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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병

주제 넘은 사람 1

by belong 빌롱

연륜이 많은 H는 항상 남의 사생활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안부를 묻는 일을 좋아했다. 하루는 소개팅 주선자와 싱글인 여성이 만남 후기를 얘기하고 있는 것을 옆에서 살며시 귀담아듣더니, 둘이 얘기 끝내고 각자 길을 가려는데 곧장 싱글 여성에게 다가가 어떤 남자를 소개받았냐고 신상에 대해 궁금해했다. 부담스러웠지만 너무 궁금해하는데 말 안 하면 무례할 것 같아 하는 수 없이 몇가지 답해주었는데 그 여성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궁금해하면서 계속 물어 보았다. 여성 자신도 이제 소개 받아 상대에 대해 잘 모를 뿐 아니라 자신의 엄마도 아닌 남에게 사적인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 조심스레 말을 했다. 그런데 마치 자기가 그 여성이 된 냥 그 남자의 모든 걸 알고 싶어 해서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바로 끊으면 또 무례하다고 할까봐 친근하게 어깨 동무를 하며 자기도 잘은 모른다고 부드럽게 말을 해주었다. H의 성격을 알기에 안 말하면 얘기가 안 끝날 것 같아 허심탄회하게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걸 얘기해 주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다시 한번 말을 했다. 그는 대뜸 그런 종류의 남성에 관해 과거에도 만난 적 있으면서 왜 모르냐는 듯 "그런 남성에 대해 모르네...."하며 예전에 가슴 아프게 헤어진 사례를 알고 있는 H가 아는 척을 했다. 그 순간 여성은 표정이 변하고 몹시 불쾌해 졌다. H는 또 이어서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까지 들먹이며 말해서 상당히 기분 나빠 H를 피하자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다음 주 주선자와 여성이 심각한 얘기 끝내고 뒤돌자마자 H가 바로 앞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붙잡고 ‘끝났어?’ 했다고 한다. 자기가 끝나길 바랐던 건지 상당히 기분이 나빠서 이번에는 진짜 손절했다고 한다. 이처럼 자신이 마치 심리학자라도 되는 양 참견하고 조언과 충고하려고 하고 교수라도 된 양 사람들을 가르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H는 자기가 오지랖이 넓은 이유가 사람을 도와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아무도 그런 H의 행동을 좋아할 리 없다. 이처럼 자기가 무슨 심리학자라도 되는 냥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듣기를 여성이 H에게 감히 어깨동무를 했다고 기분 나쁨을 표했다고 한다. 자기의 오바하는 행동을 무마 시키려고 한 행동인데 그것도 모르고 또 비판하기 시작했다. H같은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참으로 피곤하다.

어떤 학교 교사분이 계셨다. 이제 방학이라 좋다고 하니 H가 하는 말이 '이그! 선생님이 되어 가지고 그게 할 소리냐!'하며 다그쳤다. 왜 선생님은 방학을 좋아하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는 건가?

하루는 한 신앙좋은 싱글여성에게 소개시켜준다고 하면서 어떤사람을 좋아하냐고 묻기에 '예수님같은 사람이었음 좋겠다'라고 심플하게 대답하니 그녀가 바로 하는 말은 '그러는 너는 예수님 같으냐?네가 예수님 같아야 그런 사람을 만나는 거지'고 핀잔을 늘어 놓았다고 한다. 그냥 마음이 인자하고 따뜻한 사람을 좋아하나보다 생각하면 되는 것을 꼭 태클을 걸어 상대를 기분 안 좋게 만드는 게 그녀의 특기다. H가 항상 하는 말은 자기가 결혼 전에 공부밖에 안했다고 하면서 학벌을 자랑하지만, 현명하고 지혜로운 면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제로 상태다. 한마디로 인간관계를 잘 못하고 똑똑한 척을 잘 하는 사람일 뿐, 진짜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어떤 여성이 외국에 사는 교포남자와 교제를 하는데 쉽게 되지를 않으니 H가 나서서 여성 부모님께 말하기를 문화가 달라서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게 있어서라며 자신이 외국 살아봐서 안다며 중간에 끼어서 도와주겠다는 것을 당연히 거절 받았다.

우리가 흔히 공부를 많이 했고 똑똑하여 지식인이라고 생각하는 교수나 의사나 변호사 같은 그런 3대 전문직종에 있는 사람도 자기 분야 외에는 모르는 게 많아 학생이 되어야 할 때가 많다.

H의 언행은 너무 과한 선넘기다. 연륜이 많은 데도 자신의 태도가 아직도 잘못됐다는 걸 모른다는 건 그녀가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주위 모든 사람이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고 상당히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앞에서 웃고 기분 나쁜 감정을 뒤로 푸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그녀는 남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행위는 잘 하는 데 자신이 비판 받기를 매우 싫어 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주위 사람이 말해봤자 어차피 사이만 안좋아질 거 뻔해서 그녀 앞에서는 이해하는 척 웃는 경우를 봤다. 그녀가 사람들한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너 별로야.' '재 이상해'

모든 사람이 그런 H에 대해 이렇게 말을 한다. '맞는 말 할 때도 있지만 틀린 말 할때도 많잖아.' '항상 다 알아야 직성이 플리는 성격이라 상당히 부담스러워' '자기 말은 다 맞고 자신만이 지혜롭고 현명하고 똑똑하다고 생각해' '아니 도대체 뭐가 잘못됐다는 거야. 그럴수도 있지 남 험담도 엄청 잘해.'


사람들은 자기가 자문을 구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나서서 해결사 역할을 자청하는 사람을 극히 부담스러워 한다.

말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귀에 박히게끔 들었던 굉장히 중요한 명언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침묵은 금이다"

들어도 들어도 삶에서 가장 중요한 말이지만, 때론 그냥 흘려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남을 평가하기 전에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먼저 평가해보자.

자기가 연륜이 많다고 공부를 많이 했다고 자랑하며 많은 걸 알고 있다는 둥 가르치려고 하는 행위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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