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아 네가 결혼한다는 소식 들었어.. 난 그 소식 듣고 너무 떨리고 당황함을 감출 수가 없었어. 너무나도 놀랐어.. 네가 결혼한다니.. 상상치도 못한 소식이었어..
난 아무리 생각해도 여자들이 이해가 안 가..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서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할 수가 있지.. 난 사랑하는 사람 있으면 그 사람만 생각하는데..
너는 바보야.. 조금만 기다리지..
네가 결혼했다는 그곳을 지나가기 싫어서 다른 길로 가..
너는 교회도 열심히 다니고 성품도 좋고 모든 면이 정말 훌륭한 자매라 잘 살 거야.. 행복하길 빌어.. 한 번도 말 못 했지만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 사랑해..
나는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 이 사람과는 단 한 번도 맘 편하게 못 만나는 인연이구나.. 이 사람이 이런 생각이 있을 줄은 몰랐다.
여전히 한심한 사람이었다. 나를 어떻게 보고.. 기다리라는 말을 하나.. 아픈 사람을 왜 기다리나..
이 사람의 너무 아픈 감정들이 글에서 아주 잘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답장을 보내어 미국에서도 유명한 가족과 결혼한다는 말과 함께 이것이 바로 천생연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면서 오빠와는 단 한 번도 마음이 통한 적 없고 항상 매번 엇갈리기만 했었다고 글로 답을 보냈다. 오빠가 나에게 그런 생각이 있었는지 몰랐고 그러고 보니 우린 단 한 번도 마음 편안히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시간조차 갖지를 못했네..라고 했다. 내가 기다릴 땐 그 사람은 딴생각하고 그 사람이 기다릴 땐 내가 딴 데 가 있고..
어떻게 단 한 번의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았는지.. 너무 안타깝게도.. 하늘도 무심하시지.. 서로 같은 마음
을 가지고 단 한 번이라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주님은 그것마저도 허락하지 않으셨다.
김형제가 몇 주 후 문자가 왔다. 너랑 단 하루라도 연인처럼 지냈으면 좋겠다란 메시지의 내용이었다. 죽기 전에 너랑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오래 생각한 끝에 찬성하여 가까운 친구들을 불러 모아 그가 만든 영상과 함께 재미나게 사진 찍은 앨범을 보여주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그게 마지막이라는 전제하에 이루어졌다. 자기 사촌형도 초대해도 되냐는 걸 내가 부담스럽다고 안 된다고 하니 알려만 줬다고 한다.
이제 소원대로 추억은 쌓았고 원하는 것을 이루었으니 이제 헤어질 시간이었다.
그는 “율아.. 네가 헤어질 시간이라는 말과 함께 나 지금 떨고 있어.. 내 심장이 철썩 내려앉으면서 마구 요동치며 떨려.. 율아 나 어떡해.. 나 얼마 안 가 죽을 거야.. 암으로 육체적인 고통을 느끼며 죽는 건 차라리 나은데.. 너로 인해 정신적으로 아파서 죽어가는 고통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참기 힘들 거야..
나 그냥 너랑 헤어지고 나서, 엑셀 세게 밟아 사고 나서 죽는 편이 고통이 덜할 거야.. 차라리 그렇게 죽는 게 나아.. 정말 견딜 수 없는 고통일 거야.. 율아 지금 당장 헤어지면 정말 나 너무 아프고 괴로워 견디기 힘들 것 같아.. 너랑 만나면서 내가 알아서 내 마음을 정리할 테니 넌 몸만 나와 주면 안 되겠니.. “
“오빠.. 그건 너무 무리한 부탁이야.. 지금 내 상황이 오빠의 아무리 간곡한 부탁이라도 그런 부
탁은 들어줄 수가 없어.. 사실 매일같이 말했지만 결혼할 사람이 있는 사람이 친구들 불러 놓
고 다른 남자와 추억을 쌓은 사진들을 보여준다는 것도 말이 안 되잖아.. 정말 크나큰 배려로
마지막으로 해준 거야.. 매일같이 "이건 아니야"라고 말했잖아..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오빠가 계속, 그래도 약속이니 지켜주라는 말에, 한쪽에선 아니라고 말을 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 약속한 거 들어 달라고 애원을 해서 지켜준 건데 이제 와서 또 그러면 정말 힘들어져.. 그리고 만날수록 오빠만 힘든 거야.. 그냥 딱 깨끗이 정리하는 게 아플 때 아프더라도 좋을 거야.."
