하는 말이 "우리 딸이 그 남성분 교회에 오라고 하고 자기가 멀리서 보고 마음에 들면 만난다네요."라고 했다. 그 말에 너무 큰 충격을 받은 동시에 ‘내가 큰 실수를 했구나’ 생각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그 애를 예쁘다고 띄어주니 자신감이 생겨 심각한 공주병 환자가 되어 거만해진 것이다. 그 정도의 남자를 소개해 준다고 하면 그 남자보다는 여자가 고마워해야 할 입장이고 밖에서 둘이 정식으로 만남을 가져야 하는 게 정상인데 자기 분수를 모르고 교만이 하늘을 찌르는 수준까지 간 것이다. 어이없고 황당한 나머지 "누가 그런 만남을 가지려고 하겠어요?"라는 말이 목젖까지 도달했지만, 꾹 참고 "한번 물어 볼께요" 라는 말로 대신 하고 남성에게는 아예 말을 하지 않았다. 사실 공식적으로 예쁜 아이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말하듯 이쁘장하게 생겨서 예쁘다고 칭찬한 거였다. 한마디로 선이나 소개팅하면 남자들이 그녀의 외모 보고 크게 싫어할 수준은 아닌, 어떤 사람은 예쁘다고 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뭐 이만하면 예쁜 거지 할 정도로 어디를 가도 꿀리지는 않을, 다시말해 어디까지나 평범한 선에서 예쁘다는 거지 연예인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사실 예쁜 사람들은 가만히 있어도 남자들이 와서 귀찮게 굴어 숨거나 피하고 싶을 때가 많다. 굳이 손을 뻗어 남자를 오게 하지 않는다. 그 어머니 말대로 자기 딸이 인물이 뛰어나고, 어디에서든지 제일 튀고, 예뻐도 너무 예쁜, 그런 사람은 아니다. 빼어난 미인과는 거리가 멀고 여자답게 생긴 딱 준수한,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정도의 수준이다.
어느 이웃집 나라 공주님이시란 말인가.
소개시켜준다고 하면 감지덕지 해야 정상인데 만날지 안 만날지 테스트용으로 다니지도 않는 교회를 누구보고 오라 가라 하는가 그것도 자기가 멀리서 보고 마음에 들면 만날 거라니 정말 상식밖의 미천한 수준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 아이는 자기 수준에 맞는 남자랑 결혼했다. 외모에 대한 칭찬은 절대로 함부로 하는 게 아니란 걸 크게 깨달은 사건이었다.
누가 봐도 뛰어난 미모의 여자애한테 소개가 돌아갔다. 남자가 너무나도 바빠 계속 여자와의 만남을 미루게 되었는데 그 여자애가 나에게 와서 하는 말이 "아니 만나서 싫으면 할 수 없지..만난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미루는 거에요?" 하는 말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누가 봐도 너무나도 예뻐서 절대로 남자가 싫어할 일이 없을 사람이지만 그런 겸손함이 참으로 그녀의 외모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높은 사람이 스스로 낮은 위치로 내려와 섬기면 그 겸손이 그를 더 빛나게 해주고 존경이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