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과의 갈등은 하루하루 깊어져만 갔다. 임명이 오빠가 전화를 해도 예전처럼 기쁘지 만은 않았다. 오빠도 나에게 전화하는 것을 눈치 보며 했다. 오빠는 내가 어머님과 사이가 안 좋은 내용을 들으면서 항상 내 편을 들어주었다. 나는 너무 힘이 들어 만난 지도 얼마 안 되었는데 안온다고 오빠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불평
하며.. 인연인지 모르겠다고... 까지 해버렸다. 결혼해도 어머님 때문에 힘들 것 같다고..등등
울면서 매일 같이 대화를 하고 .. 결국 오빠는 네가 힘든 것 싫다며 네가 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며 나의 선택에 맡기겠다고 두 손을 들었다. 나는 약간 겁이 났다. 오빠와 헤어지면 어떡하나.. 그래서 오빠를 한국에 오라고 했다. 한국에 안 오면 오빠랑 결혼 안하겠다고 했다. 오빠는 1월 한국에 왔다. 크리스마스 때 바빠서 못 왔으니 디올백을 선물로 주었다. 오빠와 아웃백 스테이크 가서 식사를 하면서 말을 했다. 우리 부모님과 시댁과의 상황.. 우리 부모님이 오빠가 안 오고 그냥 나보고 선택하라고 했는데 내가 오빠가 오기를 원했다. 얼굴을 보며 확실한 대화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오빠는 상황이 심각한 건 알았지만 옆에서 들으니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실감했다. 식사 후 우리집가서 부모님과 인사를 나누고 여태까지 율이가 많이
힘들었다고 시댁 가면 항상 울면서 집에 왔다는 내용을 전달하셨다. 오빠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나에게 너가 편한 쪽으로 선택하라고 했다. 자기는 그 선택에 따르겠다고 했다. 결혼을 아프게 선택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집에서 오빠와 같이 티비 만화를 보고 있었다. 띵동~! 하는 소리와 함께 택배 아저씨가 오셨다. 미대사관에서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려 온 비자가 온 것이다. 오빠와 나는 비자를 받고 잠시 기뻐했다. 오빠가 근처 호텔에 머물고 3일이 지난 후 나는 오빠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결혼을 연기하는 게 좋겠다고..시간을 갖고 생각해보는 게 좋겠다고.. 오빠는 말했다.. 그 말은 곧 결정했다는 말이잖아..오빠는 눈치가 빠르고 아주 영리하고 똑똑
한 사람이다. 9개월 전 만났을 때와 달리 사이가 아주 썰렁해졌다. 오빠는 나를 집 앞에 바려다 주면서 약혼반지를 빼서 주었다. “이제 마음이 편해?” 라고 물었다. 나는 사실 편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다. 정말 헤어지는
게 편하지 않았으니까.. 오빠는 아버지가 알면 난리 나니까 “비자 나왔다고 말 안할께”라고 했다. 우리는 그렇게 작별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나는 그가 무서웠다..그는 무서운 남자이다. 아무도 그에게 함부로 할 수 없는 절대 만만하게 여길 사람이 아니다. 그런 남자를 내가 원했었다. 나는 다음 날 그에게 전화해서 마지막으로 만나자고 말을 했다. 그는 렌트카를 반납했고 전철을 타고 뷔페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했다.나는 너무나도 불편한 나의 마음을 내비치면서 미안하다고 했고 그도 힘없이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결혼은 100%라고 했다. 너의 신앙에 감사하다고 했다. 신앙 때문에 인연이라고 믿은 것 같다고.. 자기는 여기 있는데 자꾸 어머님 없이 다른 데서 살자고 하고 결혼해서 힘들 것 같다고 하니, 결혼해서 이혼하는 게 아닌가 덜컥 겁이 나면서 인연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었나보다. 옛날 목사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계속 부정적이게 되면 나중엔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되어 끝이 난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서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서 그렇게 그와 난 마지막 작별을 했다.
그후 양쪽 집안에서 대난리가 터졌다. 날 가족으로 잘해주었는데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거다.
모두가 내 잘못이다. 스토커 김씨가 자기 죽는다고 마지막소윈들어달라고 통곡하며 애원하든말든 갖은 모든 방법을 써서라도 무시했어야했는데 얼마나 아프면 저럴까 란 마음에 하나둘 들어주다보니 이제는 내가 죽는 날이 온것이다. 내 탓이오!