“아니야 율아.. 네가 몰라서 그래.. 내 심장이 마구 요동쳐.. 한번 만져봐.. 나 클났어.. 나 이제 어떡해.. 난 죽었어.. 차라리 자살해서 죽는 게 훨나아.. 난 이제 끝이야.. 차라리 육체적인 고통이 더 나아.. 이건 너무 잔인하게 날 생매장시키는 거야.. 난 못 견뎌.. 자신 없어 율아 한 번만.. 정말 이번만 나의 부탁을 들어줘.. 나 정말 큰일이야.. 견딜 자신 없어.. 하루도 못 가 고통스럽게 죽을 거야.. 하나님은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셨는지 모르겠어.. 다른 사람보다 훨씬 아픈 시련을 주셨는데도 널 만나기 전 까진 정말 괜찮았는데 정말 아무렇지도 않고 마음도 평화롭고 죽을 준비 됐었는데 널 만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널 만나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겼고
널 만나고 너에게 사랑에 빠졌어.. 널 만나면서 빨리 나아서 너랑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 율아 제발 이번만 내 부탁을 들어줘.. 제발.. 나 정말... 죽어..나 진짜로 고통스럽게 죽을꺼야 그 고통을 난 알아..아주 고통스럽게 죽을거라고..내가 이렇게 애원할께 제발 나의 소원을 들어줘..제발..부탁이야"
그는 아주 간절히 자기 마음을 애타게 표현했다.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그렇게 제일 큰 시련을 주고 그것도 모자라 널 만나게 해 줘서 더 큰 시련을 줬다는 게 이해가 가질 않아, 널 만나기 전 까진 죽음을 편하게 맞이할 준비가 돼있었는데 널 만나면서 네가 좋아졌어.. 이런 사람과 연애하고 결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근데 현실이 그렇지 않은 거 알아.. 그러니 율아 다신 이런 부탁 안 할게.. 이번 한 번만 들어줘.. 나 정말 죽을 거야.."
그 사람은 나랑 헤어지고 나서의 아픔이 육체적인 고통보다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아플 거라고
앞으로의 올 고통을 잘 알고 있고 그 고통을 견딜 자신이 없으니 한 번만 들어달라고 애원을 했다.
"넌 그냥 몸만 나와.. 내가 알아서 내 마음을 정리할게.."
생각 끝에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래.. 그 대신 나에게 부담을 안 줬으면 좋겠어.. 좋은 추억을 만드려고 사진 찍어 친구들에게 뽐내려고 했던 시간들처럼 말이야.. 정말 아주 큰맘 먹고 들어 주는 거야, 사실 정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해주는 거야.. 오빠가 이렇게 아파하니 들어줄게.."
김형제는 여태껏 내가 자기를 나쁜 형제로 기억하게 해 준 것이 너무 억울해 자기를 좋은 형제
로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 온갖 애를 썼다. 그게 나의 마지막 배려였다. 그는 “너는 정말 배려심도 깊고 정말 좋은 여자야”라고 했다. 그가 가자는 대로 하자는 대로 약속을 했으니 다 지켜주었다.
그리고 이제 헤어질 시간.. 차 안에서 “오빠 이제 헤어질 시간이야..”
그는 “율아 나 너무 아파.. 널 만나면서 사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제정신 아니었어.. 산 사람
이 아니었지.. 이대로 시간이 멈춰졌으면 좋겠어.. 헤어질 시간.. 그 말할 줄 알았어.. 언제 하나 했는데.. 그 말 듣고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어.. 나 이제 어떡해.. 나 고통스럽게 죽을 거야.. 율아 내가 너에게 왜 그렇게 못되게 굴었을 끼.. 나 한 대만 세게 때려줄래? 난 미친놈이고 개자식이야 날 개자식이라고 불러줘. 이렇게 아름답고도 순수한 자매를 몰라보고 난 맞아도 싸.. 난 지금 벌 받는 거야.. 정말 후회돼.. 내가 왜 그랬을까.. 너의 마음을 알았더라면 너에게 잘해줬을 텐데.. 용기가 없었어.. 내가 너에게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고.. 내가 과연 너랑 연인이 될 수 있을까란 생각에 사실 용기가 너무 없었어... 사실 내가 말했던 자매는 우리 아빠가 결혼반대해서 울면서 날 떠났다는 말.. 거짓말이었어.. 아빠랑은 아무 상관없어. 사실 개는 같은 교회였는데 “나 홍콩 출장 다녀와서 오빠랑 결혼할까?”했는데 홍콩 갔다가 와서 바로 청첩장 날리더라.. 홍콩에 있는 동안 내가 매일 전화했는데 처음엔 “교회에 어떤 형제가 나에 대해 알아보고 싶데.. 만날까?..” 그래서 “왜 그래.. 진짜 만나지 않을 거지? 야.. 하지 마.. 만나지 마.. 왜 그래.." 했다고 한다.. 그러고 한 달 후 신랑 데리고 한국 와서 간단히 결혼식 올리고 홍콩 가서 또 결혼해서 산다고 한다.
여자가 그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으면 다른 남자 만날까 말까 장난질할까. 갖고 노는 것도 모르고 만나지 말라고 애원을 하다니..
그 자매는 “결혼식날 꼭 와줘.. 오빠가 축하해 줬으면 좋겠어.. 미안해 오빠.. 오빠가 싫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 사랑해.. 내 결혼식날 올 거지?”하면서 울었다고 한다.
자기가 너무나도 슬퍼하니 큰 상처 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울먹인 것뿐, 여자는 너무 바보같이 착한 남자 매력 없어서 싫어하는 법이다. 그 남자가 돈이 많다한들, 매력 없는 바보 같은 남자랑 사는 바에야 평범해도 매력 넘치는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법이다. 매력 있는 남자랑 결혼해서 사는 사람이 인생을 훨씬 행복하게 산다는 게 연구 결과에도 나와 있는 현실이다. 매일 10만 원짜리 스테이크만 먹는다면 질려서 그게 맛있는 건지 모른다. 스테이크 팽개치고 매일같이 오천 원짜리 비빔밥을 먹고 싶을 것이다. 스테이크는 매력이라도 있지. 결론은 돈은 결코 행복을 주지 못한다.
처음 그를 볼 때는 큰 집에 살고 연애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잘할 것 같아서, 내가 그 사람에게 끌린 것같이 끌릴지 모르지만 얼마 안 가서 일대일로 만나 그 사람을 알게 되면 본연의 똑똑하지 못한 매력에 다들 실망하고 끊을 것이다.
교회서 그 자매의 어머니를 만났는데 암 걸렸다고 하니까 막 울면서 만나는 자매 있냐는 물음에, 자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자매는 있다고 했다고 한다. 나는 그가 서슴없이 나에 대해 말하고 다니는 걸 누가 알게 될까 봐 너무 창피해서 그를 피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정말 여자 복이 없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똑같은 상황을 두 번이나 겪었네. 김형제와 썸 타다가 외국 남자와 결혼하고 와서 축하받기를 원하는데 김형제 혼자 아파하는 시나리오.
하지만 주님은 분명히 저 세상에서 그에게 걸맞은 좋은 사람을 주실 것이란 것을 알고 있다.
누구나 자기 짝은 있는 법.
낙타는 짐을 실어야 하는 게 천직이고 추위도 더위도 견뎌내야 하는 게 숙명이고 외로운 인생으로 사는 것도 운명이다. 낙타의 운명은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어느 추운 날, 짐을 실은 낙타와 주인이 먼 길을 가다 밤이 깊어 오늘은 쉬고 내일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주인이 텐트에서 자려고 하는 데, 낙타가 말한다.
너무 춥다고.. 코만 텐트 안에 넣을 수 없냐고.. 주인은 허락한다.
낙타가 말한다. 앞 발이 너무 춤다고 앞발만이라도 텐트 안에 넣을 수 없냐고 사정한다. 주인은 내일 일찍 또 짐 싣고 나가야 하는데 얼어 죽을까 봐 그런 낙타가 딱해서 허락한다.
조금 있다가 낙타가 또 말한다. 뒷발이 너무 시려 견딜 수가 없다고 텐트 안에 넣을 수 없냐고 애원한다.
주인은 또 허락한다.
낙타가 텐트 안 전체를 차지하게 되니 주인은 발 디딜 틈도 없어 텐트 밖으로 밀려났다. 결국 텐트 주인은 낙타가 되고 주인은 추위를 못 견뎌 싸늘하게 죽음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