난 돌아 오면서 모든 걸 잃었다고 느꼈다.
난 이제 끝이다. “I got lost!" 란 말이 마음속에서 외쳐댔다. 난 정말 길을 잃은 여자였다. 다시는 그런 사람 못 만날것이고 그런 사람 아니면 절대 결혼 할 마음 없었다. 그런 사람 보다 밑에 있는 사람이랑 결혼 하느니 안하겠다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나는 결혼을 포기했다. 그런 사람이 없을 거라는 걸 너무나도 상식적으로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서른을 넘긴 나이 .. 난 이제 끝이다.. 내가 왜 그랬을 까.. 그 사람 올 때 오빠와 같이 미국 가겠다고 결혼하겠다고 한마디만 했으면 나는 미국행 비행기를 탔을 텐데.. 하늘에 비행기가 떴다. 내가 저 비행기를 타고 있어야 하는 데.. 그렇게 가고 싶어 했던 미국..얼마나 결혼에 대해서 설레였던 가..미국에서의 신혼.. 내가 꿈꿔 온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기회였는데.. 난 정말 바보다.. 나쁜 사람 때문에 그동안 정신이 팔려있었나보다.. 그걸 왜 이제야 깨달았지.. 그래..내가 이 사람 만나고 너무 좋아하며 결혼하고 싶어 했지.. 하나님께 너무 나도 감사했지.. 너무나도 너무나도 너무나도 큰 기쁨에 행복함에 젖어서 하루하루를 들뜬 기분으로 결혼준비하며 살았지.. 평생을 이런 꿈을 기대하며 기다리며 애타게 갈구하며 간절히 기도드리며 살았지 않는가.. 그런 내가 왜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난 정말 바보다..이루 말할 수 없는 바보................. 아.................다시 돌아 갈 수 있다면.. 나는 없어져서는 절대 안 될 내 몸 반쪽을 실수로 놓친 기분이었다.
공원에 있었다. 벤치에 초록색과 분홍색 머리끈들이 놓여 있었다. 너무나도 예뻐서 갖고 싶었
다. 하지만 나는 그냥 지나쳤다. 하지만 다시 가서 그것을 너무나도 열렬히 간절히 가져오고 싶었다. 가져 오지 못한 걸 너무 안타깝게 극심히 후회했다. 가져 올 수 있었는데 다시 갈까.. 꿈에서 깼다. 꿈에서 본 머리끈들은 정말 너무나도 탐나게 예뻤다. 난 하루하루 그렇게 악몽을 꾸며 아파만 갔다. 그 나쁜놈 때문에 ..그 바보 멍청이 망나니때문에..나에게 끝까지 피해만 주는 그런 머저리 같은 사람 때문에.. 다 내 잘못이다.......낙타에게 텐트 전부를 양보해서 결국 내가 있을 자리를 못 지켰어.. 어떻게 형용할 수 없는 바보... 그렇게 애타게 날 좋아했던 사람..내 말 한마디면 무조건 OK했던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도 나에게 이럴 수 있구나...꿈인가..생시인가..믿기질 않는다...
내 탓이오~!
당신은 분명 누군가의 또라이다!
좌절되는 것은 하나님의 일이 아니오, 사람의 일임을 기억하라. 사탄은 오늘도 “나의 작은 것” 하나를 건드린다. 작은 것 무너지면, 큰 것까지 다 무너진다. 그러나 이것 때문에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신앙 한 꺼번에 와르르 무너진다. 그렇다. 작은 것이 작은 것이 아니다. 악한 사탄은 오늘도 당신의 작은 그 무엇을 건드리니, ' 작은 것 잘 단속하라' 명심하라. '작은 것' 이다.
악은 모든 모양이라도 버리라. 불쌍하게 보이는 거지의 모습으로도..때로는 공양하는 스님의 모습으로도..
어떤 모습으로라도 나타날 수 있다.
타협하지 말라. 처음부터 단호하게 거부하라. 인연이 아니면 확실히 끊어라. 사탄은 시간낭비하는 걸 좋아한다. 원하는 걸 얻었을땐 결국 책임감없이 버린다. 늪에 빠지지마라. 의심하지말라